[스타트업 병에 걸린건 내 자신이었다]
어제 만우절 거짓말 같은 퇴사예정 글을 부랴부랴 적었다.
하지만 내가 왜 전전글은 패션브랜드 영업을 하고있다고 하면서
한달도 채 안되서 퇴사를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니
누군가 내 글을 보고 있다면 무척이나 이상하다는 이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할것 같다.
사실 지금까지의 나의 커리어는 대부분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 특유의 열정적인 분위기와 미래지향적인 마인드가
나와는 잘 맞는다고 느꼈고, 그보다 더 딥하게 들어가면
사실 자기객관화를 했을때 나는 결코 대기업을 갈수 없는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중 얼마전부터 "스타트업병" 이라는 워딩이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고,
그건 나와는 다소 먼일이라고 치부했던것 같다.
근데 일을 하면서 돌아봤을때 결국
"현실을 보지못한 채 셀프가스라이팅을 하면서 미래미래 외치고 있는건 결국 내 자신이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며칠을 고민하다가
"내 커리어에서 스타트업은 더이상 없다" 라는 생각으로
그만두고자 한다.
아마 이렇게 써놓고 나중에 가서는
"으앙 스타트업 개짱짱이자나 다시 돌아가고 싶어"
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지인들에게 "내가 스타트업 이야기 꺼내면 밥 술 사라고 해라" 라고 할 정도의 베팅을 했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나중에라도 잊어버리고 희석시킬까봐
뱉어놓은 말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