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업무를 하면서 항상 듣고 있는 말이 있다. “사람 좀 잘 뽑아줘” 또는 “지원자가 왜 이렇게 없어”. 물론 이런 이야기 말고도 채용 업무를 하면서 현업 부서에서 이런저런 볼멘소리를 많이 듣지만 사실 채용담당자로서는 답답할 뿐이다. 대중매체에서는 연신 실업률이 높고 구직자 수가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채용 업무를 담당하면서 느끼는 것은 구인난이다. 뽑아야 되는 직무는 많은데 구직자들이 지원을 안 한다. 물론 나도 한 때는 구직자여서 나만의 연봉 기준과 회사의 네이밍, 복리후생 등을 따져보고 원하는 회사를 선택해서 입사지원서를 넣었다. 그런데 채용 업무를 하다 보니 지원자도 적을 뿐더러 지원을 해도 현업 부서에서 마음에 드는 인재가 없다. 어떻게 해야 될까? 아마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라면 나의 마음을 잘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만 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지만 특정 직무(개발자, 경영지원, 마케팅) 외에는 상황이 나와 비슷한 것 같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채용 담당자들은 다소 소극적으로 업무를 했다. 채용공고만 올리면 지원자들이 알아서 지원할 것이라 생각했다. 접수된 이력서를 잘 분류해서 현업 부서에 전달해주고 면접 대상자를 정해주면 면접을 진행하면 됐다. 그리고 면접이 끝나고 괜찮은 사람을 뽑으면 연봉 협상만 하면 됐다. 물론 연봉 협상할 때도 채용담당자는 다소 갑의 위치에 있었다. 왜냐하면 ‘너 아니어도 뽑을 사람이 있으니깐’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채용 공고를 올릴 때도 회사의 문화나 분위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고 뽑으려는 직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구직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명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회사의 복리후생도 모든 회사들이 다 하는 상여금, 4대보험, 임직원 건강검진 외 구직자의 구미를 당길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했다. 굳이 표현하자면 이제는 채용담당자가 구직자를 모시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어감 자체는 좋지 않지만 사실이다. 구직자 세대의 특성과 성향, 최신 트렌드를 채용담당자들도 알아야 한다. 나는 아직 구시대 담당자로서 이제 막 새로운 채용 트렌드를 익히고 회사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채용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조금 벅찰 때도 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나도 구직자였을 때는 ‘왜 나 같은 사람을 안 뽑아주지’라며 채용담당자를 원망도 했지만 막상 채용담당자로서 갖고 있던 귄위(?), 위치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고 상급자를 설득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변해가고 있는 시대에 늦더라도 발맞춰 가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동종업계 또는 유사한 수준의 기업들이 어떻게 채용공고를 올리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표현 방식 / 직무 기술 사항들이 있는지, 우리 회사에 없는 괜찮은 복리후생 제도나 구직자들을 후킹(hooking)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는지? 채용 절차 또한 간소화하거나 역량을 집중할 방법은 없는지를 보면서 우리 회사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변경하기 위한 기획을 하고 있다. 처음 채용 업무를 배울 때 한 선배가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채용은 인사의 시작이고 그만큼 중요한 일이야” 기업은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나간다. 어떤 사람을 뽑을지(평가 방식)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오게끔 할지(모집 방법)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채용담당자로서 힘들더라도 좋은 구직자를 잘 뽑을 만한 방법을 고민 안 할 수가 없다. 구직자와 구인자의 요구사항의 눈높이를 잘 맞추고 타기업에서 하니 우리도 해보겠다는 무리한 시도 보다는 우리 회사의 제도와 문화 안에서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제도나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만들어서 채용 담당자로서 성공 경험을 하는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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