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변화는 구성력을 잃게 만든다.] 영화 "월플라워". 이 영화에서는 아래와 같은 대사가 나옵니다. "불량품들의 섬에 온 것을 환영해." 그들이 말하는 불량품들이란, 주류 사회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미국 학교의 그 특유의 인싸들과 다른 삶.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저마다의 꿈을 쫓으며 자기들끼리 뭉친 것이죠. 어릴 적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주인공은 이곳에서 힐링을 느낍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제가 참여하여 토론을 진행했던, 소셜살롱. "크리에이터 클럽" 은 그 가치에 정확히 부합하는 곳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말 못할 이야기. 친구들에게 말 못할 이야기. 가족들에게도 말 못할 이야기. 그것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요? 이러한 문구로 시작하는 그 당시 크리에이터 클럽의 광고 문구는 누구나 흔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낯선 사람 효과에 기대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고민과 이야기를 나눈 다는 것. 그로부터 힐링을 얻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 기대감이 이 모임으로 사람을 이끌어내었습니다. 그렇게 한번 경험한 사람들은 두번, 세번 다시금 이 모임에 나와 결제를 하고 또 다시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를 돌아보는 이야기를 하고, 열정에 기름을 부어가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일상 속 단어들을 재구성하여 철학을 나누고, 민감한 문제를 토론하며 깊이를 더하던 시간. 그 가치는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크리에이터 클럽의 마케팅 방식은 변화되었습니다. 더 많은 지점으로 확장되었고, 더 많은 사람의 구매, 재구매가 필요해졌습니다. 자연스레 기존의 비용으로는 더 이상 광고 유입이 어려웠고, 결국 광고를 변경해야만 했습니다. 그 이후의 광고는 이러했습니다. "이 곳에 온다면, 이렇게 예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어디서 많이 보던 광고 모습이지 않나요? 이 과정에서 기존 크리에이터 클럽의 멤버들은 떨어져 나갔습니다. (내부자가 아니기에 확실하지 않으나, 그 이전부터 떨어져 나갔기에 광고의 방향이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소셜살롱 내 하나의 모임 진행자로, 다른 모임을 둘러보거나 어디를 가도 익숙한 얼굴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이전 참가자들이 따로 모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이 추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광고 이후로 저 또한 크리에이터 클럽의 지속을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이는 대화의 깊이 차이였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깊이 있는 고민을 했던 사람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있어 보이는 이야기. 남에게 듣기만 하고 곱씹어보지 않은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서로에 대한 진실한 궁금함이라기보다는 정말 이성을 만나러 온 사람들로 가득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공간이 "불량품들의 섬" 에 가까운 가치를 추구했던 시기는 사라졌고, 어느새 불편한 자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그렇게 그곳을 떠나 인사이터라는 새로운 곳으로 옮겨갔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가치" 의 변질이 "유저" 에게 전달되는 과정이라 여겼고, 자신들을 그 자리에 있게 해준 "가치" 를 잃어버렸기에 그 공간이 무너졌다 생각했습니다. 다만, 지금에 와서는 내부 데이터를 모른 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이야기고, 더 이상 확장도 유지도 어려운 상황 속에 활로를 추구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이 공간에 올리는 것은, "가치" 를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삶을 살아가는 순간 순간, 회사가 운영되는 순간 순간. 우리는 우리가 원하지 않게 변화해야 할 상황이 많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금리 변동, 펀드의 자금 고갈, IPO 성공 기업에 따른 투자 라운드의 성향 변화, 터져버린 거품으로 침식되는 산업. 많은 부분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합니다. 자연스레, 우리는 그간 추구했던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을 고민합니다. 생존을 위해, 당장의 지표를 위해, 수익을 위해 우리는 하나하나 새로운 것으로 옮겨갑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을까요? 대부분 내부 직원들의 퇴사와 이탈로 이어집니다. 이 회사에 합류할 때 단순히 월급만 바라고 왔다면, 아마 큰 회사로 갔을 지도 모릅니다. 스타트업에 들어와 일을 하는 것에는 이 회사가 해결하려는 문제나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바뀌었다? 자연스레 그들은 자신의 에고와 회사의 목표가 일치하는 곳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즉, 이탈로 이어집니다. 동시에 이 회사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사 역시 고민이 되리라 판단합니다. 투자 라운드가 NFT일 때, NFT를 추구하고, 메타버스로 갈 때 메타버스로 가는 정도는 유사성이 있겠으나, AI나 커머스로 옮겨간다고 해서, 같이 따라간다면 그 회사는 가치를 잃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업을 이끄는 본인 또한, 같은 고민을 하게 되리라 판단합니다. 자신이 믿고 추진하던 사업의 가치가 실상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추구하고 모든 것을 걸어버린 그것이 변질되는 순간, 스스로를 지키는 것 또한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가치의 변화는 결국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붕괴 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 가에 따라, 때론 그것이 나를 더 나은 환경으로 나아가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잘못 잡았을 때,자신이 이룩한 모든 신뢰를 부정하게 만듭니다. 우리에게 오는 시련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신념을 부정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더 단단하게 날카롭게 만들기 위해 다가옵니다. 그 시련을 거칠수록 우리가 놓친 부분까지 챙겨가며 더욱 단단해지는 것이고, 시련을 지날수록 우리의 가치가 통하는 대상을 찾고, 그들이 똘똘 뭉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사업을 하고, 자신의 삶을 일궈가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가치 #크리에이터클럽 #커뮤니티 #기획 #커뮤니티기획 #서비스기획 #사업 #PM
로그인 후 모든 글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