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직장 생활을 위해서는 3가지 인복이 필요하다. 상사와 좋은 동료 그리고 훌륭한 후배를 잘 만나야 한다. 누구나 착한 사람을 좋아한다. 과거에는 직장 생활도 착한 사람이 잘 하고 인기도 많았다. ‘그래도 그 인간이 착하긴 해’라는 평가를 받으면 탁월한 성과가 없어도 그럭저럭 버텨낼 수 있었다. 내가 조금 손해보더라도 참고 양보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으면 시간이 지나 조직이나 동료들의 인정을 받아 남부럽지 않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겸손을 미덕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 착한 사람이 직장 생활도 잘 한다는 공식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 ※ ‘착한 사람 콤플렉스’의 의미 흔히 ‘착하다’고 하는 사람의 특징은 성격이 유순하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며, 자신보다 상대방의 기분을 먼저 생각한다. 또한 상황이 악화되면 전후좌우 사정을 살펴보기도 전에 자신을 먼저 탓하고 불만, 불편 등도 속으로 꾹꾹 눌러 잘 표현하지 않는다. 또한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고 ‘내가 참으면 되지’라는 생각에 스스로 상처도 잘 받으며 그 상처도 꽤 오래간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듣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지고 때로는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착하다는 평가를 받고 살아온 사람이 리더가 되면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란 ‘남의 말을 잘 들으면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박관념이 되어버리는 증상’이다. 이런 사람들과 같이 지내면 많은 양보를 받아낼 수 있어 편하기는 하지만 함께 일을 할 때는 상황이 다르다. 특히 이런 사람이 상사라면 회사 생활이 평탄할 리가 없다. 평소 자신에게 신체적, 금전적, 정서적 이득을 주거나 자신과 별 갈등 상황 없이 지내면 착하다고 한다. 그러나 리더는 자신의 상사는 물론이고 타부서, 심지어 부서원들과 날마다 갈등 상황에 직면한다. 현재의 경영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개념으로의 착한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거나, 리더가 되면 착하지 않은 사람으로 변하거나 둘 중 하나다. 착한 사람이 아니라 못된 사람, 나쁜 사람이 되자는 의미가 아니다. 조직에는 착한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착하다’는 의미가 재정의돼야 한다. 일단 조직에서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특히 착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전문성을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거둬 조직에 기여해야 하고, 리더십을 발휘해 자신을 따르는 부하 직원들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이것이 리더로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지닌 리더와 일하기 힘든 이유 착한 리더가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부하 직원들에게 정확한 피드백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부서원이라도 혹시나 감정이 상할까 봐 걱정돼서 제대로 말을 꺼내지도 못하다 상황만 더 악화되곤 한다. GE의 신화를 이끌었던 잭 웰치는 리더란 ‘절대적인 솔직함’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로는 좋은 말보다 정확한 비평이 필요하고, 이것을 적재적소에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적하지 않는 것보다 뭉개고 가는 것이 당사자에게 더 치명적이다. 착한 리더일수록 가감 없는 피드백을 주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대부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기회를 놓치곤 한다. 정확한 피드백을 준다고 해서 무조건 윽박지르거나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과거 싱가폴에서 아시아 담당자들과 함께 6시그마(품질 혁신과 고객 만족을 달성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실행하는 21세기형 기업 경영 전략) MBB 교육을 받을 때 일이다. 호주에서 온 선생님은 늘 웃으면서 학생들을 대했으나 실력도 출중했다. 매일 학생들이 조금씩 분야를 나눠 강의 시연을 했는데 하루는 태국에서 온 참석자의 목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자 이런 피드백을 줬다. "사니난드. 당신은 매우 좋은 목소리를 가졌어요. 그 아름다운 목소리를 우리가 조금 더 크고 정확하게 들을 수 있게 해주시지 않겠어요?" 정확한 피드백을 준다고 하면 직설적으로 얼굴이 붉어지도록 지적하고 쏘아붙이는 것을 떠올릴 수도 있다. 가령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는 흔히 ‘목소리가 너무 작아요. 강의할 때 좀 더 큰소리로 해주세요’라는 피드백을 준다. 그러나 피드백을 줄 때 정확한 개선사항을 요구하면서도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이런 고민을 하는 리더가 진짜 착한 리더다. 기분 나쁘더라도 지적을 하는 것이 조직이나 개인에게 더 도움이 되겠지만 더 상급의 리더는 모두를 만족시킨다. 그리고 그런 리더십은 스스로 많은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야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저 사람은 원래 ‘I형’이라서 그래요. 목소리가 작으면 우리가 조금 더 주의해서 들으면 되죠’라고 이해하는 척 넘어가는 리더는 가장 하류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빠진 리더는 다른 부서와 일할 때도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회사에서 업무분장상 정확히 나와 있지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성과를 평가할 때도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 그러나 늘 양보만 해서 회사 내 주인 없는 일을 다 받아오는 리더는 곤란하다. 우선 자신 부서의 핵심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분위기를 조성해 주면서 추가적인 일들을 맡아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위해 조직 내에서 목소리를 높일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의 팀과 부서원들이 기울인 노력과 성과가 과소평가되면 갈등 상황이 고조되더라도 정당하게 싸움도 필요하다. 사실 그것은 싸움이 아니라 리더의 일이다. 진정 착한 리더는 자신의 조금 욕을 먹더라도 부서원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애쓰는 사람이다. 그러나 착한 사람의 특징은 다른 사람에게는 잘 하지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 즉 가족이나 자신의 부하 직원들도 자신처럼 양보하기를 바라며 오히려 소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 ‘착한 사람’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조직에서는 흔히 갈등 상황을 맞게 된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착한 사람은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나쁜 사람은 일단 자신의 이익부터 생각하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가장 이상적인 리더는 나와 남을 동시에 고려한다. 이를 위해 공정과 공평이라는 무기를 갖춘다. 나도 별다른 이해관계만 없다면 당연히 전통적인 정의의 착한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그러나 자신의 착한 성정이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곤란하다. 조직 안에서의 역학 관계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자원과 시간은 늘 한정돼 있다. 선의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인정과 겸손보다 ‘원칙’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착한 사람으로 지금까지 잘 지내 왔어도 자신은 물론 함께 하는 사람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원리원칙이 필요하다. 냉혈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사람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모인다. 조직에서는 조금 냉정하더라도 합리적인 사람 주위에 사람들이 모인다. 조직에서 착한 리더는 그저 마음 성정이 착한 것이 아니라 좋은 리더다. 좋은 리더란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아랫사람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사람을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 착한 사람이 되려는 생각은 위험하다. 회사는 인기 투표를 하는 곳이 아니다. 관계도 중요하고 평판도 중요하다. 그러나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성과를 내면서 동시에 좋은 사람들을 키워내야 한다. 그것이 착한 리더다. 거짓과 모략을 생활화하고 사내 정치를 통해 실적을 거두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행동과 사고방식이 정당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차가운 머리와 따스한 가슴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래야 리더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다.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사람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면 착한 리더를 운운하기 이전에 리더로서의 자격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글ㅣ이주형 출처 https://www.wanted.co.kr/events/article_23_09_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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