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9 -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요? 도당체 이게 무어라고 이렇게 쓰기 어렵고 마음 복잡한 것일까요? 답답함에 국어사전을 뒤적입니다. ‘글.’ ‘어떤 생각을 일정한 형식에 맞춰 글자로 나타낸 것, 내용이 담긴 기록’이라고 합니다. 머리에 둥둥 떠다니는 것을 정제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글이라는데 왜 그토록 어려웠던 걸까요? 어쩌면 천부적 타고남이 아닌 이상, 비교적 쉽지 않은 삶이라 여기며 뛰어난 재주가 필요하다 착각하기 때문이겠지요. 저 역시 SNS에서 유명하고 잘 팔리는 글의 주인이 되고 싶은 욕망에 그토록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교훈으로 칭칭 휘감은 오로라 빛 글을 쓰라한 적이 없는데 말이에요. 베스트셀러 작가님이 돼야만 한다고 충고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복잡 미묘한 감정을 양산해 내는 것은 바로 저의 불안이었다는 것을요. 이토록 두려움이 솟구치는데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무얼까요? 문득 글을 쓰는 것이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언젠가 진흙탕에 나뒹구던 잡다구리 한 생각이 멀끔한 도자기로 빚어진 날이 있었어요. 또 어느 날은 저의 소박한 글 하나가 누군가에게 선물 꾸러미와 같았던 행복한 날도 있었답니다. 아, 이제 보니 책상에서 피우는 타닥타닥 모닥불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도 하네요. 그러고 보니 쓰는 삶이 그저 행복했나 봅니다. 사실 각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배곯지 않으려면 고된 하루를 쉼 없이 이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지식이 쏟아지는 세상에서 나의 것이 최고가 되기란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저는 쓰려합니다. 쓰고 싶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좋은 솜씨로 만든 완성품이라 한들 제가 사랑하지 않는 글이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니 저는 제가 좋아하는 그리고 사랑하는 것들을 쓰며 저를 써보려 합니다. 그래서 아마도 잘 쓰기 위해 고민하는 것보단 잘 쓸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거예요. 그렇게 긴 여정에서 나의 끌림에 순행하며 오래 걸어가는 것이 최적의 동선이랍니다. 보고 눈에 담고, 쓰고 정리하며 또 듣고 생각하는 이 모든 순간을 내 언어로 풀어내는 일이 곧 나를 세상에 내비치는 방법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