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여덟] 오늘도 집을 나와 근처 카페에 왔다. 나는 2024년이 시작되고 의무적으로 하루의 절반 정도는 밖에서 지내고 있다. 집에만 있으면 무기력해지고 그저 하는거라고는 침대에 누워 숏츠나 릴스만 계속 볼 것 같았고, 그러면 다시 일어나 집 밖으로 발을 못내딛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은 강박적으로 외출을 하고 있다. 이런 외출 생활 2주차를 시작하며 집을 나오면서 문득 너무 의미없는 외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대부분의 시간은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웹사이트를 뒤적거리는 것이 전부이다. 괜히 의무적으로 '의미있는 무언가를 해야해!'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막상 '아무것도 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하자 삶이 무료하고 의미가 없는 것만 같아졌다. 나는 제대로 쉬는 법을 알지 못했고, 그래서 번아웃이 왔다. 물론 쉬는 법을 알았더라도 그럴 시간이 없을만큼 일을 해야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동안, 또는 휴가기간동안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를 잘 알았더라면 어느 정도는 버티지 않았을까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쉰다는 것이 단순히 '아무 것도 하지 말아라'라는 뜻이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을 요즘 한다. 그리고 또 마냥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쉬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건 그저 순간의 쾌락일 뿐, 그 뒤로 서서히 시들어가는 내 정신은 회복하지 못한다. 결국 쉰다는 것은 '지친 나를 위로하는 것'이다. 단순히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닌, 어떠한 일을 하든 그 마지막에는 내 자신에게 위로가 되어야 한다. 일을 하며 낮아진 자존감을 다시 세우기 위해 머리를 해보거나, 동료와의 서투른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를 잘 아는 친구를 만나는 것, 왜 이렇게 고생하며 돈을 벌어야 하는지 회의감이 들 때 값비싼 호텔에서 하룻밤을 투숙해보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단순히 그 순간의 쾌락만을 위해서가 아닌, 내 자신을 다독이는 일이라는 것을 그 때는 미처 생각할 수 없었다. 나오고 보니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제는 '지친 나를 위로하는 방법'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비록 타이밍은 어긋났지만, 분명 언젠가는 큰 도움이 될 깨달음이다. 오늘도 잘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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