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6월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짐 정리를 하고,
내 휴대폰 속 수천 장의 사진들을 보면서 새삼 많은 경험을 했구나~ 하며 추억에 잠기곤 했다.
그러다가 발견 한 한 가지 사실이 있었는데,
한 달 내내 제주도에 있으면서 나는 언제나 바다 밖에서 짐을 지키며 남편과 아들이 바다속에 몸을 담그고 노는 모습을
지켜만 보았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수영을 배워본 적도, 배워 볼 생각도 못 해본 사람이었다.
기본적으로 겁이 많아서 조금이라도 위험해 보이는 것을 하지 않는 편이었고,
그 위험해 보이는 것 중에 수영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제주도 여행 사진을 보는데, 멀리서 남편과 아들이 물놀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혹시 다치지는 않을까 하며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는 나를 보고 있자니 이제 와 그 시간과 그 시간 속 내가 아까웠다.
나도 그 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또 다른 추억들이 쌓였을 텐데
당연히 안 해봤고 못 했던 것인지라 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지각하고는
물놀이를 못했을 뿐인데, 어딘가 내 인생 같았다.
당연히 못한다고 해볼 생각도 안 하고 있는 게 내 인생에 얼마나 많이 존재할까 싶었다.
그래! 배우면 나도 할 수 있어~!!
운동신경 없지만 뭐 제대로 배워보지도 못했는데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없을지 누가 알아??
나도 날 모르는데 누가 알아? 내가 날 알아봐야지 누가 날 알아봐 줘???
그렇게 2022년 여름 9월에 동네 스포츠센터 성인수영 초급반에 등록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2023년 12월 아직도 초급반에 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년 2022년 9월 첫 도전에 실패했었다. 2달 정도 다니면서도 일주일에 3번인데 한번 빠지게 되니 쭉 나가기가 싫어지더라
그래서 나가다 말다 하니 실력이 늘 일이 있나,,, 자연스레 스스로 퇴장했었다.
그러다 올해 9월(신기하지 또 9월이야ㅋㅋㅋㅋ)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그렇게 현재 12월까지 열심히 진행 중이다.
아직 초급반에서 허우적대고 있지만 드디어 수영의 참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
물속에서의 해방감이 너무 좋다.
앞으로 내 인생에 '수영'같은 것을 찾으며 살고 싶다.
우선 이 수영을 부단하게 배워 잘 해 내고 싶고, 2024년에는 나도 오리발을 들고 수영 수업 가고야 말겠다!!
2064년 4월, 80세가 된 우리 부부가 결혼기념일을 맞아 와이키키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나는 빛나는 실버 헤어에 핫핑크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환하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