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단순화 성공했을까?
직급 단순화 성공했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최근 직급 단순화 동향
19701990년대 입사한 직장인에게는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의 직급 체계가 익숙하다.
첫 직장 생활할 때에는 9 직급 체계였다.
사원 1, 사원 2, 사원 3,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담당(이사 대우)였다.
사원 1대리까지는 2년 단위로 승진하다가, 장이 되는 과장, 차장, 부장 승급은 각 4년 이상이었다.
당시에는 직급별 역할과 역량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과장이라면 입사 7년 이상이며, 자신의 직무에 대한 전문성이 있고, 후배들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 직원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었다.
팀장, 부문장, 본부장, CEO는 직책으로 직급과 직책은 분리되었다.
2020년 이후, 기업들이 팀원에 대한 직급 체계를 개편했다.
10대 그룹은 팀원 직급 체계를 없앤 삼성을 제외하고, 대부분 3직급 체계로 했다.
가장 큰 특징은 호칭의 변화이다.
개편된 직급 체계에 '장'이라는 호칭이 사라졌다.
팀원은 장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다. 통상, 사원-선임- 책임 또는 사원-선임-수석이란 직급을 사용한다.
호칭은 직급을 무시하고 "님" 또는 "프로"라고 하는 곳도 있다.
현재, 중견 중소기업도 팀원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고 있다. IT기업들은 거의 대부분이다.
왜 기업들이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는 것일까?
이러한 단순화를 하는 목적을 달성했을까?
직급 체계 단순화의 목적과 기대 효과
기업이 직급 체계 단순화를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수평 조직을 통한 유연과 소통의 활성화이다. 사원의 경우, 바로 위 선배인 주임, 대리가 있고,
과장, 차장, 부장은 매우 부담되는 관계이다. 많은 기업에서 대리 이하는 일을 배우는 단계이고, 과장 이상은 제 몫 이상을 하며 후배를 가르치는 역할을 담당한다. 중요도와 난이도가 높은 과업의 경우, 당연히 과장 이상의 팀원이 담당하였고, 낮은 직급에 있는 팀원은 보조하면서 일을 배우는 입장이었다. 팀제가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독립된 업무 담당자가 아닌 가르치고 배우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위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직급 체계 단순화를 도입하여 확실히 선배의 위계 문화는 개선되었다. 직급을 떠난 일 중심의 문화가 조성되며, 팀원 간의 상호 존중의 문화가 형성되었다. 형-아우와 반말 문화는 사라졌다.
하지만, 유연한 조직, 소통의 활성화가 되었다고 확언할 수 없다. 각자 담당하는 일이 정해지고,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 보다는 팀장과 팀원의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다른 하나는 역량과 성과 중심의 인사와 문화 구축이다.
3 직급 체계이기 때문에 한 직급 승급 기간이 810년이다.
대부분 대기업은 뛰어난 인재는 45년에 1 직급 승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준이 역량과 성과이다.
역량과 성과가 낮아 승급할 수 없는 직원은 현 직급에 머물게 한다.
직급 체계와 연계하여 보상 체계도 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개편되었다.
도입 초기에는 이러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지만, 년도가 지나면서 이러한 변화는 직원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게 되었다.
기업은 팀원 승급이 아닌 직책 승진에 보다 큰 비중을 두게 되었고,
팀원의 경우, 역량과 성과가 뛰어난 우수 핵심 인력은 조기 발탁되는 인사를 가져가고 있다.
직급 체계 단순화를 가져가는 기업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직급 체계 단순화가 인건비 감축으로 생산성이 낮아질 우려이다. 승급 가급, 호봉 인상분의 감소로 인해 직원들이 직급 체계 단순화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는 점이다.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같은 팀원이고, 동일 직급인데, 누가 누구를 가르치며 배우는 가의 이슈이다. 성과주의 강화로 주려고 하거나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
한 직급에 오래 머물게 됨으로써 경쟁 약화 및 낮은 동기부여이다. 직급 승급은 철저하게 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하고, 3 직급 체계에서는 2번의 승급 기회가 있다. 예전에 비해 승급이 되는 기회가 줄고, 한 직급에 오래 정체되게 된다.
사회적 인식이 과거 직급에 익숙하기 때문에 호칭 변경에 따른 갈등과 개인 이미지 저하이다.
직급 체계 단순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사업 특성 및 임직원 욕구를 반영한 직급 체계 단순화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변화가 적고 기능 중심의 제조업과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가 꼭 필요한 사업의 경우, 직급 단순화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둘째, 직급 체계에 따른 역할과 역량 체계 구축이다. 직급 체계 단순화된 직급별 역할과 역량 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셋째, 평가 보상 제도의 공정성 강화이다.
넷째, 직책자의 명확하고 철저한 조직과 팀원 관리가 직급 단순화의 성공 요인 아닐까?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회사의 사업과 임직원 특성에 맞는 제도의 설계와 운영이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