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소통도 대면 소통만큼이나 교육이 필요하다
조직생활 짬밥 13년째, 이제 웬만한 기안서나 보고서 작성은 식은 죽 먹기가 되었다. 그렇다고 잘 쓴다는 것이 아니라, 개조식 글이 대부분인 사내문서의 작성 실력이 근속 기간만큼이나 재야의 고수급이 되었단 얘기다.
근속만큼 쌓여있는 비기와 필살기도 상당하다.
일반적으로 ‘소통’이라 함은 사람(구성원)과의 대화나 활동, 관계에서 많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조직에서 대화나 활동, 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글로 나누는 소통’이다. 직장생활 중 문서(기안서, 보고서, 메일, 공지 등) 작성이 일의 50% 정도는 되니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소통의 영역인 셈이다. 특히나 HRer에겐 글 소통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글 소통의 질에 따라 조직, 혹은 일을 대하는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에 많은 영향이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그런데, 조직 내 ‘소통’에 대한 활동, 워크숍, 교육은 상당히 많음에도 '글 소통'에 대한 교육은 온라인 강의 하나가 전부이거나 나머진 깨지고 깨지는 경험으로 터득하는 게 다반사다. 자사의 주니어에게 진행하는 이러닝 중, .1페이지로 승부하라., .단번에 사로잡는 보고 방법.의 과정이 있는데 보통 주니어는 보고를 하기 위한 '첨부문서' 작성이 더 많아 1페이지 보고는 필요하지 않음에도, 필수과정이 되기도 한다.필자도 과정을 수강했지만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최선은 아니었고 막상 실무를 하려니 배웠던 강의 지식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조직에 따라 문서 작성이 일종의 암묵적 문화(상사 스타일에 따라 다른)인 형태도 많고 문서 외에도 공지나 메일은 보이지 않는 행간도 있으니, 사내에서 문서작성의 실제적인 교육 방법에 대해 고민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글의 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업무에 있어 상당한 효율도 가져다 주지만 글을 통해 일의 목적을 더 잘 달성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도, 글을 쓰라고 지시하는 사람도 명확하게 소통해야 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 글이 나온다. 예를 들어 나의 상사가 “OO주임, 건강검진 공지할 때 되지 않았어? 어서 올려” 와 “OO주임,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건강검진이 좀 어려울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안전하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지를 올려야 할거 같아”는 일을 하는 사람의 결과를 다르게 만든다.위 후자의 업무 지시 방식은 실무자가 일을 함에 있어 더 많은 상황을 고민하게 되고 고민의 결과가 글로 소통이 되며, 구성원들은 그 글을 통해 스스로 행동을 결정한다. 만약 전자의 지시 방식으로 일을 하고 ‘공지를 올렸다’, ‘메일을 보냈다’, ‘안내를 했다’ 의 행위로만 일을 하게 되면 글 소통은 물론 그 일의 목적은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가 경력 성숙기에 접어드니, 예전엔 그냥 넘긴 사소하지만 중요할 수 있는 것에 도전이 생긴다. 가령, 거창하거나 특별하진 않지만 사내 Best/Worst Practice를 찾아 자료를 만드는 등의 작은 스텝의 넛지를 시도하는 것들이다. 문서작성 교육이 실무에 그닥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후배들에게 불필요한 소모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교육 용어 중 ‘어포던스(affordance)’라는 단어가 있는데 어떤 행동을 유도한다는 뜻으로, 행동유도성이라고 한다. 우리의 업무 대부분이 행동유도성을 가지고 있고, 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동기를 주거나 혹은 자극하는 것이 우리 일의 전부가 아닐까? 그렇기에, 조직에서 대면 소통만큼이나 글의 소통에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미래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우리회사에서 탄생할지는, 모를 일이다. @필자는 HRD를 기반으로 인사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고, 업무의 과정 중 '교육, 소통, 경력개발'에 대한 경험을 기록하고 싶어졌다.<전체 이미지 출처 : Pixabay>
이수진 in 인살롱 ・ 2020.12.03 [HR Insight X Wanted] 아듀 2020, HR의 주요 활동 리포트
올해 HR의 변화는 코로나19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디지털 전환, 업무 혁신 등의 움직임은 있었지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나 속도 면에서는 차이가 있었던 터, 코로나19는 기업들이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오히려 HR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볼 기회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았다. 재택근무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을 바꾸기 힘들어 시도는 엄두도 못 낸다던 A사는 누구보다 빨리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업무 툴 도입을 위해 긴 시간 '검토'만 하고 있던 B사는 최종 결정이 빨라져 진행 속도를 높이게 됐다. 이러한 움직임 때문에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는 이가 CEO도 아니고, CTO도 아닌 '코로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HR Insight는 커리어플랫폼 원티드(HR엠버서더 멤버 참여)와 함께 올해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집중했던 업무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채용, 평가보상, 조직문화, 육성 등의 영역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었고, 인사담당자들은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확인해봤다.총 731명이 답변했으며 대기업 16.7%, 중견기업 25.9%, 중소기업 27.9%, 스타트업 14.4%, 외국계기업 11.4% 공공기관 3% 등이었다. 인사교육 담당자가 45.5%였고 인사담당자가 30.3%, 교육담당자 17.5% 순이었다. 업종은 제조 및 건설이 30.1%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IT/게임이 25.4%, 서비스업이 14.7%, 물류/유통이 10.4%였다. 본 서베이는 2020년 10월 29일부터 11월 11일까지 HR Insight와 원티드 각 플랫폼을 통해 진행됐다.
코로나19 이후 채용의 변화
이번 설문에 따르면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채용 계획 및 방식에 변화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60%)이 채용 방식(계획)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답했으며, 온라인 방식으로 면접을 전환(39.3%), 채용 인원을 축소하거나 채용을 중지(30.4%)했다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또한 채용설명회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거나(12%) 채용 방식을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11%)했다는 응답도 많았다. 이에 비해 채용인원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답변은 3.5%에 불과했다.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기존의 온보딩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교육 및 대면 형식의 온보딩 프로그램 대신 웰컴키트를 제공하는 식으로 온보딩을 대체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아예 온보딩 프로그램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는 기업도 있었으며 다수가 함께 진행하는 형태가 아닌 1대1 매칭으로 신규입사자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기업들도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오프라인 교육의 온라인 전환
학습의 온라인화는 코로나19 이전부터 활발히 진행되어 왔고 기업들은 온라인상에서도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었다. 교육 환경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기업에서는 오히려 다양한 시도를 하여 풍성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그 효과 면에서도 오프라인 교육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반면, 디지털 전환이 늦은 기업은 외부 업체에 기대거나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9%는 코로나19 이후 교육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 중 38.1%가 기존 오프라인 교육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고 답했으며 20.4%는 외부 위탁 교육을 축소했고, 17.1%는 비대면 상황을 위한 교육과정(협업 툴, 클라우드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웨비나 솔루션을 활용한 라이브 교육 활성화에 집중했다는 응답도 13%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코로나 상황이 끝나더라도 현재와 같이 온오프를 병행하는 형태의 교육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담당자로서 온라인 교육의 효과성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보상, 평가 기준 바꾸고 결과 위주 평가로 전환
HR의 각 영역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반면, 평가보상 부분에서 변화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응답자의 74%는 코로나로 인해 성과보상 제도를 바꾸지 않았다고 답했다. 반면 성과보상 제도의 변화를 줬다는 19%의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평가보상 기준을 변경(47.2%)했다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코로나19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경영환경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개인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성과의 변화가 불가피했던 만큼 이러한 점을 평가와 보상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이다. 또한 상시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연초에 세운 목표가 무색해지고, 새로운 목표 수립과 전략 수립이 민첩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한 상시 피드백과 수시 성과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응답도 많았다(25.8%). 뿐만 아니라 비대면 상황에서는 업무 과정을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의 평가로 수정(13.7%)했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비대면 환경에서 성과창출 집중
각 기업들은 내년도 업무 방식 개선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일까. 먼저 보고 및 회의문화 등의 업무 프로세스 개선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28.6%). 사실 업무 프로세스 개선은 꾸준히 진행되어 온 숙제와도 같다. 기업들은 그동안 불필요한 보고를 줄이고, 비효율적인 회의문화를 개선하는 등 업무 프로세스 개선 활동을 진행해왔다. 제조회사의 인사팀의 D과장은 "재택근무 상황에서 짧고 간략한 회의가 진행됐고, 실제로 이러한 회의가 장시간 회의의 피로감을 줄이고, 오히려 결과 도출에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두 번째로 비대면 환경에서의 성과창출에 집중(27.3%)할 것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기업들 중에서는 코로나 이후에도 비대면 근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하는 만큼 이러한 환경에서의 성과창출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협업을 강화하고 부서간 사일로 등의 이슈를 해결하고자 노력할 것(22.8%), 애자일 및 OKR 등의 방법론을 적용한 일하는 방식 및 조직문화 개선 활동 등을 펼칠 것(11.7%)이라는 응답도 이어졌다. 한편, 이번 설문에서는 내년도 HR이 집중할 일을 비대면 환경에서의 조직문화 프로그램 확대 운영(19.8%), 비대면 환경에 따른 성과관리 개선(18.1%), 재택근무 확대와 일상화에 따른 지원 업무(14.6%), 주 52시간 등의 법률적 가이드 마련과 실행(12.9%), 비대면 환경에 따른 새로운 방식의 인력산정과 조직설계(12.6%), 새로운 인력 유형 정의와 채용(9.9%) 등으로 꼽았다.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대면과 비대면 근무 및 교육 등이 병행될 것으로 보고 이를 위한 준비와 경험을 쌓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본 콘텐츠는 월간 HR Insight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2.06 HR의 새로운 패러다임 : 상시적 조직진단으로 조직의 의사가 되라
사람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단을 받고 약처방을 받습니다. 그런데 조직이 아프면 누가 어떻게 진단하고 처방을 해야 할까요?조직의 문제는 경영기획/재무에서 이슈를 확인할 수도 있고, 경영진이 직접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깊이 있는 실제 상황 및 사례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을 관리하는 HR에서 좀 더 세심하게 파악하기가 용이합니다. 조직이라는 것은 가상의 선이 연결된 사람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봅니다.그동안 다양한 조직을 경험하면서 HR이 만들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자주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조직구조를 설계하고, 사람을 뽑고, 적응시키고, 동기부여 하는 과정에서 계속 묻고 듣는 작업을 가장 많이 하는 것이 HR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직의 이슈를 가장 빨리, 가장 깊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HR은 조직의 의사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조직의 문제를 관찰하고, 질문하고 듣는 과정에서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지 알고, 이것을 조직구조를 개선하거나, 리더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멤버를 투입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할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사람도 1년2년에 한번씩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조직도 12년에 한번씩 정기 조직진단(구성원 만족도 조사 등)을 받는다고 보면 의사라는 비유가 딱 들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수치화된 정기조직진단도 중요하지만 수시로 조직의 건강을 챙기는 상시적 조직진단 활동이 실제로는 더 중요하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상시적 조직진단 활동은 구성원과의 면담을 통해 주로 이루어집니다. 면담은 회의, 티미팅, 점심식사, 저녁식사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면담을 통해서 여러 이야기를 듣다 보면 여러사람의 이야기중에 하나로 꿰어지는 일맥상통한 의견이 있습니다. 한사람의 의견이라면 편중될 수 있는데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다는 것은 사실(Fact)에 가깝다는 것이지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저는 보통 3단계로 생각을 해 봅니다.1. 관찰되는 현상은 무엇인가? 2.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3. 그 원인을 해결하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가?**많은 분들은 눈앞의 현상에 바로 답을 붙이려는 경향을 많이 보입니다. 두 조직이 갈등을 하고 있는 것이 파악이 되었을 때, 두 조직리더를 불러서 서로 잘 해 보라고 한다고 일이 풀리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한 조직은 수익을 방어하라고 하고, 한 조직은 매출을 늘리라고 했을 때와 같이 목표에 의한 갈등도 있고, 실제로는 하나의 일인데 억지로 두조직으로 나누어지다 보니 역할 갈등이 벌어질 때도 있습니다. 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HR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입니다.상시적 조직진단을 통해서 경영진이 회사 전체를 한 몸처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HR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도 같은데요. 초보운전자는 자동차의 크기가 잘 안 느껴져 운전시 어려움이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점차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동차의 4군데 모서리가 한몸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많이 하셨을 것입니다. 경영진은 조직을 운전하하는 사람이라고 볼 때, 상시적 조직진단을 통해서 조직전체를 자신의 몸처럼 느끼게 해 주는 것은 HR의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진에게 상시적 조직진단 내용을 설명하는 예시를 하나 공유 드립니다. 아래와 같이 공식적인 리포트로 진행을 해도 되지만, 저 같은 경우는 편하게 이메일로 설명하듯이 비정형적인 구조로 주기적으로 보고를 진행합니다. 너무 정형적인 형태를 갖추면 보고를 받는 입장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약간 프리한 스타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좀더 효과적이었습니다.
<표1> 상시적 조직진단(모니터링) 보고 사례이러한 상시적 조직진단 활동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채용담당자는 새로 입사한 구성원의 적응을 도와주는 면담속에서, 교육담당자는 교육장에 모인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강사들의 의견 속에서, 노사협의회 관리자는 노사협의회 위원들 또는 구성원들과의 만남속에서, HR리더는 각 조직리더들과의 만남속에서 의견을 청취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청취된 의견을 HR구성원들이 모여 각자가 확보한 정보를 공유하고 무엇인지 문제이고, 무엇이 원인인지 파악하는 활동이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HR구성원들이 함께 문제를 인지하고, 그 원인을 함께 파악하면서 채용, 교육, 인사기획 각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 볼 수가 있습니다.조직을 깊이 이해할 수록 D.얼리치 교수님이 에서 전략적파트너, 변화관리자 역할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수가 있습니다. 행정전문가적 역할에서 확장되어 전략적파트너, 변화관리자 역할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활동중에 하나가 조직진단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역할이 강화되어야 4가지 핵심역할에서 기존에 부족한 부분이 보완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D.얼리치 교수님의 4가지 핵심역할에서 중요한 부분을 재정의해 본 사항입니다.<그림1> D.얼리치 교수의 인사의 4가지 핵심역할마지막으로 조직진단 활동중에 중요한 활동으로 퇴직면담이 있습니다. 업무에 바쁘다 보면 HR에서 퇴직면담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떠날 마음까지 먹은 인력의 속마음을 들어 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을 합니다. 조직의 여러 문제를 깊이있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새로운 조직 개선 작업을 할 때는 1~2년 정도는 모든 퇴사직원들의 면담을 세밀하게 진행을 하는데 이때 많은 정보를 확보하여 조직개선시 적용할 수 있게 되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상시조직진단활동과 퇴직면담 활동 2가지를 잘 조합하면 조직의 여러 이슈를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조직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하여 사용하는 방식과 효과, 주요 산출믈 들을 첨부와 같이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주로 이 3가지 방법이 중심이 될 것 같습니다.<표2> 조직진단의 방법과 효과정확한 정보만큼 강한 무기는 없듯이 깊이 있는 정보를 HR이 가지고 있다면 조직의 이슈를 경영진에게 제기하고 그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동안 HR을 해 오면서 이 부분에 역량을 많이 집중해 보았는데 조직을 명확히 알게 되니 경영진과 대화가 좀더 많아지게 되고,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HR이 조직의 의사라는 역할에 대하여 타 직무의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HR전문가분들께서 함께 노력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2.07 스타트업 조직문화101 - 어느 날 대표님이 조직문화를 담당해달라고 말했다! -
최근 조직문화에 대한 기업의 고민과 관심이 깊어지면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조직문화 전담 팀을 구축하는 사례들이 꽤 등장하고 있다.문화창조자인 대표도 아닌 실무자가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을까. 대체로 그 범위는 방대하고 모호하며, 이 상태에서 상황마다 다른 기준이 작동하며 실무자는 난관을 겪게 된다.컬처 오피스를 맡고 있는 필자 역시 그 혼란을 경험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왔기에, 아래에서는 이를 해소하며 조직문화를 실무화 해 온 과정을 조명해 소개하고자 한다.#1. 조직 이해하기개인의 성격과 가치관을 확인할 때도 그가 가진 타고난 기질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어 왔는지를 조망하는 과정을 거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성격과 가치관을 조직으로 치환하면 그게 곧 조직의 문화이기 때문.현재 소속된 포커스미디어 코리아는, 요즘 아파트나 오피스 엘리베이터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TV를 운영하는 회사다. 엘리베이터TV라는 생활밀착형 플랫폼과, 시청자에게 즐겁고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며, 엘리베이터TV 시장에서 꽤 유의미한 입지를 다져왔는데, 본질적으로 이 조직은 기업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이고, 이를 통해 고객의 더 나은 생활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있었다.깜깜이 영업과 불신이 관행으로 여겨졌던 기존 옥외광고 시장에서 이 조직이 제대로 된 고객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택한 전략은, 1. 기 사업자를 인수해서 초기 기반을 빠르게 확보하고, 2. 광고산업의 풀밸류체인을 내재화하는 거였다. 그에 따라 LG U+ 미디어 사업부를 인수하고, 기존의 광고주-종합광고대행사-매체구매대행사-매체사-매체판매대행사-매체판매대대행사로 세분화되어 있던 기 산업구조를, 플랫폼을 중심으로 고객가치 발현에 필요한 역량만을 응집해서 조직 내 내재화했다.이런 철학과 실행전략으로 3년 간 성장해왔다. 결과적으로 0에서 시작한 엘리베이터TV는 곧 6만대 론칭을 앞두고 있고, 2명에서 시작한 조직 규모는 이제 220명을 넘어서고 있다.한 조직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환경에서 기반을 다졌고, 어떤 변곡점을 겪어 왔는지를 조망해보면, 몇 가지 상들을 유추해볼 수 있다. 포커스미디어 코리아의 경우, 본질을 추구하고, 관행이 그와 맞지 않다면 과감히 맞서고, 그에 따르는 갈등은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가치를 위해 안된다는 것도 어떻게 해서든 되게 만들고, 그를 위해서라면 단기적 이익은 포기할 수 있고, 의사결정이 빠르고, 실행력 강하고, 도전이 곧 생존본능이고 등의 캐릭터가 그려졌다. 이게 이 조직이 외부환경에 대응해 온 방식인 셈이다. #2. 기대수준 확인하기어떤 실무 영역이건 조직이 해당 실무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두는지에 따라 조직 내 역량이 좌우된다. 더불어 조직문화는 조직 내 어떤 현상을 굉장히 추상적으로 표현할 때 주로 언급이 되기 때문에, 그 추상적인 표현만 들으면, 조직이 정확하게 무엇을 문제로 정의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또, 조직문화 관점에서는 대표가 곧 문화창조자이기 때문에 대표가 어떤 생각과 기대치를 갖고 있는지가 상당히 중요해 이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3. 정체성 수립하기앞선 기대수준과 팀의 역량을 바탕으로 팀의 정체성부터 수립했다. 조직문화는 아주 긴 호흡으로 달려야 하고 그 과정의 복잡성이 무척 높은 업무다. 크고 작은 저항 현상 역시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이에 따라 팀의 정체성에 대해 수행자 스스로 중심을 단단하게 잡지 않으면 많은 것에 휘둘리다 결국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고 봤다.그에 따라 우리 조직에서 컬처 오피스는 왜 존재해야만 하는 것인지,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래서 궁극적으로 어떤 모습이 되길 원하는지,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업무를 구조화할 것인지를 구체화했다.컬처 오피스의 존재이유, 미션으로 삼은 것은, 포커스미디어 코리아의 이상문화 실현을 위해 필요한 조직풍토를 정의하고 해당 풍토가 조성될 수 있도록 조직 내 요소들을 정렬해, 구성원의 조직몰입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에 따라 역할과 의미, 비전, 목표 등을 순차적으로 설정했다. #4. 실무 구조화하기조직의 이상에 맞춰 조직 내 정렬되어야 할 모든 요소를 가늠해보는 것은 맥킨지 7S 모델을 활용했다. 해당 프레임워크로 문화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직 내 요소들을 주욱 나열해보고, 현 조직의 수요와 팀이 관여할 수 있는 범위를 고려해 크게 업무구조를 짰다.그에 따라 조직철학과 풍토진단, 풍토강화의 구조를 수립했다. #4-1. 조직철학; 이상문화 정의하기사업 초기, 무언갈 해내겠다는 강한 의지로 똘똘 뭉친 소규모 팀은, 말하지 않아도 우리에게 뭐가 중요한 지 알고, 눈빛만 봐도 내 옆사람이 뭘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른 바 ‘눈치껏’이라는 도구가 아주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단계인 것.그런데, 조직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사업범위가 넓어지고, 다양한 부족이 유입되고, 내부 복잡도가 높아지면, 이심전심으로 통했던 모든 것들이 이상한 무언가를 낳기 시작한다. 무엇이 중요한지, 왜 그러한 것인지 등의 맥락들은 수면 아래로 사라져 버리고, 당장의 것에 집중하고, 다른 조직에서 하는 대로 하고, 여러 사람들의 자의적 해석이 섞이며, 시간은 흐른다. 대증적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한 과정이 축적되며 조직의 원래 갖고 있던 오리진이 희석되고, 왜곡되고, 변하는 것으로 봤다.때문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게 중요했고, 앞으로는 무엇이 중요한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구심점을 잡기 시작했다. 더 이상 ‘눈치껏’이 아닌, 오버커뮤니케이션을 주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한다는 접근이었고, 이는 고맥락 조직에서 저맥락 조직으로의 이동을 의미했다.일반적으로 조직철학을 수립하고 명시화할 때의 접근은,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 행동규범 그에 따른 인재상을 설정하고 공유하는 것인데, 우리가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것이 하나 있다. 현 조직의 기본가정을 탐색하는 것. 우리 조직이 갖고 있는 기본가정은 이상문화로 나아가는 것에 정렬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을 교정해야 하는 지를 합의하는 것이었다.에드거 샤인에 따르면 문화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 기본가정과 표방가치 그리고 인공물이 그것이다. 흔히 조직문화를 바꿔보겠다고 하는 많은 시도들은 주로 인공물에 변형하는 것에 그친다. 직급을 없애고 호칭을 바꾸고 컬처 덱 만들고 여러 행사와 교육을 하는 등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내 변화는 뜨뜨미지근하다. 혹자들은 그렇게 하면 뭐하냐, 위가 안 바뀌는데 라는 냉소적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이런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조직의 기본가정과 표방가치, 인공물 간의 얼라인먼트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반성을 하고 보다 근원적으로 접근해보고자 했다.기본가정은 더 이상의 왜가 불필요한, 아주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믿음을 말한다. 인간을 선하다고 보는지 악하다고 보는지, 일하기 싫어하는 존재로 보는지, 일로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존재로 보는지, 나와 다른 사람의 지위는 동등하다고 생각하는지, 나는 다른 사람보다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따위다. 이는 옳고 그름으로 따질 수 없는 문제다. 그냥 그렇게 믿는 거다. 조직이, 특히 그 조직을 만든 창조자와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어떤 기본가정을 갖고 있는지에서부터 그 조직의 문화는 형성된다.만약,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지위는 동등하지 않고 나는 경영진이라서 그만큼 대접받아야 한다고 가정을 가진 조직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 조직에서 요즘 ‘수평문화’가 트렌드이기도 하고, 직급이나 직책에 관계없이 본인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해서 ‘우리도 호칭을 님으로 바꿔보자’ 라는 제안이 나왔다.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기본가정과 표방가치, 인공물이 부정렬된 대표적 사례다.#4-2 풍토진단; 현실문화 파헤치기 수차례의 대화와 워크샵을 통해 우리 조직이 바라고 있는 이상문화를 대략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이어서 그 이상문화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해 현재 우리에게 어떤 풍토가 필요한 지 고민했고, 그것을 자율성, 학습, 심리적 안전감, 협업, 리더 신뢰 등 10가지로 기준을 설정하고 현실문화를 파헤치기 시작했다.우선 합류를 확정한 후부터 일정 기간 동안은 채용절차를 경험할 때부터 이방인의 눈으로 조직의 인공물들을 관찰했다. 맥락정보가 없는 사람에게 이 인공물은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를 파악하며 이를 통해 어떤 인식이 생기는지를 확인하면서, 몇 가지 가설을 세웠다.두 번째는, 지난 3년 간 급속도로 성장해 온 조직이었기에 그간의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어떤 부분에서 인식적 왜곡이 일어났는지 등의 맥락 정보를 얻고, 구성원들에게 근원적으로 어떤 욕구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전사 구성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컬처 티타임을 진행했다.세 번째, 조금씩 업무 방향이 가늠이 되면서, 보다 명시적으로 현재 우리 조직의 출발점을 찍어 보기 위해, 포미가이스트라는 이름의 풍토 진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앞서 언급한 10가지 항목들을 진단할 수 있는 문항들을 개발하고, 그에 대한 현재의 인식수준을 1-5점 척도로 선택하는 형태의 정량조사였다.마지막으로, 탑레벨부터 비직책자까지 전원을 대상으로 성격/가치관 조사를 시행했다. 조직원들의 성격과 가치관을 파악하며, 현재 선호하고 작동하고 있는 업무 스타일을 가늠하기 위함이었고, 개인에게는, 본인의 성격과 가치관이 리더십 측면에서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지, 그게 또 문화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4-3. 풍토강화; as-is 에서 to be로 나아가기어떤 조직이나 부족의 문화를 엿볼 때, 우리는 여러 상징들을 확인하며 해석한다.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언어를 쓰는지, 어떤 일화가 구전되는지, 어떤 의례들이 존재하는지, 누굴 영웅으로 추대하는지, 어떤 사람을 배제하는지, 어떤 제도와 규칙들이 있고, 이는 어떤 행동들을 유도하고 있는지 등이다.이를 조직에 적용해서 실무 언어로 바꾸고, 우리의 기본가정과 표방가치에 정렬되려면, 어떤 인공물들이 필요할까를 고민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인공물의 형성과 변형 단계다.앞서 인공물 관찰, 컬처 티타임, 포미가이스트, 성격/가치관 진단으로부터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투두리스트를 추출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했다. 이를 통해 가치 기반 리더십, 교육, 사내커뮤니케이션, 제도 및 관행, 기타 이슈대응으로 하위 구조를 수립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조직문화를 가꾼다는 것은, 우리 조직에서 정의된 선을 강조하며 개개인의 행동을 챌린지하고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에게서 우리가 원하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려면, 어떤 경험을 설계해주는 게 좋을지의 관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인식 변화, 그로 인한 행동의 변화를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일방향의 강조가 아닌, 구성원들의 관여도를 높이고 체감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조직문화는 “공유되고 학습되어 축적된 산물”이기 때문에, 어떤 경험을 공유하고, 학습하고 축적해나갈 것인가로 고민해 본다면, 또 다른 구조와 시도들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당신이 문화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문화가 당신을 관리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도 못할 것이다.”에드거 샤인의 말이다. 우리가 우리도 모르게 문화에 지배당하기 보다, 선제적으로 깊이 고민해서 각 조직들이 가진 원대한 목표를 최적의 방법으로 이룰 수 있길 희망한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