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채용 담당자가 되어야 할까?
대-이직의 시대, 빠르게 비즈니스가 성장해야 하는 만큼 채용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개발자 공급 부족으로 인하우스 테크 리쿠루터가 상당히 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링크드인을 보면 “Recruiter” 또는 “Talent Acquisition”이라는 이름을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보게 되는 것 같고, 채용 공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채용 담당자들이 ‘어떤 채용 담당자가 되어야 할까?’라는 궁금증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커리어의 절반을 채용 담당자로 보내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채용담당자’는 무엇일지 생각해 봤습니다.
우선, 좋은 채용 담당자를 말하기 전에 앞으로의 채용 시장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많은 회사가 ‘대규모’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주니어, 시니어 가리지 않고 많은 수의 지원자를 모집하기 위해 가장 자주 쓰이는 채용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시니어/주니어 레벨 가리지 않고 대규모 채용을 할 순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앞으로 더 이상 주니어 채용을 제외하고는 큰 규모의 채용보다는 회사(비즈니스)가 필요로 하는 Qualified candidate을 타겟해서 채용하는 방식이 주를 이룰 것 같습니다.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이 이 상황을 부추기게 될 것도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우리는 어떤 채용 담당자가 되어야 할까요? 제가 늘 가지고 있는 생각 중 하나는 채용도 하나의 Product로 생각하는 PO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의 눈에는 채용이 쉽거나, 오퍼레이팅 등 때로는 짜치는(!?) 일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에 중요하지 않은 프로세스는 하나도 없습니다. 채용이야말로 어떤 한 프로세스도 잘못되면 회사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채용의 A 부터 Z까지, 그리고 전/후의 프로세스까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채용 PO로써 어떤 부분을 신경 쓰고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채용이라는 Product를 대하는 자세
채용을 하다 보면, 자사 서비스를 운영해 본 사람들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물론 다양하겠지만, 단순 유지보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개선점을 찾고 진화하고자 하는 관점의 차이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로 채용에서도 그런 관점이 필요합니다. 늘 똑같이 서류검토, 오퍼레이팅, 면접 과정을 운영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부분적인 대응만 하는 것에 그친다면 좋은 PO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채용 전형의 기간이 문제라면 검토의 방식을 바꾸고, 좋은 사람을 검증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면 인터뷰 쉐도잉을 통한 면접관 교육, 기타 오퍼레이팅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과거의 Product가 늘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타사의 채용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내외부의 고객은 채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노력과 관심이 비로소 최고의 채용 Product를 만드는 비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내외부 고객과의 신뢰
채용은 생각보다 일이 많습니다. Recruiter, Recruiting Coordinator, Sourcer 등 채용만으로도 많은 포지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증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담당자가 혼자서 많은 포지션과 프로세스의 대부분을 담당하다 보면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결과 안내의 시기를 놓치거나, 현업의 요청을 놓치거나 또는 잘못된 정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신뢰를 잃는 행동은 이런 문제들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 또는 회피로 그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행위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이 비로소 내외부의 고객에게 신뢰를 얻고 또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상 고해성사였습니다.)
브랜딩
채용 담당자는 채용뿐 아니라 담당하는 비즈니스의 브랜딩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회사를 피칭할 수 있는 상황에서 브랜딩은 우리에게 좋은 무기(!?)가 되곤 하는데요. 그 이유는 지원자가 처음 만나게 되는 사람으로부터 회사의 첫인상과 비즈니스를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딩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회사의 이름값으로 만들어지는 브랜딩부터 세세한 조직 또는 포지션이 가진 강점 또는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회사로 데려오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채용 시장에 쌓이면서 브랜딩이 되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우리가 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정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서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어야만 브랜딩의 방점을 비로소 찍을 수 있습니다.물론 이런 것들이 쉽지 않은 환경의 스타트업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채용과 비즈니스에는 브랜딩이 부족하고 아쉽다고 느낀다면, 반대로 나의 말과 행동이 곧 채용 브랜딩이고 평소에 C레벨 또는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잦은 대화를 통해 직접 비즈니스의 브랜딩을 구체화하고 전달하는 기회를 가지기 때문에 더없이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채용.. 너어.. 좀 대단하다..)
Business Partner 역할 수행
채용은 중요한 Business Partner 입니다. 채용 담당자가 BP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누굴, 왜’ 채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채용은 ‘양보다는 질’의 승부이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고 현업의 상황을 공감할 줄 안다는 것은 그 포지션에 맞는 사람을 더 잘 찾을 수 있게 만드는 나만의 강점이 됩니다.하지만,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수동적인 BP가 아니라 채용 전문가로서 적극적인 자세로 실무에서 주는 요청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현업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많이 알고 있는 만큼, 채용하려고 하는 사람의 온보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하기 때문에 BP로의 역할은 채용 담당자에게도 중요합니다.
Culture Evangelist의 역할
채용의 열기가 식고 나면 우리는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할까요? 비즈니스 규모에 맞는 임직원 구성이 갖춰진 회사는 신규입사자의 온보딩을 포함해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조직문화가 중요해 질 거라 생각힙니다. (슬프지만 채용보다 더..) 그래서 저는 채용 담당자가 채용만 하고 끝나는 시대는 곧 끝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PO라면 내가 담당하는 채용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프로덕트와도 얼라인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온보딩, 리텐션, 일하는 문화, 다양성 등 채용이 완료된 사람들이 회사에 어떻게 적응하고 남아 있는지에 대해 채용 담당자도 함께 고민하고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협업의 시너지를 통해 실제로 채용에서도 현업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선도하는 사람의 역할을 일부 수행해야 합니다.
사실 이 다섯 가지는 결국 같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채용은 Employee life cycle을 관통하는 하나의 Product이며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채용 담당자 만세..!) 그리고 이 글을 통해 ‘어떤 채용 담당자가 되어야 할까’라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고민했던 것은 저 만의 방법론이라 생각합니다. 틀린 부분도 있고, 더 발전시켜야 할 내용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늘 그런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이라는 업무를 이제 시작했거나 하고 있지만 스스로의 방법론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분명 조금의 도움은 될거라 믿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끝으로
, 더 좋은 내용의 글로 돌아 올 것을 약속드리며,
늘
.
옳은 정답이 없는
HR
분야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분들에게 건승을 기원합니다
:)
인살롱 in 인살롱 ・ 2022.05.09 취미부자의 성장기 - 꽃꽂이와 시간관리
‘꽃꽂이를 배워봐야겠어.’이런 저런 일들로 마음이 여유 없이 가난해지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꽃 향기 속에서 우아하게 마음을 충전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면서 꽃꽂이 취미 클래스를 신청했지요. 평소 같으면 늦잠을 잤을 토요일 아침, 어느 때보다 일찍 일어나 기대를 안고 부지런히 수업에 출석합니다.첫 번째 배울 작품은 테이블 중앙을 장식하는 센터피스. 원형의 화병에 제 몫으로 주어진 꽃들을 동그랗게 꽂아 넣습니다. 사방에서 보아도 같은 원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길이를 잘 맞추고, 꽃들의 색이나 크기가 겹치지 않도록 조화를 이루며 작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caption id="attachment.16254" align="aligncenter" width="350". 필자가 작업한 센터피스./caption.약 한시간에 걸쳐 이리저리 길이를 재고, 색을 맞춰 가면서 저의 첫 번째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선생님은 “처음인데 잘 하셨네요”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시고는, 몇 개의 꽃을 재배치하여 마무리를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곤 이런 말을 덧붙이셨죠. “너무 빽빽하게 꽂으면 나중에 꽃이 더 피었을 때 공간이 부족하게 돼요. 그러면 답답해 보이기도 하고 꽃들도 힘들어하지요.”꽃은 예쁘니,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비어 있는 공간도 유난히 눈에 띄었기에 첫날 저는 저에게 주어진 꽃을 단 한 송이도 남기지 않고 모두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진짜 실력자는 높낮이를 달리 하던지 배치를 바꾸어 적은 꽃으로도 풍성하게 보이도록 하고, 나중에 꽃이 활짝 피어났을 때도 예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만약 사업으로 꽃을 다룬다고 해도 그 편이 원가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수업 횟수가 쌓이며 저도 몇 송이의 꽃을 남기는 요령을 터득하게 되었고, 남긴 꽃은 화장대 옆이나 화장실을 장식하는데 쓰곤 했습니다.두 달 동안의 꽃꽂이 클래스에서 저는 ‘빼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작은 꽃송이는 과감하게 잘라 버리기도 하고, 크고 화려하지만 굳이 넣지 않아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면 그 꽃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꽃을 빼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저는 제 일정표와 마음에서도 몇 가지를 뺄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에 받던 클래스는 평일에 시간을 내어 옮기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시간을 확보해 책도 읽고 휴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난해진 마음은 꽃이 채워주는 게 아니라 여유로워진 시간이 채워주는 것이었습니다..caption id="attachment.16257" align="aligncenter" width="300". 꽃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caption.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리더가 되었을 때, 다른 부서에 가게 되었을 때,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을 때… 잘 하고 싶은 욕심에 알아야 할 것, 배워야 할 것, 해봐야 할 것들로 가득 채워진 시간을 살게 될 때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방학이면 그리던 일정표처럼, 의욕이 앞서 여러가지 할 일들로 동그라미를 꽉꽉 채우는 겁니다. 하지만 저와 여러분의 시간에 꽂혀진 꽃은 계속 피어납니다. 그 꽃이 가장 예쁘게 필 수 있도록, 주변에 빈 공간을 주어야 합니다. 혹은 정말 넣고 싶은 또 다른 꽃을 살짝 끼워 넣기 위해서라도요. 그 여유의 공간이 나를 숨 쉬게 하고, 선배의 조언과 노하우를 받아들이게 하고, 후배의 고민에 눈과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만듭니다. 뺐을 때 더해질 기회를 얻게 됩니다.삼성경제연구소 시간관리연구팀에서 지은 「일, 성과, 시간관리」라는 책에서도, 의도적으로 따로 떼어 놓는 ‘투자’개념의 시간 관리를 통해 미래준비성 업무를 수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미래준비성 업무란 자신의 강점을 찾아 개발하고, 후배를 육성하며, 상호 학습을 하는 등의 업무를 말합니다. '어떻게 시간을 쓰면 가장 효율이 좋을까' 생각하면서, 더 채워넣기 보다는 뺄 것들을 고민하며 의도적으로 내 시간에 여유를 만들어 봅시다. 그리고 그 시간을 내 강점을 발견하고 후배를 육성하며 리더십을 키우는 시간으로 투자해 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시간이 아름답게 피어나길 응원하겠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2.05.09 Ella Yoon 『2천 권을 읽으면 알게 되는 것들 』책 읽기는 리더가 먼저다
책 읽기는 리더가 먼저다
책 읽기에 있어 가정에서는 부모가 먼저요. 직장에서는 리더가 먼저다. 책 읽는 아이에게는 책 읽는 부모가 있고, 책 읽는 조직에서는 책 읽는 리더가 있다. 책은 부모와 아이를 연결하는 탯줄이요. 리더와 조직을 살찌우는 황금 밥이다. 부모의 영양분이 아이에게 가듯, 리더의 영양분은 조직에 간다. 가정의 행복은 부모가 먼저고, 조직의 행복은 리더가 먼저다. 부모의 사랑이 아이에게 가고, 리더의 사랑이 조직에 간다.
리더란 생각 의 달인, 경청의 달인
독서란 휴식이자 공부다. 조선시대에는 '사가독서제'라는 제도가 있었다. 집현전 학사들 가운데 임금이 신하들의 휴식과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독서 휴가제인 셈이다. 최초로 실시했던 인물이 바로 조선의 4대 임금 '세종대왕'(1418~1450)이다. 어릴 때부터 책을 아끼고 사랑했기에 책이 주는 휴식과 공부의 달콤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리라.공부에서도 휴식이 필요함을, 휴식 안에서 공부가 이루어짐을 말이다. 그렇다면 '독서 휴가제'를 우리 기업에 데려와 보면 어떨까.
'독서 휴가제'를 통해 기업의 현안과 조직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 활용해 보는 것이다. 임원급과 리더에게 먼저 수행한 후 점차 확대해가면 어떨까. **리더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실무적인 업무보다는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해 중 생각의 틈이 곳곳에 자리 잡아야 막힘없이 뚫린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데 책만 한 것이 없다.**국어사전에 소개된 생각의 뜻을 살펴보면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이다. 사물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의 기반이 바로 책에서 비롯된다. 격물치지(格物致知)의 독서가 가능하다. 격물치지란 '사물을 연구하여 앎에 이르다'라는 뜻이다.
'독서 휴가제'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의 기관을 넘어 가정에도 추천할 수 있는 아름다운 제도다. 독서 휴가의 기간은 각 기업과 기관의 특성을 고려해서 조절해보면 어떨까. 리더에게는 생각과 판단력이 중요하다. 생각이 바르면 판단력도 바르다. 생각이 모나면 판단력도 모난다. 리더에게 사색의 시간을 선물해보자. 사색의 값짐은 해보면 알게 된다.
독서 휴가제는 리더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리더란 경청하는 사람이다. 언어의 8할은 경청에 써야 한다. 경청하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 바로 책이다. 책이 곧 사람의 언어이기 때문이다.**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다 보면 경청이 8할 된다. 독서가 습관이 되어있는 사람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경청이 몸에 배어있다. 책 읽기를 통해 경청하는 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2할에서야 자기 생각을 쏟아낸다. 마치 죽을 끓을 때 쌀을 젓는 과정이 경청이요. 중간중간 물 붓는 행위가 말하기다. 젓는 과정이 8할이요. 물 붓기 과정이 2할이다. 알맹이의 언어는 경청에 숨어있다. 경청의 8할과 말하기의 2할이 만나야 맛있는 요리가 된다. 소통의 리더가 된다.
세종대왕 역시 경청의 달인이었다. 경연(經筵)을 통해서 학문과 신하들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 세종실록에는 경연의 기록이 2천여 회에 달한다. 백성에게도 직급이 낮은 관리들에게도 경청의 자세는 늘 한결같았다.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던 오프라 윈프리 쇼 역시 경청하는데 50분, 말하는데 10분가량이었다고 한다.경청에 있어 대화의 주인공은 늘 상대다. 지위를 막론하고 상대를 주인공의 자세로 임하면 경청은 자연스러워진다. 주인공은 리더가 아니라 늘 상대임을 기억해야 한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마찬가지다.
리더의 자존감이 조직을 결정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부모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하다. 리더가 행복하면 조직도 행복하다. **행복의 원천은 자존감에 있다. 즉 사랑이다. 나를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따라 상대의 사랑도가 결정된다.**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상대도 귀하게 여긴다. **내가 꽃임을 아는 사람은 상대를 꽃으로 바라본다. 나를 비추는 거울이 상대를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작은 눈동자에 상대의 얼굴을 담고 있듯 말이다.**조직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면 나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나의 자존감이 안전한가 말이다. **관리자가 아닌 진정한 리더를 꿈꾼다면 나부터 사랑해야 한다. 조직을 공부하기 이전에 나를 사랑하는 공부가 필요하다.**모든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랑 결핍이 숨어있다. 문제의 근원은 사랑 부족이다. 그 사랑은 늘 나로부터 출발해야 함을 유념해야 한다.
자존감이 높은 리더는 상대와 늘 수평을 유지한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지위가 높고 낮음을 떠나 눈높이의 키는 같다. 키가 같아야 상대의 눈동자에 놀러 간 나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가 있다. 눈의 카메라가 상대를 담고 있듯 진정한 소통이란 나의 눈 속에 상대가 편안히 머무는 것이다.
내 마음이 하트면 조직의 모양도 하트다
리더란 내 마음을 하트로 다듬는 사람이다. 하트로 다듬는 데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책 속의 인물들 역시 다듬은 흔적을 새겨놓았다. 책과 벗 삼아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하트는 춤을 춘다. 춤추는 하트에는 미소가 있고 사랑이 있다. 머문 곳을 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2.05.11 내 입을 떠난 말에 책임을 지는가?
조직장이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말강의에 앞서 담당하는 A팀장과 회사와 제품, 강의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 참석자의 특성과 요구사항, 강의 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사전 미팅을 가졌다. 강의를 요청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강사와의 직접적인 만남이 더 절실하지만, 강사 입장에서는 시간을 내주기가 쉽지 않다.어렵게 시간을 내어 찾아갔는데 듣고자 하는 바는 듣지 못하고 처음에서 끝까지 회사와 참석하는 대상자들의 잘못되고 부족한 점만 들었다면 어떤 심정이겠는가?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팀장의 수준이 이렇다면, 참석한 사람들의 모습은 불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대부분 거절하고 귀가하지만, 어느 경우에는 준비해 실행할 수밖에 없다.이 경우, 강의에 참석한 조직장들의 표정이 절대 밝지 않다. 방관자가 되어 전원 질문이나 궁금 사항이 없다. 결국 강사가 책임을 지고 무표정과 무행동으로 관심 없는 참석자들을 이끌고 가야한다.어렵게 말문을 열면 불만이 너무 많다. 불만의 내용을 들으면 대부분이 회사, 상사, 일에 대한 불만이다. 회사에 대한 이미지 제고 노력은 없고 말도 되지 않는 회사의 취약점이나 부족한 점을 말한다. 상사가 해야 하는 수 많은 성찰과 의사결정, 수시로 떨어지는 지시 수행, 성과 창출 노력과 책임에 대해 감사하고 힘들겠다는 말은 없다. 상사의 언행에 대한 불만 뿐이다.처음부터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의사결정이 어제와 오늘 달라질 수 있다.이들은 어떤 원인으로 의사결정이 달라졌는가 관심이 없다. 달라진 것 자체가 싫은 것이다.**조직장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 중 처음은 회사, 일, 사람에 대한 불만이다.**사장이 A팀장을 불렀다. 임원과 팀장들 전원 다음 주 주말 1박 2일 코스로 야간 설악산 등반을 하고 온천에서 마무리하는 단합의 시간 프로그램을 실시하라고 지시하였다.A팀장은 그 자리에서 이 프로그램은 임원과 팀장에게 불만만 쌓이게 하고 얻고자 하는 바가 없다며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사장이 하라고 하니 못하겠다고 한다. **조직장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 중 두 번째는 상사 앞에서 ‘못합니다. 안합니다’란 부정적이고 단호한 말이다.**A팀장은 상사인 B상무가 사장에 대해 사업 전문성이 떨어져 의사결정도 제 때 하지 못하며, 현장에 가려고 하지 않으니 현장 정서도 모른다는 불만을 들었다. 한번은 그럴 수 있다 생각했는데, B상무와 회식 자리에서 또 사장의 무능함에 대해 불만을 말한다.A팀장은 다음 날 사장을 찾아가 B상무가 사장님의 무능함에 대해 불평을 하고 다닌다며 알고 계시라고 이야기를 했다. 사장은 A팀장에게 B상무를 불러 함께 들어오라고 한다.당황해 하는 A팀장에게 사장은 “말이란 내 입을 떠나면 내 것이 아니고,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내 반응에 당황하고 후회스럽다면 처음부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조직장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 중 세 번째는 뒷담화를 듣거나, 전하거나, 해서는 안된다.**면담을 마친 B과장의 표정이 좋지 않다. B과장은 회사에서 성실하고 일 잘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우수인재이다. 직무 역량이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많아 선배들도 막히는 일이 있으면 B과장을 찾는다. B과장은 자신이 정리한 업무 매뉴얼을 갖고 후배들을 가르쳐준다.산업과 관련된 동향이나 정보가 있으면 잘 정리하여 업무에 도움이 될 직원들에게 공유한다.이러한 B과장이기에 많은 조직장은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하지만, B과장은 현 직무에서 좀 더 있으며 높은 수준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겠다고 양해를 구한다.이런 B과장과 A팀장은 면담을 하면서 팀원 한 사람 한 사람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누구는 연봉이 얼마인데 이 수준밖에 되지 않고, 누구는 직무 수준이 너무 낮아 힘들다는 말까지 한다. 물론 팀에서 가장 믿는 동생같은 B과장이기에 말한다는 전제를 하였지만 부담스럽기도 했고 화가 났다. **조직장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네 번째 말은 비교갈등이다.**앞에 있는 사람 이야기만 해야 한다.회사 내 순악질이라고 불리는 A팀장이 있다. 말만 하면 거칠고 인격을 무시한다.하루 동안 수없이 감정 변화가 있다. 어떤 일이 있어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 보고하러 가면 그 날은 죽음이다. 왜 표지 제목이 이렇게 크냐? 첫 장에 목차를 넣으면 되는데 왜 제목밖에 없느냐? 자기 것이라면 이렇게 낭비하겠느냐? 글씨체가 다르고 크기가 작아 보이지 않는다.너는 눈이 좋아 좋겠다 등 말도 되지 않는 이유와 비꼬는 듯한 질책을 시작한다.말을 하라고 해 하면 버릇 없다고 하고, 말이 없으면 자신을 얕보는 것이냐며 소리를 지른다.다들 이번에는 누구네 언제 끝날까 하며 수근거린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A팀장의 질책에 분개해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청하였으나 무산되자 퇴직해 버렸다.조직장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다섯 번째 말은 상처를 주는 말이다. 말하는 사람은 즉흥적으로 하고 잊어버릴 지 몰라도 들은 사람은 마음 속 상처로 간직이 된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