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보딩, 경험은 돈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순간은 같지 않고, 어떤 순간은 모두를 바꾼다.”- 책 <순간의 힘(The power of moments)> 중, 칩 히스 & 댄 히스
책 <순간의 힘>에서 저자 히스 형제는 순간중심 사고의 중요성을 리마인드한다.
그들에 따르면 목표 중심적으로 사고하는 조직과 다르게, 인간 개인은 순간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절정-대미의 법칙(Peak-End Rule)’을 소개하는데, 사람은 과거의 경험을 기억할 때, 그들에게 굉장히 임팩트 있게 느껴졌던 중요하고 특정한 몇몇 순간만을 떠올린다고 한다. 결정적 순간(MOI, Moments of Impact)이다.
개개인이 순간적으로 느끼는 그 결정적 순간이 만약 철저히 유도되고 계획된다면 어떨까?우리 조직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어떤 순간들로 기억할까?그 순간들을 우리가 디자인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신규입사자들에게 출근 첫날의 소회를 물어보면 꼭 언급되는 표현이 있다. ‘얼떨떨해요’나 ‘와, 정신없어요’ 같은 것들이다.이유가 뭘까?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업무를 소개받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탐색해야 하고, 새로운 사무실에서 낯선 공기를 느낀다.
히스 형제는 출근 첫날에 이런 인지적, 사회적, 환경적 맥락에서의 중대한 전환점이 발견된다고 언급하며, 결정적 순간의 관점에서 출근 첫날의 경험이 직원들의 뇌리에 남을 만한 ‘절정의 순간’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설렘과 긴장의 첫 출근날,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필자가 재직 중인 민병철교육그룹에서도 온보딩 프로세스가 좋은 경험으로 남도록 지속적으로 고민 중인데, 이 과정에서 신규입사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몇 가지 시도를 공유한다. 걱정하지 말라. 당장 사용 가능한 예산이 하나도 없어도, 우리의 정성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니까.
첫 번째, 소중한 사람으로 느껴지게 하자
새로운 사람이 입사하게 되면, 어느 조직이건 축하하고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테고, 새로 입사하는 사람 역시 ‘어서 오라’고 반기는 말을 기대할 것이다. 으레 전하게 되는 상투적인 환영이 ‘정말 그 사람만을 위한 것’으로 디자인된다면 어떨까?
일단 최종 합격 메일부터 백지 상태에서 생각해보자
온보딩은 입사 이후부터 시작할까? 그렇지 않다. 온보딩은 출근 전부터 시작한다.
온보딩(Onboarding)은 기본적으로 배에 탄다는 의미다. 우리 조직이라는 배를 타고 앞으로 어떤 항해가 펼쳐지게 될지 기대감을 심어주려면, 그 배를 타기 위해 바로 앞의 부둣가에서 이 배를 탑승하기 직전에 어떤 감정을 갖게 할지부터 고민해보자.
기대감을 증폭시킬 수 있는 첫 번째 순간은 최종 합격 후 입사를 확정한 직후다. 이때 신규입사자가 느끼고 있을 짜릿한 감정을 그냥 흘러가게 둘 수는 없다. 이 때, 신규입사자가 궁금해할 부분은 내가 앞으로 매일 마주할 환경, 즉 같이 일할 팀 동료일 거다. 그렇다면, 새로운 배에 오르게 된 축하와 환영을 내가 제일 궁금한 사람들로부터 받는다면 어떨까?
기존의 최종합격 안내 메일을 돌아봤을 때 정보 위주로 구성됐었다. 합격을 축하한다기 보다, 조직 입장에서 합격자가 준비해올 자료, 전화통화로 전달한 출근정보를 한번 더 리마인드하는 용도였다. 이런 정보전달에 덧붙여, 개인의 입장에서 회사로부터 축하받고 앞으로 같이 일할 동료들과의 분위기를 기대되도록 변형을 고민했다.
즉, 내가 이 조직에서 기다려온 사람임을 느끼게 하고, 이런 조직에서의 업무가 기대되도록 하는 게 이 메일의 목적이다.
민병철교육그룹의 경우, 회사와 입사할 팀에 대해 소개하고, 동료들의 사진, 이름과 사내에서 사용하는 영문이름, 이들이 직접 적어준 축하와 환영 메시지를 먼저 배치했다. 다음은 미리 준비가 필요한 서류 리스트를 알려주었다.
마지막으로는, 메일내용 중 반드시 정확하게 인지해야 하는 정보들을 재확인(예: 출근일과 시간 등)하고 미리 영문이름 등을 생각해올 수 있도록 온보딩 가이드를 서베이 식으로 구성하여 추가했다. 이 서베이의 제출 여부에 따라 HR은 이 사람이 전체 메일 내용을 숙지했는지 체크할 수 있다. 또한, 응답이 늦어지면 메일 내용 확인이 제대로 되었는지 따로 체크할 수 있다.
합격메일 발송을 고민중인 분들이라면 어떤 내용을 담을 수 있을지 아래 리스트를 바탕으로 아이데이션하고, 전달 정보를 취사선택 해보자. 최대한 디테일하게 기재된 출근 정보는 기본이다. 메일을 개인적으로 느껴지도록 담을 수 있는 내용은 당연히 각 조직의 메일을 활용하고자하는 목표, 조직 분위기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첫 출근과 관련한 정보
출근일과 출근시간
출근할 팀의 정식 명칭
출근 장소(회사 사무실 주소, 팀이 위치한 층수, 오는 길에 대한 간략한 안내: 주차정보, 근처 대중교통정보, 건물 입출입방법 등)
출근 당일 입출입을 안내할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
출근 당일 예정된 일정(점심식사 상대, 근로계약서 작성, OJT 일정 등)
입사계약에 필요한 정보 요청
사전 준비 후 서면으로 제출 필요한 서류 리스트, 제출 기한 등
팀 동료의 환영
팀 소개(우리 조직에서 해당 팀은 어떤 롤을 담당하고 있는지, 자랑할만한 포인트, 팀의 분위기나 이미지를 친근하게 전달)
팀원들의 이름 / 닉네임 안내
동료들의 웰컴 메시지 (텍스트, 비디오 등)
CEO의 웰컴 메시지 (텍스트, 비디오 등)
이렇게 구성된 메일을 받고 출근한 신규입사자들에게 물어보면 반응은 비슷하다.‘내가 이렇게까지 축하받을지 몰랐다’다. 이 메일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자랑하거나, 축하메시지가 계속 생각나서 메일을 자꾸 열어봤다는 분들도 많다. 실제로 수신인이 이 메일을 몇 회나 열어봤는지 트랙킹해보면, 실제로 수십번은 기본, 100회 가까이 열어보신 분들도 계셨다.
첫 출근날, 웰컴 문자를 한 번 더 보내본다면?
민병철교육그룹에서는 첫 출근 날, 오피스로의 첫 출근 시간대에 맞춰 신규입사자에게 웰컴 문자를 보낸다.
보통은 출근 요청 시각의 1시간 전에 발송한다. 설렘 반, 긴장 반 상태로 출근하고 있을 직원을 한번 더 축하해주는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 회사 근처에 도착했을 때 누구에게 연락할지 다시 이전에 받은 메일을 열어보지 않아도 바로 연락이 가능하도록 연락처를 직접 전달하는 목적이다.
단순한 환영은 그만, 인정과 칭찬이 있는 웰컴 미팅을 진행해보자
팀에 신규입사자가 출근하면 아침에 다같이 모여 커피 타임을 갖거나, 팀내 자체적으로 짧은 미팅을 진행하는 경우들이 많을 것이다.
민병철교육그룹의 경우, 팀 자체의 웰컴도 진행하지만, HR이 리드하여 팀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웰컴 미팅을 진행한다. 이 사람의 입사가 '누가 새로 온대'가 아닌, 공식적인 이벤트가 되도록 인지시키기 위함이다.
해당 미팅에서는 모든 채용전형부터 만나봤던 멤버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온보딩까지 도울 HR멤버 전원이 다시 한번 인사하고, 같이 일하게 될 팀원들 역시 통성명을 하고 직접 축하 인사를 전한다. 팀 인원이 많을 경우, 주로 면접관으로 참여했던 해당 팀의 시니어가 이 사람의 면접에서 인상깊었던 점과 앞으로 함께 기대되는 점을 팀원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언급하게 유도한다. 이는 신규입사자로서는 입사 후 팀에서 듣는 공식적인 첫 인정과 칭찬이 된다.
120명 남짓의 BCM보다 규모가 더 큰 조직이거나, 채용 규모 상 한번에 많은 인원이 입사할 경우 HR까지 모두 배석하여 매번 미팅을 리드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때는 각 팀의 시니어들에게 신규입사자 웰컴 미팅에서 같이 나눌만한 토픽들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새롭게 채워진 포지션이 우리 팀에 갖는 의미
이 사람의 입사로 특별히 기대되는 점
이 사람과의 면접과정에서 느꼈던 이 사람의 강점
이 롤에서 지금 팀에서 기대하는 부분(너무 디테일해지지 않게 주의하자)
앞으로 새 멤버와 같이 해나가고 싶은 일들
팀원별 이름과 업무 등의 소개
그 외로, 신규입사자를 환영하는 축하 포스터를 인쇄하여 사무실 입구와 통로 등에 부착하는 것 역시 첫 출근한 신규입사자에게는 기분 좋은 일이 될 수 있고, 기존 직원들에게는 어떤 팀에 어떤 사람이 들어왔다는 알림으로도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
한편, BCM은 즐겨 활용하는 방법은 아니나, 만약 PC를 HR에서 미리 선세팅하여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신규입사자가 사용하게 될 컴퓨터 바탕화면 이미지에도 웰컴메시지를 녹일 수 있다. 이때의 메시지는 단순히 축하와 환영이 아닌, 새로운 조직의 물리적 환경에 출근을 해서 보게 되는 메시지인만큼, 입사자 개인의 결정이 우리 조직에 어떤 의미가 될지, 기업의 미션과 싱크된 메시지로 디자인 되면 더욱 좋을 것이다.
두 번째, 낯선 환경을 통제할 수 있게 만들자
출근 이후는 새로운 정보가 쏟아져 들어온다. 새로운 사람, 익숙한 듯 모르겠는 업무, 예전 내가 일했던 조직과는 좀 다른 업무 프로세스 등, 이런 낯선 환경을 신규입사자 자신이 통제 가능한 범위로 느껴지게끔 하는게 초기 온보딩의 두 번째 핵심 요소다. 새롭고 낯선, 많은 양의 정보를 내가 충분히 컨트롤해내는 효능감을 느끼게 하고, 이로 인해 업무에 대한 적극성과 호기심을 유도한다.
각종 업무 환경 세팅 가이드는 필수, 상세할 수록 더욱 좋다
PC 환경세팅, 메일, 협업 툴 등 사내에서 사용하는 공통 계정 생성, 오피스와 보안 프로그램 설치 등 신규입사자라면 귀찮지만 제일 먼저 수행해야 할 기본적인 일들이 있다. 이런 '처리'가 필요한 업무는 미리 상세한 가이드를 만들어서 제공한다. 여기에는 처리 방법은 물론, 도움을 줄 수 있는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해두면 좋다. 이런 가이드 제공은 신규입사자가 헤매지 않게 하는 것도 목적이나, 전체 안내가 one-voice로 전달되게 하는 목적도 있다. 혹여나 있을 수 있는 팀내 사수의 부재, 잘못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는 여지를 방지하는 것이다.
업무 인수인계와는 별개! 전반적인 조직 이해를 돕는 OT 문서 만들기
폴더 뭉텅이를 공유하고, ‘보다가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봐요’는 정말이지 무책임하다. 아무것도 없는 드넓은 바다에 데려다주고, 여기가 어디쯤인지 한번 맞춰보라는 것과 같다. 아무리 고경력의 신규입사자여도, 망망대해에서는 최신 네비게이션이 아니라 고물 나침반 정도는 필요한 법이다.
그들이 내가 앞으로 일해나갈 조직과 업무를 스스로도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된 도움’을 주자.
민병철교육그룹에서는 신규입사자의 입사가 확정되면, 팀의 웰컴 메시지와 동시에 요청하는 문서 작업이 있다.이 사람에게 필요한 각종 업무 정보 정리다. 정리할 실무자들에겐 그렇잖아도 바쁜 업무 일과 중 귀찮을 수 있다.하지만, HR은 꼭 이야기해야 한다. 당신의 이 귀찮음으로 이 사람이 하루라도 빠르게 일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다고.
이 문서는 인수인계 파일들이나 업무 처리 가이드가 아니라, 이 사람이 업무를 해나가는데 필요하고 참고할 수 있는 배경지식들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에 가깝다. 자주 찾게 될 구글 문서들, 사내 위키 링크, 이 사람이 팀 내 의사결정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 회의록 히스토리라든지, 특정 업무와 연결하여 살펴봐야 할 포스팅 링크 같은 것들이다. 기존 문서나 기록의 경우, 사내 업무 협업툴이나 공유 드라이브 경로 등에 익숙해지면 빠르게 찾을 수 있지만, 업무에 익숙해질 때까지 이런 정리가 미리 되어 있으면 초반 업무 파악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또, 신규 입사자가 수행하게 될 예정 업무, OJT 과정에서 시험적으로 하나둘 시행하게 될 과업 리스트들도 미리 정리해둔다. 이 리스트를 보고 신규입사자들은 앞으로 곧 내가 무엇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을 하고, 어떻게 일하면 좋을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HR 역시, OT 문서에 전 직원 대상으로 공유되어야 하는 기본 문서들이나 숙지해야 하는 최근 공지사항 등이 있다면 업데이트 해두고, 신규입사자들 대상으로 공통 진행하는 컬처 교육의 스케줄과 담당자, 예상 소요시간 등을 적어 미리 참고하게 한다.
이 문서에서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신규입사자가 오게 될 팀에 미리 요청하여 입사 첫날부터 이 직원이 움직일 1~2주치의 업무 시간표를 미리 구성해두는 것이다.
새로운 회사에 출근한만큼, 지금 이 시간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할지 바로 파악하기 어렵기 마련이다.또한, 어떤 교육이 어느 시간에 누구와 함께 진행되는지, 회사에서 공유되는 캘린더 등을 안내받아도 한눈에 매끄럽게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신규입사자가 새로운 환경에서, 내가 겪게 될 시간에 대해서 미리 인지하고 통제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전체 시간표를 작성하여 제공하면 업무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 당연히 팀 내에서도 새로운 멤버의 OJT 일정을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공통 교육이나 OJT 외에 입사자가 스스로 업무 파악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이때 파악할 정보들의 우선순위는 신규입사자라면 분간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먼저 시간표에 가이드할 개인업무는 파악할 정보의 순서로 정리하면 좋다.
세 번째, 도움을 주기 위해 모두가 안달나있음을 계속 알려주자
출근 첫날 이후에는 이벤트성 모먼트 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에 필요한 도움을 충분히 주려는 노력이 온보딩의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데 더욱 중요해진다. 결국은 조직의 분위기와 문화가 온보딩의 성패를 가른다.
입사자가 출근 첫날 HR의 웰컴 이후부터 만날 ‘회사’는 전체 조직이 아닌 일하게 될 그 팀에 가깝다. 그래서, HR은 직접적으로 또 주기적으로 새로운 멤버를 맞이한 팀과 함께, 신규 입사자가 팀 내에서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관계를 잘 만들고 있는지, 나아가 조직 분위기와 온도를 잘 이해해가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의 모든 사람이 새로운 사람을 잘 랜딩시키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신규입사자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특혜, 즉 질문 폭탄을 마구 던져도 괜찮다는 안심을 주어야 한다. 그때 사람은 조금 더 안심하고 자신이 하게 될 업무에 더욱 깊게 뛰어들 수 있게 된다.
민병철교육그룹에서는 신규입사자의 초기(2주) 랜딩까지는 소속팀의 시니어들이 신규입사자와 하루에 1:1로 최소 10분 ~ 최대30분 정도의 캐치업 미팅을 갖길 권고한다. 이 시간에는 그날 소화한 업무 중 덜 이해가 된 점, 적응 중 도움이 필요한 점 등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공유한다.
HR에서는 입사 2주, 4주(1개월), 12주(3개월) 시점에 신규입사자가 업무파악에 문제는 없는지, 조직문화와 분위기, 온도는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대화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을 통해 신규입사자는 사소하게 궁금한 점을 확인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또한 아직 조직에 적응 중인 이방인의 시선에서 우리 조직이 개선하면 좋을 포인트를 제안해주기도 한다.
이 대화에서 HR이 파악해야 하는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입사 전 기대와 현재 입사 후 상황의 비교
입사 후 본인 스스로해주는 인정과 칭찬
입사 후 아직 어색하거나 불편했던 순간
아직 조직적으로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룰이나 정책
업무를 더 잘 해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조직적인 도움
이렇게 파악된 정보는 온보딩 과정 개선은 물론, 업무 적응을 위한 도움 줄 부분 혹은 다시 명확히 이해시켜야 하는 부분을 감지하는데에 도움이 된다.
사람들에게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과 정성뿐임을 매번의 온보딩을 거칠 때마다 생각한다.
필자의 조직에서 어떤 분이 본인의 일을 설명하며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꽃밭도 가꾸고 꽃 하나도 키워야 한다고.그 말에 빗대어 온보딩 역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온보딩은 꽃 하나를 위한 정성도 쏟고, 그 꽃이 잘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 곧 조직의 문화역시 연결하여 가꿔야 하는 일이라고. 오늘도 어떻게 이 과정을 매끄럽게 디자인할지 고민 중인 모든 HR 동료들에게 같이 힘을 내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유민 in 인살롱 ・ 2022.09.22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직무역량 개발과 커리어 설계하기 : 3. 채용전형 설계/운영 및 면접 잘하는 법
들어가며오늘은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직무역량 개발과 커리어 설계하기” 중 채용전형 설계/운영 및 면접 잘하는 법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보려 합니다.<지난 포스팅 -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직무역량 개발과 커리어 설계하기>
스타트업 채용담당자를 채용하며 느낀 점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역할과 마음가짐
채용전형 설계/운영 및 면접 잘하는 법
1. 채용전형 설계/운영 히스토리
(1) 채용전형은 어떻게 만드는게 좋을까?
스타트업에서 흔히 채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채용 전형의 변경일텐데요, 실제 많은 인사담당자들의 이력서를 분석해보더라도, 채용관리의 스페셜리스트임을 어필하기 위해 강조하는 경험들 역시 채용 프로세스 개선이었습니다.
기업의 채용전형은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면접등으로 비슷하게 설계되어 있지만, 실제 각 채용전형을 운영하는 모습은 차이가 나게 됩니다. 따라서 소속한 회사만의 고유한 채용전형을 설계하거나, 채용전형의 변화를 통해 채용검증의 기준을 강화하고 싶다면 먼저 다음의 관점들을 정의한 후 그에 적합한 수단의 도입으로부터 채용전형의 변화를 구상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Why 관점) 각 채용 전형은 어떤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가?(Candidate eXperience 관점) 각 전형별로 지원자에게 어떤 경험과 메세지를 부여할 것인가?(Branding 관점) 채용전형을 통해 우리회사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 것인가? (또는 전형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우리회사만의 고유한 가치는 무엇인가?)
먼저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채용전형의 과정은, 단순히 형식을 갖추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 전형별로 선발도구로써의 단계별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지원자의 부적격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적 수단인 퍼널(Funnel)로 작용을 할 수도 있고, 각 전형별로 각각의 독립적인 평가/진단요소를 가지고 운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력확보개발평가유지방출이 잘 설계된 체계화된 기업이라면 전형적인 채용전형을 통해 상대적 열위의 지원자들을 소거해 나가는 방법이 이상적일 수 있지만, 인력의 유입이 시급한 스타트업은 단순한 소거식 전형보다는 후보자의 문제해결능력을 검증하는 전형들을 중심으로 설계해 후보자의 잠재가능성을 진단하는 방법이 보다 적합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지원자 경험과 브랜딩을 고려한다면 스타트업은 채용전형 설계부터 다양한 구상과 시도를 해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데 스타트업씬에서 면접전형은 꼭 채용단계의 최종 관문이 되어야 할까요? 면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물리적 공수와 상징성을 고려하여 최종관문으로 정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본질적인 역량을 점진적으로 진단한다는 가정하에 면접전형을 초기에 진행하고 후보자의 기본적인 장단점, 강점과 약점을 진단 분석한 후 성장가능성등을 점검하기 위한 PT과제, 과업설계 미팅, 미션 테스트, OKR설계&리뷰, 자기진단 레포트 심사, 팀 브레인스토밍 미팅, 팀 온보딩/레벨링 브레인스토밍 미팅등도 지원자 경험과 브랜딩 관점에서 고려해 봐야 하는 중요한 채용전형의 예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각각의 채용전형 과정을 어떤 목적을 위해 활용할 것인가의 관점으로 접근하여 디자인 해나간다면, 채용전형 자체가 지원자들에게는 다른 회사와 차별화 되는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고 채용브랜딩과 지원자 경험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만약 이것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면 각 기본적인 채용전형인 서류전형-면접전형을 조금씩 세분화하여 운영한 뒤 퍼널관리를 통해 각각의 지원자 유입/검증 타당도 등을 HR Analytics 관점에서 확인해보면서 우리에게 맞는 채용전형을 디자인 해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2) 메디쿼터스에서는 채용전형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왔나?
메디쿼터스의 채용전형은 형식적인 절차를 나누는 것 보다 전형 단계별로 어떤 요소를 중점적으로 파악하고 그 다음 전형에서는 기존 전형에서 파악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 인가를 중점으로 고도화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지원자에게 어떤 긍정적인 지원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염두하며 설계해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서류전형-면접전형-레퍼런스 체크를 기본 필수전형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이중 특정 전형을 강화하여 운영하거나 전형 단계를 추가하여 인사이트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① 초기에는 빠른 조직구조 구축를 위한 실무경험 중심의 면접전형을 에세이 평가 방식으로 수행하였고, .서류전형 → 면접전형 → 레퍼런스 체크.② 50여명이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선발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 이메일인터뷰 전형을 추가하였습니다. .서류전형 → 이메일인터뷰 → 대면면접 → 레퍼런스 체크.③ 이후 120명이 넘어가는 시점에 전문 채용담당자를 운영하면서 역량검증 강화를 위한 AI역량검사 전형을 도입하였고, .서류전형 → AI역량검사 → 1DAY 인터뷰(직무,조직적합성) → 레퍼런스 체크.④ 최근에는 AI역량검사 전형을 폐지하고 그 동안의 채용/면접운영과정에서 확보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리크루터를 통한 전화인터뷰 전형을 도입하였습니다. .서류전형 → 전화인터뷰 → 1DAY인터뷰(직무, 조직적합성, 역량레벨링 면접) → 레퍼런스 체크.
현재는 ④의 모습으로 디자인되어 채용전형별로 획득한 정보가 채용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공정성과 타당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과정 전형별로 담당 리크루터분들이 역량레벨링 검증과 긍정적인 지원자 경험을 위한 여러가지 브랜딩 소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메디쿼터스의 전형 구조가 특별하다기 보다는 전형 과정에서 상세 요소들을 디테일하게 점검/제공해 나가는 것이 포인트라고 생각되고, 이 부분은 추후 기회가 되면 조금 더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3) 마무리
채용전형을 설계하는 것은 단순하기도, 복잡하기도 합니다. 채용운영을 고민을 하고 계신 담당자분이 계신다면 채용전형부터 단계별 검증도구임과 동시에 Why 와 CX, 브랜딩 관점으로도 기능이 잘 구현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신다면, 우리회사만의 고유한 채용전형을 정의하고 브랜딩해 나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면접 잘하는 법 - 스타트업씬의 면접은 어떤 것을 확인해야 할까?
(1) 생각해보기 -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면접은 어떠한 모습이었나요?
면접이 모든 채용전형의 절대적인 최종 관문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이는 “사람은 직접 만나보아야 알 수 있다”는 관행적 사고로부터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면접은 매우 좋은 선발도구임에 분명하나, 이미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이론적으로는 많은 약점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과거 모 기업에서 근무시 새롭게 임원이 합류하셨는데, 본인이 직접 최종 면접에 들어가 인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통보”를 하셨고, 함께 면접을 들어가서 그 임원분이 어떻게 면접을 하시는지 살펴보니 이력서 확인도 하지 않고 면접에 참여하신채, 모든 질문이 “ 우리는 이러저러한데, 잘 할 수 있겠어요?” 라는 형식이었습니다. (예상하시겠지만 후보자들은 대부분 “잘 할수 있습니다.” 로 답변하며 합격하였고, 실제로 입사 후 잘 할수 있다던 그 후보자들은 해당업무를 수행하기 부족한 역량을 금방 드러내곤 했습니다.) 위 임원분도 본인이 직접 사람을 보고 고르겠다는 의지로 최종면접관의 역할을 해주신 것이지만, 임원으로서 뛰어난 분이신지는 몰라도 면접관으로서는 최악의 유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위와 같은 오류를 해소하고자 그 동안 대부분의 면접방법론들은 좋은 질문을 통해 직무역량(현재 보유 스킬셋)을 확인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 왔고, 실제로 면접관련 교육에는 항상 필수 역량을 확인하는 질문지 리스트가 자료로 제공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좋은 질문”을 하는 것에만 매몰되는 순간, 정작 그 질문을 통해 획득한 답변으로 어떤 보유역량을 파악하고 검증, 진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때가 있습니다. 특히나 스타트업씬에서는 해당직무의 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내가 모르는 직무에 대한 역량을 검증해야 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기에, 면접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2) 면접관의 필요역량 - 좋은 면접관이 좋은 후보자를 선발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면접관은 검증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은 채용전형과정에서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자료해석, 상황판단, 추론능력들을 발휘하여 후보자들을 검증해야 하는 것이 미션인 사람들이고 이런 면접관에게 필요한 역량은 자료해석능력, 질문구성능력, 답변판단력, 평정능력이라고 정의해 보고 싶습니다.
각각을 살펴보면
① 자료해석능력 : 이력서의 기재내용을 통해 후보자를 진단할 평가요소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예컨데, 인턴과 아르바이트로 업무보조, 응대업무 경험을 기재한 후보자가 있다면 이 경험을 통해 “고객지향 역량”, “대인관계 역량”, “성취지향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가설을 세울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역량이 채용포지션에서 요구되는 역량이고 실제로 높은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는지 전형과정에서 검증해야 합니다.② 질문구성능력 : 위 자료해석을 통해 평가요소의 확인과 보유역량에 대한 가설을 세웠다면, 그 보유역량에 대해 제대로 검증을 할 수 있는 질문을 구성해 낼 줄 알아야 합니다. 과거경험 질문과 STAR 기법등을 통해 보유역량과 잠재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상세 질문을 구조화하고 후보자의 답변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③ 답변판단능력 : 위 질문구성을 통해 후보자의 답변을 획득하였다면, 그 답변내용의 요소들을 정확히 구분하여 진단하고 재검증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재검증을 위해 다시 ②로 돌아가 2차, 3차 질문을 진행해야 하고 이 과정이 매끄러워야 합니다. 이 능력은 후보자에게 묻는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그 답변내용속에 면접관으로서 확인하고자 하는 요소들이 담겨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인 만큼 판단능력과 응용력 그리고 기본적인 면접 경험이 충분한지가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좀더 나아가 답변판단능력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i) 후보자 본인이 하지 않은 업무를 본인이 한 것으로 포장하는 경우를 주의해야 합니다.ii) 후보자가 “~인 편이다. ~인것 같다. 보통/일반적으로 그렇다.” 라는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면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iii) “총괄했다. 관리했다. 운영했다.” 등 함축적인 단어로 답변을 한다면, 후보자가 그 단어들을 어떤 범주까지 포섭하는 단어로 사용하고 있는지 다시 분해하여 점검해야 합니다.iv) 미래형, 진행중인 사항에 대한 답변을 한다면 과거형, 완료된 사항의 경험을 답변하도록 보완요청 해야합니다.v) 단기적, 우연적 결과물을 답변하고 있다면, 장기적, 지속-반복적으로 구현 가능한 결과물인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④ 평정능력 : 위 질문-답변-판단과정을 통해 획득한 정보를 기초로, 해당 후보자가 어떤 수준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고, 새로운 조직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진단하여 사전에 정의된 레벨수준에 평정을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3) 인재의 역량을 검증하는 노하우 (STAR 기법의 정확한 활용)
역량은 지식, 기술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우리가 채용하고자 하는 포지션의 정의를 통해 해당 포지션의 고성과자는 어떤 행동역량이 발휘되는지 그 수준을 정의하고 채용소요에 맞는 수준의 역량보유 여부를 검증, 진단해내야 합니다.
최근에는 역량중심 면접을 위해 STAR기법이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상황-문제(과제)-역할(수행)-결과(성과)의 구조의 질문을 통해 보유역량의 깊이와 넓이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나, STAR기법 활용시 발생될 수 있는 오류들도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STAR 기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질문을 통해 검증하고자 하는 역량요소들에 대한 정보를 도출하기 위함이나, 지원자들은 무엇이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야하기에 여러가지 요소들을 혼재하여 답변할 수 밖에 없고, 후보자의 답변내용에 휘말려 검증하고자 하는 “역량요소”에 대한 STAR이 아닌, 후보자의 답변내용의 “조건등”에 대한 STAR로 빠지게 되면, 정작 질문과 답변은 많이 오고가지만, 우리가 검증하고자 하는 역량요소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얻지 못하는 질문과정이 됩니다.
예컨데 <팀 프로젝트를 통한 성과창출 역량>의 확인을 통해, 팀워크 능력, 문제해결능력, 대인대응능력, 상황파악능력등을 확인하고자 하는 질문 과정이고, STAR을 위해 과제수행시 어려운 점에 대한 2차 질문을 했는데 “주변 상황이나 자료부족등으로 어려웠다는 답변을 한다면” 이 답변을 듣고, “왜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않았는지, 자료를 왜 미리 준비하지 않았는지” 의 방향으로 탐침질문을 하게 되면, 정작 확인하고자 했던 팀워크 능력, 문제해결능력, 대인대응능력, 상황파악능력을 기초로 한 성과창출 역량을 확인할 확률은 낮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주변 상황이나 자료가 부족한 경우 어떤 문제로 그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인지 알고 있는가?”등의 질문을 통해 상황파악능력을 다시 확인해야 하고, 그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어떻게 했는지, 그 과정에서 충돌지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 나갔는지, 그리고 그러한 조건에서의 성과를 만든다면 어떤 것을 우선 집중하는 것이 맞을지등의 질문을 해야 애초에 확인하고자 했던 <팀 프로젝트를 통한 성과창출 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질문구조가 됩니다.
잘못된 방향으로의 탐침질문이 발생되는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번째, STAR을 진행할 때에는 가치질문이나 정보질문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닌, 경험질문과 사례질문으로 파고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험과 사례를 통해 보유역량(잠재역량)의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데 "리더는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할까요? "라는 가치의 질문보다는 "리더로서 구성원들을 성장시키고 팀워크를 구축해 낸 경험을 이야기해주세요." 라는 질문이 보유역량을 진단하기 위한 좋은 시작 질문이 되고, 여기서 부터 출발하여 STAR 또는 Root Cause 방식의 질문을 이어나가면 높은 확률로 후보자의 역량의 크기, 깊이, 생각과 사고의 수준, 실제 직무경험의 팩트체크가 가능하게 됩니다.
두번째, STAR을 진행할 때에는 검증하고자 하는 역량요소에 대한 답변이 도출되고 있는지를 집중하면서 탐침질문을 진행해야 합니다.
예컨데 후보자가 답변은 많이 하고 있지만 면접관이 확인하고자 했던 요소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였다면, 후보자의 답변 중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닌, 확인하지 못한 역량요소의 확인을 위해 일정부분을 보다 상세하게 답변해줄 것을 요청하거나, 성과창출 과정 중 가장 문제가 되었던 지점들은 무엇인지를 질문하면서 검증하고자 하는 역량요소들이 확인될 수 있도록 다시 질문구조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4) 스타트업씬의 인재에게 요구되는 요소인 성장가능성 검증하기(=성장기울기의 검증)
매일매일 새롭게 발생되는 이슈들로 인해, 스타트업씬에서는 빠르게 사람을 채용하여 그레이존(Grey Zone)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따라서 그때그때 적시채용(Jit)에 집중을 하다보면, 성장역량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여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구성원의 보유역량이 조직의 성장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한계가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여러 면접방식과 질문을 활용하여 현재의 보유역량과 경험을 상세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잠재역량과 성장가능성을 검증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장기울기를 검증하는 방법으로는, 직무 디자인 면접(아키텍처 면접이나 목표설정 PT면접과 유사)을 수행해보시길 권장합니다.
(참고) 직무 디자인 면접의 예시
다른 후보자가 아닌 당신이라면 해당 직무의 미션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최우선 과제 또는 문제는 무엇이고, 당신은 어떤 범위의 과제 또는 문제까지 소화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 문제를 푸는데 어떤 역량이 중요하고, 당신에게는 어느정도 수준의 역량을 갖고 있는지?
만약 그 문제를 푸는데 지금 당장 어려움을 느낀다면 어떤 요소들을 조직이 지원하면 해결 가능한지?
이처럼 성장기울기를 확인하기 위한 위와 같은 질문과정을 통해 해당 후보자가 해당직무, 문제상황, 미션에 대한 충분한 그림과 방향을 그릴 수 있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역량요소들을 발휘하고 성장해 나아갈 수 있는지, 당장 부족한 역량요소는 무엇이고 어떤 것에 부담을 느끼는지 등을 확인을 해보고, 이 과정을 통해 해당 후보자의 보유역량과 잠재역량 그릇은 어느정도 크기와 깊이인지(즉, 어떤 성장기울기를 가지고 있는지)를 진단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마치며
최근에는 채용을 할때 “경력이 아닌 사람을 본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요, 채용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의 과거경험과 노하우를 조직에 흡수하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완성된 현재의 지원자와 함께 미래의 조직이 대면할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하는 것이고, 경력연한과 어떤기업 출신인지가 아닌 그 사람의 성향과 잠재역량을 보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됩니다.따라서 이런 문화의 조직이라면 새롭게 합류하신 분이 과거의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선호하지 않고, 합류 후 새로운 조직에서의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 문제를 정의하고, 본인만의 문제해결 방식을 새롭게 도출해내는 과정과 경험 자체를 선호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스타트업 HR에서는 이러한 분들이 장기적으로 온보딩과 리텐션유지 확률이 높음을 인지하고, 채용전형 설계와 면접 진행 과정부터 이러한 “사람”을 발견하는 노하우를 획득해 나가는 것에 집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어느순간 시장에 숨어 있던 옥석을 발굴하여 우리회사의 핵심인재로 키워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오늘도 현업에서 수고해주시는 모든 채용담당자분들을 응원합니다.
김두휘 in 인살롱 ・ 2022.09.22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직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 팀 회의팀장이 새로 발령 받아 왔고, 매주 금요일 5시에 팀 회의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팀원들은 금주의 업적 실적과 다음 주 계획, 역량 향상을 위해 한 노력, 잘한 일 3가지, 건의 사항을 발표하라고 했습니다. 처음 회의에는 10명의 팀원 중 2명이 팀 회의를 잊고 있었고 팀장은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도착 후 실시했습니다. 준비한 팀원도 있고, 별도 자료 없이 말로만 설명하는 팀원도 있습니다. 1시간은 소요될 것이라 생각한 팀 회의가 30분도 되지 않아 발표가 끝났고, 팀장은 종합하여 이야기하고, 월요일 전원 개별 면담을 한다고 한 후, 매주 팀 회의는 정해진 시간에 자료를 가지고 진행되도록 요청했습니다.두 번째 팀 회의도 1명이 지각과 자료 없이 참석했습니다. 통상 업적 실적과 계획 뿐이고, 나머지 항목은 없거나 형식적입니다. 팀장은 팀원들의 발표가 다 끝난 다음에 팀 회의는 매우 중요하며 최대한 준비하고 발표하라고 요청했습니다.세 번째 팀 회의를 하는 날, A과장이 타 팀원의 발표 중 시계를 보거나, “저것도 일이라고 발표해”, “자신이 한 것도 아니면서”, “길게도 하네” 등 혼잣말을 합니다. 발표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매우 거슬리며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A과장은 의식하지 않는 듯합니다. 팀장이 A과장에게 회의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마지막 팀장이 피드백을 하는데, A과장이 시계를 보다가 “퇴근 늦겠네” 라고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이 팀장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중요한 미팅이나 회의를 하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1) 시계를 보거나, 주변에 시선을 돌리는 등 불필요한 행동2)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 농담이나 실없는 말, 수준이 낮거나 이해 안되는 말3) “왜 안 끝나”, “해 봤자 소용없는데” 등 참석자들을 힘 빠지게 하는 언행4) 늦게 참석하거나, 회의 시간 중 일이 있어 나가겠다는 예의 없는 행동5)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다른 일 하거나 조는 행위6) 타 참석자가 말하는데 끼어 들거나 불필요한 질문을 하는 행동7) 무슨 말만 하면 반대만 하고, 잘못만 들추며 정작 자신의 주장은 없는 경우 등참석자 전체를 피곤하고 불편하게 하는 부정적이고 회의론자, 참아가며 회의나 미팅을 마무리해도 왠지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결론을 맺었으나, 그 결론이 최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효율적인 회의와 미팅이 되지 않았기에 아쉬움을 남깁니다. 같은 팀일 경우에도 한 사람의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직원 한 명 때문에 다른 팀원들의 스트레스가 쌓이게 됩니다.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으면 조직장의 리더십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가장 우려되는 일은 이러한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언행이 타 직원에게 전염되거나, 이것이 싫어 팀을 떠나게 만듭니다. 하물며 다른 회사, 만남을 통해 무엇인가 성과를 내야만 하는 입장이라면, 한 사람의 언행으로 일이 성사되지 못하고 회사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까지 합니다.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직원을 어떻게 조치하는 것이 현명할까요?세 팀장의 대응A팀장은 성격이 불 같고 매우 열정적입니다. 일이 잘못되거나 눈에 거슬리면 참지 못합니다. 경영진이 A부장을 팀장으로 임명할 때, 당부 사항 첫 번째가 성질을 죽이라는 조언일 정도입니다.A팀에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과장이 한 명 있었습니다. A팀장과의 첫 미팅에서 “그 안은 이전에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해 봤자 입니다” 라 말했다가 1시간 이상을 전체 앞에서 질책을받았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A팀에서는 ‘팀 회의에서 대안 없이 반대만 하거나, 부정적으로 말하는 직원은 팀에서 떠나라’ 는 말이 회자되었습니다. A팀장은 자유스런 분위기 속 의견 개진보다는자신의 말에 무조건 순응하길 원합니다. A팀장 모르게 뒷담화를 하는 일이 있을지 몰라도, A팀에서 부정적이고 회의적 언행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팀원 전체가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를 않습니다. A팀장도 팀 회의 보다는 팀원 개별 미팅과 지시를 선호합니다.B팀장의 경우, 부정적이고 회의적 언행을 하는 직원에 대해 관대한 편입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직원에게 B팀장은 질문을 합니다. “김과장의 결론은 무엇인가?”, “이 일을 성공하기 위해 이대리가맡는다면 무엇을 최우선으로 하고 누구와 함께 일하겠는가?” 모두가 반대해도 해야만 하는 일인데, 그래도 이차장이 담당해야 하지 않겠어? 이 차장만 믿는다” 와 같은 방식으로 부정적이거나회의적인 팀원에게 일을 맡기는 편입니다. 팀원들이 맡긴 일에 대해 나 몰라라 하기 보다는 조금이나마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팀원 중에 일정 기간 이상 기회를 주고, 많은 조언과 꾸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려 하지 않는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사람은 B팀장은 함께 가기 힘든 존재로 판단해 매우 냉정해 집니다.C팀장은 방임형 스타일입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신경을 쓰지 않는다. 전체가 모여 회의하는 일도 거의 없고, 팀원 중 부정적으로 말을 하거나 회의적인 언행을 해도 알아서 하라는 식입니다.B팀장은 자신의 일만 하면 되며 남의 일에 관심을 갖거나 이런 저런 이야기해도 소 귀에 경 읽는 식입니다. 팀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면 그래서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하길 원하느냐 묻고 그것이 끝입니다. 들어주고 질문한 것만도 대단하다고 합니다. 팀원들도 팀장에게 변화와 개선이 있을 것이라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과거, 석간 신문이 있던 때였습니다. 홍보팀의 특근은 석간 신문을 읽고 불리한 기사가 있으면 조치하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A회사는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작성한 기자, 편집국, 편집국장에게 전화 또는 찾아가 문제 기사를 내리고 다른 기사로 대체했습니다. 반면 B회사는 무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그 어떠한 기사라도 관심을 갖는 경우가 없었습니다.기자와 편집국은 어느 회사의 이슈에 더 관심을 갖겠습니까? 부정적 영향력이 큰 기사를 작성했을 때 이들은 어떤 요구를 할까요?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직원이 많으면 팀워크가 약화되고 성과를 창출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을 강하게 질책하면 팀의 자율과 공유의 문화가 영향을 받게 됩니다.리더라면 그 때 그 때 여러 여건에 따라 조치해야 합니다.강압도 방치도 아닌 조직의 룰로써 가져가는 방법도 좋은 방안입니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