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교육은 교육하지 않는다(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를 읽고)
조직문화와 성장이라는 주제로 책을 찾다가 15년에 출간된 유물 같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넷플릭스와 조직문화에 관한 글이 많지만, 예전에는 구글과 조직문화에 대한 책이 많았습니다. 원제는 ‘Work Rules’로 구글 인사팀의 일하는 원칙들이 담겨 있습니다.이런 책의 좋은 점은 빠르게 성장하며 세상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본인 조직의 인사적 성공요인들이 무엇인지 총체적으로 보여준다는데 있습니다. 저자인 라즐로 복은 “직원에게 자유롭게 하는 조직철학”을 중심으로, ‘채용’, ‘채용’, ‘또 채용’, ‘권한이양’, ‘성과관리’, ‘고성과자/저성과자관리’, ‘교육’, ‘차등보상’, 넛지 등 구글 조직문화의 세부 부분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조직 문화는 한 부분으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부분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이루어진 일종의 생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하나하나가 고유한 생태계를 가진 행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다른 조직의 문화를 가져오고 싶더라도 나무 한두 그루(제도나 이벤트, 복지 등)를 가져온다고 똑같은 생태계를 구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조직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하면서 개별적인 아이디어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게다가 1등 기업의 연봉 수준과 복지는 참... 따라하기 어려운 부분이죠...)이 책은 채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니 우리도 채용을 중요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겠죠? 하지만 우리 회사는 더 이상 채용 TO가 없다면 어떨까요? 외국 기업처럼 해고가 쉬운 구조가 아니라 TO가 갑자기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럼 기존의 임직원들을 성장시키는 ‘교육’에 대한 인사이트를 적용해볼 수 있겠죠. 이 책에서 오히려 교육 부분이 눈에 들어왔던 이유는 (철학과 연결되) 교육의 접근방식도 다르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늘 변화하고 회사는 이에 대응해야합니다. 채용도 단기적이고 장기적인 변화 대응하는 방법일 수 있지만 이럴 땐 교육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입니다.그럼 구글은 어떻게 교육을 할까요? 구글은 교육을 하지 않더라구요.'교육'은 어쩌면 직원을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하지만 구글은 직원을 교육의 대상이 아닌 학습의 주체로 대합니다. 구글 직원은 스스로 훈련을 하고, 다른 직원들을 가르치며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1.신중한 훈련(Deliberate Practice)에 집중한다
‘최고의 학습법’은 특수한 어떤 기술을 완벽한 수준으로 다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는 대부분의 운동선수, 예술가들의 방식입니다. 작은 과업으로 쪼개고 의도적으로 수없이 반복하면서, 매번 즉각적으로 평가해 교정하고 실험하는 훈련이라는 뜻으로, ‘신중한 훈련’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예를 들어 성난 고객을 응대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강사들은 먼저 ‘당황하지 말라’, ‘고객에게 감정을 분출하게 할 시간을 주어라’ 등 몇 가지 원칙을 제공하고, 직원들은 이를 체험해보는 역할극을 진행하는 학습프로그램을 경험합니다. 이에 대해 토론을 하고 역할극을 찍은 동영상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역할극-토론-영상 확인’이라는 동일한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했습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성난 고객을 응대하는 방법을 찾는 학습의 주체가 됩니다.직원들이 직접 성장할 수 있는 방식이면서, 단순히 교육을 제공하는 것보다 직원들이 많은 연습을 통해 실제 지식을 체화를 시킬 수 있는 방식입니다. 많이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전달하는 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2.직원을 강사로 모신다 (강사가 직원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저자는 '가장 좋은 강사는 바로 회사의 직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회사의 직원이 회사와 고객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모든 회사 내부에 최고의 영업직원이 있을 것이고 이 영업직원을 강사로 삼아 다른 직원을 가르치게 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온 강사는 일반적인 교육 밖에 할 수 없지만, 내부 직원은 실례 사례를 통한 중요한 내용은 우선적으로 전달하고 실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무언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 학습의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최고의 영업직원은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며 스스로의 방법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도 더 나은 영업실적을 가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직원을 강사로 모시는 또 한 가지는 이유는 목적의식을 부여한다는 점입니다. 직원이 일상 업무에서 의미를 찾지 못할 때 다른 사람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자극과 영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직무의 각 영역을 작게 구분해보면, 각각의 최고의 직원이 존재할 있습니다. 모두가 다른 직원을 가르치는 강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꼭 직무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명상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처럼 간접적으로 직무와 회사 생활에 영향을 주는 분야를 가르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3. 학습 프로그램 4단계 평가 모델
구글은 실제 행동을 바꾸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면 투자하지 않습니다. 학습 프로그램을 4가지로 구분해서 평가하고,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만 운영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결론 평가 > 업무수행 평가 > 학습 평가 > 반응 평가 순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프로그램만 남깁니다.
1) 반응 평가
반응평가는 학습 과정에 대한 학습자의 반응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학습 과정 자체가 재미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재미있다’와 ‘유익하다’ 사이의 끊임없는 균형맞추기가 관건입니다. 학습 시간 자체에 호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학습 평가
학습 평가는 학습자의 지식이나 태도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평가하는 것입니다. 학습이 끝나고 시험이나 설문조사 방식으로 묻습니다. 교육 이전과 이후에 학습자에게 변화가 나타나야 합니다.
3) 업무수행 평가
업무수행 평가는 학습자가 업무로 돌아가 태도가 변화했는지를 타인에게 묻는 것입니다. 학습한 내용이 단기 기억에서 휘발되지 않고 장기 기억으로 녹아들어갔다면, 실제 업무로 돌아가 변화가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학습자에게 물어보면 후한 점수를 매길 수 있으니 대신 부서장에게 물어보면 보다 공정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4) 결과 평가
결과 평가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달성되었는지 평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출이 올랐는가? 얼마나 더 나은 리더가 되었는가? 등 평가 하는 것입니다. 교육을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의 차이를 확인해보면 됩니다.기업에서 진행하는 교육/훈련은 효과적이지 않은 이유는 3가지라고 합니다. 목표설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부적격자가 과정을 맡아 진행하며, 여러가지 측정과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훈련의 목표를 세분화하여 설정하고, 직원에게 과정을 맡기고, 피드백을 통해 개선해 나간다면, 기업은 더 좋은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가질 수 있을 것 입니다. 특히, 피드백이 중요함은 많이 들었지만 단순한 이해를 넘어, (무엇을 피드백하고 어떻게 피드백해야 할 지를 알고) 실행하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교육이 아닌 '성장 코칭'으로
구글의 교육법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어쩌면 교육보다는 '학습지원' 혹은 '성장코칭'이라는 말이 더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르치는 것이 아닌 직원 스스로 성장하도록 적극적으로 방향을 가이드하는 방식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직원들과 함께하는 지금 시대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구글 같은 학습하는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누구나 성장하길 바라고 또 남이 성장하도록 돕기를 바란다는 인식에서 모든 걸 시작합니다. 단순히 '인간적인 철학'을 넘어서, 실제 기업 내 학습과 성장의 관점에서 '더 효율적인 철학'이 아닐까 싶습니다.앞으로 ‘직원’을 교육 대상자가 아닌 ‘학습 주체자’로써 동등하게 여기고, ‘교육장’이 아니라 스스로의 성장할 수 있도록 맘껏 연습해볼 수 있는 ‘훈련 공간’을 제공하고, ‘직원이 강사가 되고, 또 다른 직원을 강사를 키워내는 프로세스를 만들어 가는, ‘성장지원’의 체계를 꿈꾸어 봅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4.01.27 한끗 HR (5) - IT 교육 담당자를 위한 질문
'DT(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라는 키워드가 최근 몇년간 기업 경영의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IT 관련 사내 교육 운영이 HRD 담당자의 필수 업무로 떠올랐습니다. 또한, 급격한 경기 변동으로 인해 긴축 경영이 이어지면서 개발 관련 인력 조달의 방법이 '사서 쓴다'(신규 채용)로부터 '길러서 쓴다'(내부 인력 재교육 : Re-skilling 등)로 이동하는 흐름도 느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IT 교육 참가자 - 기획자 - 운영자의 입장을 모두 겪어보며 느낀 기업 내부 IT 교육의 현실은 다소 아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한 걸음 더 앞서 가는 IT 교육을 운영하고 싶은 HRD 담당자 분들을 위한 한끗 HR 다섯 번째 이야기, 'IT 교육 담당자를 위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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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T 교육 운영은 왜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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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방향으로 나뉠 수 있겠지만, 'DT 키워드에 발맞춘 구성원의 역량 향상'이 주된 답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IT 교육 과정의 참가자 분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저의 경우, 지금은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며 조만간 통계/데이터과학을 복수전공할 예정일 정도로 데이터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공부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당히 엉뚱한 계기로 '빅데이터'라는 용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2011년 가을, 당시 재직 중이던 회사의 HR 정책에 따라 부서별로 할당된 사내 교육 과정 이수 목표를 채우기 위해 반강제적으로 할당된 온라인 교육과정을 통해서 '빅데이터'를 처음 접했기 때문인데요. 그때만 해도 제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은 명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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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업무 처리하기에도 바빠 죽겠는데
이걸 대체 왜 들어야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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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의 저는 단 한푼의 개발비 예산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10,000개가 넘는 전사의 모든 유형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획/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지금 되돌이켜 생각해보면 엑셀 + 파워 쿼리 + 매크로 정도만 조합하면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그 당시에는 방법도 몰랐고 아이디어 또는 힌트를 줄 수 있는 분도 주위에 없어서 블랙홀 너머에 혼자 떨어진 기분이었습니다.
부족했던 저의 주니어 시절을 소개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당시의 저에게 필요한 교육이 '빅데이터 개론'이었을까요? 그 시간에 파워 쿼리와 매크로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Tool 개발 방법론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빠르게 만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즉, 'IT 교육 운영이 왜 필요한가?'는 생각외로 중요하지 않은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 더 먼저, 본질적으로 고민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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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 참가자는 왜, 어떤 목적으로
해당 교육을 신청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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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교육 참가자의 사전 지식 수준은 어느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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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부터 가능해야 뜀박질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IT 교육은 지금 '걷기'를 가르치고 있을까요?
질문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다수의 대기업이 'DT' 키워드에 주목하여 다양한 사내 IT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과정을 통해서 '파이썬', 'SQL' 등의 각종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기초적인 맛보기 단계를 경험한 구성원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해당 구성원 모두에게 '파이썬'과 'SQL'이 유료 교육을 수강해야 할만큼 꼭 필요할까요?
경기가 나쁘지 않아서 HRD 관련 예산이 충분히 주어지는 시기에는 'DT'에 대한 범용적 이해의 차원에서 '파이썬'이나 'SQL'을 수강하는 것 또한 좋은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그 안에서 최적의 해를 찾아야 하는 시기에는 좀 더 단기적/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교육의 운영이 필요합니다.
앞서 1번 질문에서 소개 드렸던 저 자신의 사례에 빗대어 말씀드리자면, '빅데이터 개론'보다는 '파워 쿼리와 매크로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Tool 개발 방법'이 지금의 필요에 맞닿아 있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를 진행할 때에 Raw Data의 크기가 크지 않다면 파이썬과 SQL을 조합해서 대시보드를 만드는 것보다 엑셀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가공하고 차트 기능으로 시각화를 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인 문제 해결책을 찾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엑셀의 경우 비전공자 사무직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좀 더 높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속도 또한 그만큼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우리가 운영할 교육과정에 참가하는 분들께서 가지고 계신 사전 지식 수준은 어느정도일까요? 이 질문이 필요한 이유를 앞서 예시로 든 SQL과 엑셀을 가지고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엑셀을 잘 다루는 분이 SQL도 훨씬 빨리 배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본적인 논리 구조가 비슷합니다.)
SQL도 솔루션의 종류가 다양하고, 종류별로 초기 학습자가 느끼는 난이도 차이도 큽니다.
실제 현업에서 자주 사용되고,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에도 자주 접하게 되는 SQL 솔루션으로는 MySQL, PostgreSQL, Oracle 등이 있습니다. 이 모든 솔루션은 같은 SQL이지만 특징이 다릅니다.
MySQL :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초기 진입 장벽이 낮고, 배우기도 쉽습니다.
PostgreSQL : 고급 기능이 많고 확장성이 뛰어나지만, Windows 기반 PC에 초기 셋팅을 진행할 시 각종 오류가 다양하게 많이 발생하여 초기 진입 장벽이 다소 높습니다.
Oracle : 보안 기능이 강력하여 대기업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학습 과정에서 개인이 개별적으로 학습할 시 라이선스 비용 문제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특성을 고려할 시, '평생 처음으로 SQL을 배우는 비전공자 사무직군'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개발직군'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이 필요로 하는 SQL 솔루션은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비전공자 대상으로 3~4일 단기과정으로 SQL 입문/초급 과정을 운영할 시 PostgreSQL을 기준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Windows 기반 PC 상에서 발생하는 셋팅 문제 때문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비전공자의 특성상 다양한 에러 메시지에 대한 자체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교육과정 초반에 해당 오류 해결을 위해 많은 시간이 투입되어 커리큘럼 정상 진행에 방해가 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즉, 최신 트랜드의 기술이 'DT'의 답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PostgreSQL이나 Oracle SQL 솔루션이 필요하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MySQL이나 엑셀 스프레드시트만으로도 '적정 기술'일 수 있습니다. 혹은, 지금 당장 PostgreSQL이나 Oracle SQL 솔루션을 다루기에는 SQL의 기본 개념과 원리조차 생소한 교육 참가자도 다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 참가자에게는 그에 맞는 '적정 기술'이 최신 트랜드를 반영한 기술보다 현실적으로 더 와닿는 교육 과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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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우리 회사는 지금 어떤 기술을 사용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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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또는 교육학을 전공하신 후에 HRD 담당자로 일하고 계시다면 이 질문이 가장 어려운 질문일 수 있습니다. IT 기술의 특성상, 사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술(소위 말하는 '기술 스택')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야한다는 점이 이러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자원과 노력을 들여 기획하고 운영한 교육과정이 현업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기술 스택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각 분야별 기술 스택의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SQL : MySQL, PostgreSQL, Oracle SQL, MariaDB, NoSQL 등
데이터 분석 : Python, R, SASS 패키지 등
프론트엔드 개발 : HTML, CSS, Javascript 등
백엔드 개발 : PHP, Node.js, Javascript, C++, C#, Java, Python 등
ERP : SAP, Oracle, 더존 등
게임 개발용 3D 그래픽 솔루션 도구 : 언리얼 엔진, 유니티 엔진 등
백엔드 개발의 표준 언어를 C++로 사용하고 있는 회사에서 Python을 기반으로 하는 백엔드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전사 성과 향상에 있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최근 트랜드에 기반한 새로운 언어를 교육과정에 추가하는 것이 장기적인 전사 성과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지금의 필요를 채워주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시, HRD 담당자가 기술 스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교육 참가자의 교육과정 개설 내역에 대한 불만
필요 기술 스택 분야에 대한 강사 구인 상의 어려움으로 인한 교육과정 개설 불가
(교육 운영 담당 외주 업체의 제안을 전적으로 수용할 시) 사내 기술 스택과 무관한 기술에 대한 교육 개설
교육 운영 담당 외주 업체 관계자(또는 교육과정 담당 강사)가 사내 HRD 담당자를 무시하는 경우
즉, IT 교육과정 기획/운영을 맡고 있다면 기술 트랜드와 사내 기술 스택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는 갖춰야 합니다. 담당 업무에 대해 무탈하게 처리하고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HR 트랜드를 쫓아가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 트랜드와 사내 기술 스택을 놓치고 있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딘가에서 뒷담화나 무시의 대상이 될 위험성이 높으며 그만큼 성공적인 IT 교육 운영으로부터는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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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어렵지 않은 일은 없지만, 사내 IT 교육 기획/운영이야말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러 형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는 합니다. 저 또한 (교육 운영 담당 외주 업체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사내 IT 교육 기획/운영 담당자 분들을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다양한 장/단기 교육과정을 운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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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뿅뿅지구오락실 시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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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뻔한 답이라서 죄송스럽지만)
저는 그 답을 엉뚱하게도 제가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인 '뿅뿅지구오락실'에서 찾았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의 출연자 중 한 명인 래퍼 이영지씨는 시즌 1에서 함께 출연한 개그우먼 이은지씨에게 "언니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시즌 2에서는 반대로 이은지씨가 이영지씨에게 '사진을 잘 찍는 방법'에 대해 묻습니다. 그 때, 이영지씨는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다른 특별한 것은 없어, 피사체를 사랑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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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뿅뿅지구오락실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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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말로 '참가자를 사랑하는 것'이 '교육과정을 잘 기획/운영하는 방법'이지 않나 싶습니다. 교육 참가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바탕으로 그들의 현재 상황(배경지식 수준/사내 기술 스택 및 관련 환경)과 미래 목표 지점(수강 목적) 사이의 간극을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HR 방법론이나 교육학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부족을 뛰어넘어 좋은 사내 IT 교육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믿음을 여러분께 소개하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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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다음 글에서 보시고 싶으신 주제가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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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끗 HR 다른 글 바로가기 >
① 지원자를 배려하는 HR
② 신규 입사자를 응원하는 HR
③ 퇴직자를 배려하는 HR
④ 이별의 예의를 아는 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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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살롱 in 인살롱 ・ 2024.01.27 레퍼런스체크(평판조회)? 평판조회의 목적과 필요성
1. 레퍼런스체크(평판조회)란 무엇일까?
레퍼런스체크, 대한민국에서는 평판조회라고 불리는 이것은 대체 무엇일까? 요즘,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기업이 누군가를 채용할 때, 정기 채용이 아닌 수시 채용으로, 신입 채용이 아닌 경력 채용으로 채용 기조를 변화시켜 나가면서,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지원 현장에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채용 현장에서 더욱 많이 등장하고 있는 단어인데, 평판조회는 기업이 후보자를 알아보고 채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중요한 단계 중 하나로, 후보자가 과거 다녔던 직장, 학교에서 후보자와 함께 일했던 동료, 상사, 부하 등에게 후보자의 역량, 성향, 태도 등을 물어서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평판조회라는 것에 대해서 오늘날 핫한 GPT선생님의 친구 달리(Dall-e)에게 여러가지 정보를 주고 평판조회를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더니, 아래와 같은 그림을 제시했다. 후보자의 이력서를 보고, 후보자를 잘 아는 누군가에게 물어서 조금 더 자세히 후보자를 들여다 보는(돋보기로) 이미지가 평판조회의 목적과 그 수단을 잘 나타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 평판조회에서 후보자에 대한 무엇을 물어볼 것인지는 기업의 담당자, 향후 함께 일하게 될 미래 조직, 동료가 후보자에 대해 어떤 기대치를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큰 범주안에서는 아래의 것들을 알아보고자 하는 목적이 존재한다. (잡코리아 2022년. 국내기업 639곳에 대한 리서치에 따르면)
후보자의 업무적 전문성에 대하여 (후보자의 업무적 역량이 우리 회사가 원하는 수준인지?)
후보자와 함께 업무를 한다면, 이 사람을 믿고 일을 주거나 함께 할 수 있는지?
후보자의 경력, 성과, 역량의 검증/확인 (면접, 서류 등에서 지나친 과장이나 거짓말이 있는지)
후보자의 커뮤니케이션 및 대인 관계 역량
후보자의 문화적 접학성( 인성, 성향, 태도 등이 어떠한지, 그래서 우리 회사와 맞을지?)
위의 큰 틀에서, 기업이 후보자의 어떤 역량이, 어떤 태도가 정확하게 존재하는지, 아닌지 같은 것들을 더욱 세세하게 물어볼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 된다.
2. 레퍼런스체크(평판조회)는 왜 해야 되요?
서류와 면접이면 충분하지 그 귀찮은 평판조회를 시간과 돈을 들여서 왜 굳이 하나? 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은 오늘날의 현업에서도 가지고 있는 단골 이슈이다. 실제로, 채용을 진행하시는 실무의 많은 담당자 분들이 평판조회를 통해서 후보자에 대해 안 좋은 점, 후보자의 거짓말이 발견되어도 그게 의미가 있냐고 여쭤보시곤 한다. 일단, 가장 강력한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평판조회 또한 기업이 후보자를 채용하는 과정의 중요한 하나의 프로세스이기에, 평판조회를 통해서 후보자에 대해 알아보고 나서 문제의 소지가 발견되면 기업은 후보자를 탈락시킬 수도 있다 (물론 평판조회의 실시 여부와 동의를 후보자에게 사전에 받아야 한다. 이는 다음 글에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평판조회는 어떻게 보면 면접과 마찬가지이다. 23차례의 면접을 통해 면접관(미래 동료)는 후보자를 보고 이 후보자가 우리와 함께 일할 사람으로써 역량이 충분한지, 태도는 어떠한지, 커뮤니케이션이 어떠한지 등등을 보고 합격/불합격을 결정한다. 하지만 평판조회는 후보자에 대해서 확인하는 사람(과거 동료)이 후보자를 이미 겪은 후보자의 이전 직장의 동료, 상사, 혹은 부하라는 점이 다르다.면접이라면, 면접 담당자는 후보자와 초면일수도 있고, 2번 정도 만난 그리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짧은 순간에 후보자를 평가하는 것이지만, 평판조회는 이미 후보자와 짧게는 몇 개월 일 수도, 길게는 몇 년 이상을 함께 지낸 사람이라 후보자에 대해서 면접 담당자보다는 잘 아는 사람이 긴 시간에 걸쳐서 누적된 후보자와의 업무 협업 경험과 일했을 때의 인상, 성장 가능성 등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다.이것이 평판조회가 올바르게, 행해졌을 경우 채용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면접이 후보자의 역량, 인성, 태도 등을 짧은 시간안에 미래의 동료가 핵심적으로 바라보는 역량, 태도에 대한 인상 파악 행위라면,평판조회는 후보자의 역량, 인성, 태도 등을 긴 시간에 걸쳐 과거의 동료가 기억하는 후보자의 흔적, 즉 데이터 파악 행위로 볼 수 있다.물론, 기업의 입장에서 우리 회사에 지원한 후보자에 대해, 후보자가 제출한 서류와 12차례의 면접 만으로 후보자의 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후보자와 함께 일할 우리 회사의 현재 직원들과의 조합, 우리 회사의 문화와 어울려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아닌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혹은 그런 아주 뛰어난 면접관님, 채용담당자님들만 계시다면), 평판조회는 분명 아주 귀찮으면서 굳이 안해도 되는 될 번거로운 행위가 될 것이다.하지만, 적어도 오늘까지는 서류, 1~2차례의 면접 만으로는 후보자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서류와 2번의 면접으로 후보자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겠는데, 정확하게는 모르겠는 상태에서 채용을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되는 "애매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이 "애매한 상황"은 운이 잘 풀리면 좋은 사람을 채용하게 되지면, 운이 안 풀리는 경우가 되면, 후보자를 뽑은 기업도 손해, 뽑힌 후보자도 손해를 보는 : 애매한 상황이 불행한 상황이 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어느 한 리서치에 따르면, 기업이 사람 한 명을 잘못 채용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손실을 경제적인 비용으로 계산했을 때, 임원급 인재의 잘못된 채용은 해당 임원의 연봉의 24배에 달하는 기회비용(손해)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제시하였다.신입의 채용에서 경력의 채용으로, 정기 채용에서 수시 채용으로 세상이 바뀔 수록 인재의 회전율이 빨라지고 있다. 이제 인재들에게 평생 몸 담아야 할 직장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기업을 운영하는 관리자나 대표자라면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자 하는 인재도 곧 있으면 이직을 할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지금 우리회사에 지원한 것도 앞선 회사에서 잠시 있다가 우리 회사에 오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는가?이제 "회사"는 후보자가 우리 회사에 입사하여 "동료"가 된 이후에, 아주아주 오래오래 함께 일하며 학습하면서 엇나간 생각과 방향을 맞추어보고 성과를 낼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요한 건 애초부터 우리 회사, 우리 조직이 지닌 태도, 방향과 어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을 파악하여 이 사람을 채용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네카라쿠배당토의 "토"를 담당하고 있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님은 어떤 한 외부 강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고 이렇게 대답했다.질 : 토스가 회사의 조직문화가 굉장히 훌륭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구성원들을 교육하시는가? 조직문화를 그렇게 만드는 비결이 뭔가?답 : 우리가 원하는 인재상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런 인재가 많으면 우리의 조직문화가 된다. 비결(?)은 누군가에 대한 교육보다, 애초부터 토스다운사람을 채용하는 것입니다
3. 마치며 (다음 아티클은?)
이상으로 평판조회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평판조회라는 행위에서 고려해야할 법적 이슈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어떻게 대응하여 효과적인 평판조회를 할 수 있는지와 후보자에 대한 평판조회를 통해 후보자를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서 어떤 프로세스와 방식을 설계해야 하는지로 이어보겠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4.01.28 PMI(Post Merge Integration)에서의 HR의 역할
산업의 생성과 소멸이 빨라지면서 기업들의 M&A규모와 빈도수는 점차 늘어가고 있다. 아래 그래프는 SK그룹의 M&A 건수로 17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이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 보다는 어느정도 밑바탕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회사 지분의 매입/매각 과정의 수익을 주로 추구하는 금융기업과 달리 일반기업은 M&A 후, 인수한 기업을 재 정비하여 성장시키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추구한다. 이 과정을 PMI(Post Merge Integration: 인수 후 합병)라고 하는 데, 이는 물리적 결합과 화학적 결합으로 구분할 수 있다. HR 관점에서 제도를 새롭게 수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전자이고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은 후자에 해당한다.
대기업에서 최근에 인수한 스타트업을 가정해서 이야기를 해 보자. 100명이 넘어가는 스타트업은 기존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한계를 느낀다. 지인을 채용하거나, 즉흥적인 보상을 시행하거나, 직관에 의한 평가는 구성원들의 불만을 낳게 된다. 또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대기업 모회사와 기업 운영의 관점의 차이로 갈등을 겪게 될 수 있다.
따라서 PMI라는 과정이 필요하며 HR은 채용, 직급, 평가, 보상, 승진, 퇴출 등 전 과정에서 모회사와 신규 인수회사간 가교 역할을 해야한다.
채용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회사의 다양한 사업부 및 실에서 인력수요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력은 누구인가? 예를 들어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24년의 주 목표라고 하면 개발자 인력에 대한 채용을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 외의 인력들은 wait & see의 stance를 권한다. 왜냐하면 채용은 비용과 연결되어 있고 인수 첫해에는 이벤트성 비용 증가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기존 인력의 퇴임, 모회사에서의 신규 전입, motivation을 위한 특별 보너스 등으로 재무제표에 부담을 줄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수익성, 인력의 증감, 인당 생산성 등을 기준으로 전사적으로 채용을 할 지, 아니면 기존인력을 유지할 지에 대해 방향성을 잡고 이에 대한 내용을 각 사업부/실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급은 모회사와의 소통, 기존 고객사와의 거래, 내부 조직문화 등과 관련이 있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세부적으로 직급이 나뉘어져있는 회사라면 인수 후에 직급을 모회사 기준으로 통일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업종에서는 외부로 보여지는 직급이 높을 수록 단가책정에 유리한 경우도 있고, 도제식으로 인력을 육성하는 조직의 경우 조직의 위계질서가 무너져 주니어 구성원에 대한 육성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모회사의 직급체계를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되며 업종 및 피인수기업의 성장 히스토리를 감안해야 한다.
대기업에 인수되면서 내부적으로 침참해 있던 갈등이나 불만이 밖으로 표출될 수 있는데 주로 조직공성과 관련된 내용이다. 조직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구성원들이 인식하게 되면 구성원의 근속이나 조직몰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 핵심 변수는 평가는 보상제도이다. 평가의 로직을 만들고 이를 보상과 체계적으로 연계시켜야 하며 해당 과정은 가능한 구성원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각 구성원들의 업적은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보상 자체를 똑같이 줄 수는 없지만 보상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면 조직의 공정성을 지킬 수 있다.
호봉제에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승진을 하게 되어있으나 역할/직무급을 도입하게 되면 구성원이 수행하는 역할이나 직무에 따라 승진을 하게 된다. 직급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각 영역별로 일반 구성원과 리더가 하는 일, 전문영역에 대한 정의, 역량체계 수립 등 조직과 일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 명확히 정의를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영역이 어려운 이유는 외부환경의 변화가 빠르고 사업의 영역이 파괴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요구되는 역할과 역량이 지속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따라서 HR은 기업의 비전이나 사명과 같은 다소 고차원적인 영역에도 개입을 할 필요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수립한 후, 이와 연계한 직무/직급체계를 다소 유연한 형태로 설계한다면 호봉제의 단점을 극복하고 역할/직무급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을것이다.
정종원 in 인살롱 ・ 2024.01.27 Z세대 팀원에게 YES를 이끌어 내는 법
<** **Z세대의 “3요”에 대한 생각>
사람관리 중 최근 많이 다루는 주제는 단연코 Z세대에 대한 것이다(MZ는 이미 지났고 이젠 알파, Z세대로 규정되고 있는 추세다) 언젠가 필자는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Z세대 팀원들에 대한 팀장들의 고충을 들은 적이 있다. 이른바 “제가요? 이걸요? 왜요?”로 표현되는 "3요"다(실제로 이렇게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대략 이러한 뉘앙스로 말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는 것).
어떻게 보면 지금 팀장들이 사원 대리일 때는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지만 이제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때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괘씸하다 생각도 들지만 이런 상황에는 좀 더 이성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왜 이렇게 거침이 없을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예전에는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조직에서 주어진 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라는 “무리인식”이 더 강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때도 “성장 없는 직무"라고 여겨지는 일, "왜 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되는 일"에 대해선 마음속으로 불만이 있었고 동료들 간에 술 한잔을 기울이면서 푸념을 하곤 했던 것 같다. 다만 대놓고 말하지 못했을 뿐.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무조건적인 “무리의 성장”보다 “개인의 성장”이 더 중요해졌고, Z세대들에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일 수도 있다. 의미없이 “소모”될 순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최근의 조직개발, 인사정책의 기류는 성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적의 개인 경험(직원경험)이 중요해졌고 개인의 성장을 어떻게 조직의 성장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다.
필자는 이 문제가 Z세대만의 문제라고 보진 않는다. 생각해 보자. 나는 예전에 그런 생각을 안 했을까? 부장님은 안 그랬을까? 우리는 자신의 성장과 내 미래를 위해 회사를 다니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Z세대뿐 아니라 그 누구도 성장 없는 직무에 몰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본질이다. 우리는 Z세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보다 어떻게 해야 일을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을까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래는 Z세대에 대한 특성을 실은 한 보고서(인터비즈 재인용)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이들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세대와는 무엇이 다른지 한번 살펴보자.
“Z세대가 보이는 독특한 성향은 무엇일까? 인정 욕구가 크면서 동시에 철저히 독립적이라는 것이다. Z세대의 73%는 조직 내 누군가가 자신에게 조언해 주고 인정과 칭찬, 피드백을 통해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일터에서 적절하고 적시적이며 충분한 피드백을 받기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조직이나 타인에게 의존적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성장하려면 주변과 조직의 적절한 도움이 필수지만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주변과 조직에 의해 소진되고 도태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정 욕구가 크면서 동시에 철저히 독립적인 이들의 양면성은 변덕스럽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된 생존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75%는 현재 회사에서 앞으로도 학습과 성장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직하지 않을 것이라 응답.했다. 지속적 학습과 이를 통한 성장만이 자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존재감을 유지해 특정 조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Feldmann, D. (2013). Inspiring the Next Generation Workforce: The 2013 Millennial Impact Report, 23. Indianapolis, IN: Achieve Guidance. 인터비즈 휴탈리티리더십 https://blog.naver.com/businessinsight/222691388465
물론 정치 경제상황, 문화의 변화 등 세상의 변화에 따라 세대 간의 가치관은 달라질 수 있다. Z세대가 더 독립적이고 개인적이며 생존에 특화되어 있으며 조직의존도(충성도)가 낮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조직관리의 핵심은 기성세대와 Z세대와 다르지 않다. 결국 사람의 “본성”은 같기 때문이다. Z세대가 참을성이 없고 이직을 자주 한다거나 조직에 덜 희생적이라고 해서 그렇지 않은 기성세대는 이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더 나은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문제의 본질은 새로운 세대의 출현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리더의 덕목이며 그중 하나인 “역지사지”의 모습으로 "대응"하냐 그렇지 않냐의 문제다.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멀리 있지 않다. 그리고Z세대를 이해하고 이들과 잘 지내는 방법 또한 신박한 무엇인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경험이 많든 없든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은 것이다. 내가 불편한 것은 남들도 불편한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이 조직에 성장이 없다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Z세대가 이직이 잦다면 그 원인이 다른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원인이 분명하다면 다른 사람 또한 계속 이직을 시도할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Z세대에게 Yes를 이끌어 내는 법>
첫 번째,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역지사지는 황금률이다>
역지사지의 모습을 갖는 것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왜 그럴까? 그럴 생각이 있는 사람은 그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스킬이 없어도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진솔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이해가 불가능하다. “라테”를 말하며 혀를 차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건 없다.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전문가라는 사람들만 찾아 나서다가 끝이 날 것이다. 생각의 문제라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어떨까? 만약 내가 하는 일이 "가치가 떨어지고 성장 없는 일"이라면 나는 어떻게 할까? "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는 일"을 해야 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이 들까? 역지사지를 해 보면 감정적인 반응보다 이성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두 번째, 설득이 아니라 납득이다
매사 모든 일이 가치 있고 하고 싶은 일일 수는 없다. 회사 일이란 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때로는 하고 싶은 일 보다 해야 하는 일이 더 많을 수 있다. 너무 급한 일이라 위에서 떨어진 일을 군말 없이 그냥 해 내야 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대부분 팀장들은 팀원을 "설득"하려 한다.
소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나쁘지 않은 시도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설득은 나의 논리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느낌이다. 설득은 감정이 들어가며 설득하는 자와 설득당하는 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납득은 다르다. "내가 납득했다 납득하다"라는 말로 표현되며 이는 능동형이다. 즉, 네가 아니라 내가 이해를 했다는 것이다. 납득은 상대방이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납득은 말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주고 흐름을 함께 공유하여 착수단계의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일의 하인이 아니라 주인이 되게 도와주는 것이다. 물론 손이 더 많이 가고 뭔가 돌아가는 느낌도 있겠지만 팀원들이 이런 리더십에 익숙해지면 나중엔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마치 큰 바퀴를 굴리려 할때 처음엔 힘들지만 한번 힘을 받으면 엄청난 속도로 스스로 굴러가듯이 말이다.
세 번째. 일을 설계하는 <구조화>로 일 습관을 들이게 하자
Z세대는 톡툭 튀는 아이디어가 좋고 새롭고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에 능하다. 이런 면은 장점이다. 하지만 지구력이 딸리고 흥미를 잃어버리면 쉽게 포기한다는 단점도 있다(일반화는 아니지만 대략 그런 면이 보인다는 것). 장점을 더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때로는 단점을 조금만 개선하게 해 주어도 개인적 성장에 크 도움이 될 것이다. **일에 지구력이 떨어지고 흥미를 잃는다는 것은 "일"이 되어가게 하는 "구조"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구조화는 연결이며 영향이며 순서다. 하나의 일이 시작됨에 따라 그 순서가 어떻게 흘러가며 무엇에 영향을 미칠지, 이 일을 잘해 내면 나는, 회사는 어떤 도움이 될지 등 그림이 그려지는 구조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일 습관이 되게 해 주면 팀원 역량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팀원도 본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결코 마다하진 않을 것이다.
4. 마지막, 인정해야 할 시기가 왔다.
이제 조직은, 리더들이 “인정” 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인정은 그들(Z세대)의 생각과 습성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수동적 태도가 아니라 조직의 영역과 개인의 영역이 명확히 구분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의 영역과 성장을 더 많이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결코 조직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고 시도하고 증명해 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생각이고 새로운 시도가 될 때 Z세대와 기성세대와의 간극은 좁혀질 것이다. 아니, 리더와 모든 구성원들과의 진심 어린 소통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