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보상금 50만원의 비밀 원티드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할 것이다. 추천한 사람이 어디든 이직하거나 취업하면, 합격자와 추천인에게 각각 50만원씩 보상한다는 사실을. 2015년 원티드가 처음 시도했고, 이제는 다른 서비스들도 도입하면서 어느덧 업계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왜 50만원이죠?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그 대답을 이번에는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원티드 초기, 우리는 보상금이 높을수록 사람들이 더 추천하거나 지원하는지를 보기로 했다. 오픈 초기 100여 개의 포지션이 있었고,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까지 기업들과 협의 하에 각기 다른 보상금을 부여했다. 2개월 정도 지나고 나서 보니,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우선, 보상금이 높다고 더 많은 사람을 추천하거나 지원한다는 가설은 기각되었다. 동일한 상품의 경우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지면 더 높은 전환이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이직이라는 행위는 개인의 유한한 시간, 커리어가 대상이라, 보상금이 높다고 함부로 지원하지 않는다. 또한 보상금이 높다고 나에게 더 많은 지인이 갑자기 더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보상이 이직/추천의 결정적 넛지가 되지는 않은 것이다. 사람들은 서비스의 근본적인 가치가 있을 때 움직이고, 경제적 보상 구조는 그 다음 문제다. 한편, 보상금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낮아지면, 유저들의 관심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보상금 비교가 가능한 상황에서 10만원, 20만원이 걸린 포지션은 클릭 자체가 줄어들면서, 지원이나 추천 수에 한계를 보여주었다. 관심을 가질만한 최소한의 심리적 하한선이 있다는 의미였다. 보상금을 배분하는 방식의 테스트도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보상금을 합격자, 추천인 누구에게 어떤 비율로 주면 좋을지 답이 없으니, 일단 추천인에게만 100% 주기로 했다. 합격한 사람은 합격 자체가 즐거운 이벤트인데 반해, 추천인은 남에게 좋은 일을 하고 그동안 보상을 못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추천인을 인터뷰를 해보니, 지인을 활용해서 혼자 돈을 벌었다는 죄책감을 표현하는 경우를 발견했다. 실제로 추천인이 합격자에게 소고기를 사주는 경우도 듣게 되었다. 혼자 잘되었을 때 느끼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에 한국의 상부상조 문화가 만난 결과라고 해야 할까. 그 뒤로 추천인 합격자 모두 보상금을 각각 50만원 지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하였고, 이후 추천인들의 좀 더 편안해진 마음을 CS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교훈을 얻은 테스트는 보상금의 형태였다. 유저들은 현금, 포인트, 선물, 기부 등 원하는 방식 중 무엇을 선호하는지 설문을 진행했다. 예상한 대로 현금 선호가 70% 이상으로 높았고, 의외로 보상금을 기부하겠다는 유저들도 25%나 되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기부 옵션을 준비하고 기부 단체를 섭외하게 되는데.. 결론적으로 테스트 기간 동안 보상금 기부 옵션을 실제로 선택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사람들은 설문에서는 최대한 사회적으로 좋은 답변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제 행동은 다를 수 있다는 교훈을 확인한 셈이다. 우리는 유저들에게 괜한 죄책감을 주지 않기 위해, 기부 옵션을 제거했다. 이후로 원티드에는 설문은 기획에 참고하되, 실제 행동 데이터로 확인하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다. 사실 원티드를 만드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은 가설들을 검증하고 있다. 사회적 통념이나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혹은 특정 그룹들이 보여주는 행동 데이터와 그 이유에 대해서 탐구하는 것을 즐긴다. 내부적으로도 구성원들의 근태, 시설별 활용도 등을 데이터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더 나은 환경을 위해 HR 제도에 반영한다. 최근 몇 년 간 사람들의 연봉 인상 규모/시기와, eNPS (우리 회사를 지인들에게 추천할 의향)간 상관 관계를 살펴본 적이 있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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