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자 본인등판] 연봉은 얼마를 받고 싶으세요? 결론적으로 성공 스럽지 못했던 경력직 면접 경험에 대한 글입니다. ‘제가 조금 더 예의를 갖춰서 면접관님의 질문에 답변을 했어야 했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당시에는 면접관님의 전반적인 면접 분위기나 태도가 굉장히 공격적으로 느껴져서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지만, 조금 요약해서 면접까지 일련의 과정과 함께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는 경영지원 중 한 분야에서 약 12년 기간 동안 전문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업무의 특수성과 최근 기업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저는 운 좋게 다양한 루트를 통해 헤드헌터분들께 기업으로의 이직 제안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아쉬운 기회도 많았었네요.) 작년에는 제 취미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IT 대기업 중 한 곳의 계열사(아래에는 ‘W사’로 표현하였습니다.) 경영지원 분야의 경력직 포지션에 지원을 했습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 재직자분들이 직접 회사 소개 내용에 쓴 내용을 보면, 업무 강도는 높지만 소위 ‘덕업일치’가 가능한 회사라고 해서 정말 신입으로 지원하는 마음 같이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1차 계열사 실무진 면접, 2차 계열사 임원진 면접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모두 화상회의로 진행되었습니다. 당연히 주요 질문은 제 직무 분야가 조금 특수화되어 있어 회사에서 희망하는 다양한 업무를 포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 집중되었습니다. 육상을 예시로 들면, Q: 우리 회사는 현재 “육상 분야(예시)”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경력직을 희망하는데, 면접자께서는 “단거리 달리기(예시)”를 전문 분야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다른 육상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실 수 있을까요? A: (지원 당시부터 예상한 질문이라 특히 많이 준비했습니다.) 네, 잘 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원하시는 다양한 육상 분야를 잘 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초 체력이 필요하고, 기록을 개선시키기 위한 관리 능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동안 전문직종에서 단거리 달리기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러한 능력을 꾸준히 키워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게 기회를 주시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 * * * 이후 1차와 2차 면접을 무사히 통과했는데, 갑작스럽게 작년인가부터 3차 면접으로 그룹 지주사 경영관리본부장님 면접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제 업무 분야에 경력직 면접이 3차까지 있는 경우는 많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다시 1차와 2차 면접 준비할 때 같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3차는 지주사 면접관님 2분과 2:1로 ‘대면’ 면접이었습니다. 면접관님께서는 1차와 2차 면접에 들어오지 않으셨기 때문에, 자기소개와 위의 단골(?) 질문을 주셨고, 여기까지는 상대적으로 무사히 답변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였습니다. Q: 지금 연봉이 우리회사에 비해 높은 수준인 걸로 알고 있는데, 연봉은 얼마를 받고 싶으세요? A: (이 역시 예상은 했었고, 1차와 2차 면접 당시에도 나온 질문이어서 최대한 ‘모범 답안’으로 답변 드리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네, W사에 지원을 결정하면서부터 연봉은 제가 감수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인 처우는 W사의 직급별 연봉테이블에 맞추고, 이후 제가 노력을 통해 W사에 충분히 적응하고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면 다시 많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아니예요. 아니죠, 제가 그 질문에 “답”을 알려 드릴까요? A: (면접관님의 상당히 시니컬한 표정과 제스처에 놀라면서) 네? Q: 그럴 때는 ‘무조건 맞춰 달라, 더 달라’라고 해야 하는 거예요. 뭐 하러 자기 몸 값을 낮추려고 해요. 나는 이 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니깐 잘 대우해달라고 해야죠. A: (저는 면접관님께서 제시하신 "답"이 그 동안의 면접 경험과 많이 달라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아, 네. * * * * * Q: 그래, 좋아요. 그럼 만약에 지원자께서 이번에 W사에서 떨어졌다고 가정했을 때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A: 많이 아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할 것이고,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지 고민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제 미비한 점을 조금 더 개선시키고 준비한 다음, 다른 좋은 기회가 생겼을 때 다시 지원하고 싶습니다! Q: 아니예요. 제가 “답”을 알려 드릴께요. A: … (면접관님의 강압적인 어법에 당황했고, 당연히 그러면 안되지만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Q: 그럴 때는 경쟁사인 E사에 지원한다고 해야죠. 그래야지 지원자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거죠. A: (사실 이 때부터 ‘아, 어차피 떨어지겠구나’라는 확신이 와서 차라리 솔직한 답변을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면접관님, 저는 W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E사에 비해 좋다고 생각해서 W사만 이용하고 있고, 따라서 향후 사업의 잠재력도 W사가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해서 제가 애정이 있는 W사에 지원한 것입니다. 솔직하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는 E사는 지원하고 싶지 않습니다. Q: (이때부터 면접관님도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W사가 국내에서 E사에 비해 시장점유율은 훨씬 높은데, XX국가에서는 유독 사업이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XX국가에서 E사는 잘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제가 XX국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하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W사가 XX국가 소비자들의 니즈 등 시장 분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는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Q: (제 말씀을 끊으시면서) 아니 W사는 E사에 비해 XX국가에 훨씬 더 빨리 진출했는데요? A: 해외시장 진출이 빨랐다는 게 반드시 성과와 연계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Q: . . . (그 전까지는 혼자만 질문하시다가 이제 다른 면접관님께 질문하라고 말씀하시고는 면접이 그렇게 끝났습니다.) * * * * * 앞에 1차와 2차 면접은 정확히 일주일 내에 결과를 안내 받았는데, 이번 3차 면접은 약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연락이 없다가 최종 탈락하였습니다. 사실 3차 면접 시간 동안 면접관님의 일부 감정적인 면접 분위기 조성에 많이 놀랐고, 제가 좋아하던 회사 이미지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인데, 차라리 이러한 결과가 잘 된 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제게 다소 강압적인 톤으로 면접 질문의 “답”을 알려주겠다고 하신 면접관님의 말씀에 무조건적으로 수긍 했어야 하는지 생각되기도 합니다. 결과에 많이 속상했고, 그 여파가 한 2-3개월은 지속되었던 제 면접(질문/답변) 후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원티드 관계자분들과 회원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