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자 본인등판] 당신은 사냥꾼인가요 농부인가요? 2차 면접 대표님의 마지막 질문은 아직도 뇌리에 남습니다. 기획자 / 디자이너 직군에 지원하여 1차 면접을 잘 진행하였고, 무표정으로 일관하신 대표님의 2차 면접 마지막 질문이었습니다. "당신은 사냥꾼이라고 생각합니까 농부라고 생각합니까?" 듣는 순간 약 5초 안에 "사냥꾼" "농부"의 특성이 무엇일지 생각해 봤습니다. 매일 사냥에 나서지만 기대와는 다른 포획물을 얻는 사냥꾼. 어느 날은 맨손으로 집으로 올 수도 있겠지만 어느 날은 대박을 터뜨려서 일주일 넘게 가족에게 고기를 먹게 할 수도 있는 사냥꾼. 새벽에 일어나 매일같이 정하진 루틴에 따라 밭일, 농사일을 하며 일정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 농사꾼. 두 직군의 특성과 저의 상황을 결부 짓고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아니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저는 사냥꾼이었습니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저와 가족의 배를 채워줄 고기를 사냥하며 매일 집을 나섰습니다. 집에는 부모님과 누나가 계셨고, 제가 사냥을 못해 빈손으로 집에 돌아와도 저를 먹여주실 부모님과 누나가 있었죠. 하지만 4개월 전 저는 결혼을 하면서 저의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농부가 되려고 합니다. 저에겐 더 이상 사냥감을 잡는 짜릿함이나, 일주일간 먹을 대박 사냥감보다 평생을 안전하게 먹여야 할 위치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꾸준하게 아침에 집을 나서고 시기에 맞는 농사일을 하고 추수를 하여 가족들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여야 할 위치가 되었기에 저는 농부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으신 대표님은 "참 흥미롭고 재미있는 답변이네요"라며 면접 처음으로 미소를 보이셨습니다. 아직도 저는 그 질문의 저의를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삶과 직업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진중한 고민과 방향을 이야기하였고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후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그 질문을 떠올립니다. 나는 농부로써 내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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