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가 답일까요
이름만들으면 알만한 외국계기업에 4년차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몇 가지 일때문에 회사 특히 경영진에게 오만정 다 떨어지고 퇴사 욕구가 미친듯이 솟구쳐 고민글 올립니다.
1. 임원 싸움에 등터지는 대리
회사 부사장급 임원이 제 부서장(상무)을 맘에 들어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전 부서장과 특별히 친하거나 좋은 관계를 맺고있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건이 발생됐습니다.
최근 입사한 신입직원(외국인)이 맡은 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각종 이벤트 국문 번역, 홈페이지 관리 프로젝트입니다. 대행사 입찰 시, 최소 3명의 내부 입찰 평가자가 필요한 규정에 따라 제가 입찰 평가자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전에 제가 맡았던 프로젝트였고, 프로젝트 규모가 점점 줄어들어 기존 대행사가 운영할 수 없게되어 신규 대행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업체는 상무가 1개, 타부서 차장이 2개, 신입직원이 1개 업체를 추천했습니다. 결국 평가 결과에 따라 상무가 추천한 1개 대행사가 선정되었습니다. 담당자인 신입직원은 계약서까지 다 작성해놓고 대행사의 번역 수준이 낮아 자질이 부족하다며 이렇게는 일을 못한다고 했습니다. 입찰 평가 당시 업체가 제출한 번역 서류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 직원이 번역 수준이 낮다고 주장하는 근거를 살펴보니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외국인인 신입직원이 보면 어려울 수 있다, 아직 업무용어를 잘 모르니 몇 개월정도는 제가 같이 붙어서 하겠다고 같이 해보자고 얘기했습니다. 신입이 상무한테도 이 얘기를 했는데 저와 같은 말을 했나봅니다. 신입 직원 바로 부사장에게 얘기하며 이 프로젝트 못하겠다 선언했답니다. 부사장은 이 일에 의구심을 갖고 계약 직전 프로젝트를 엎어버렸습니다. 이때부터 네 차례 저를 불러다가 왜 상무가 추천한 업체가 선정이 된거냐 부정한 행위가 있던 기 아니냐 솔직하게 진술해라 너까지 같이 돈받았냐 등 협박에 구슬림까지 주말에도 카톡으로 연락해서 괴롭혔습니다. 결국 경위서까지 쓰라고 했고 이 모든일은 상무가 시켜서했다라고 작성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저는 끝까지 아는 사실 있는 사실만 썼고, 그러자 부사장이 지 멋대로 안되서인지 전화로 화를 내더군요. 다음날 출근해서 어제는 내가 오해했다. 너가 아는대로 써서 제출해라(포기한듯이). 사람을 왜 못믿냐. 이러고 사건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2. 경위서 그 후
경위서를 제출하고 부사장은 조용했습니다. 그 다음주 금요일 퇴근 후 공지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 신입직원(입사 3개월차, 이전경력없이 쌩 신입)이 대리로 진급하고, 6개월 전 저와 같이 진급했던 대리가 과장으로 또 진급을 했더군요. 그 셋은 모두 한국인 아니고 같은 나라 사람들입니다. 업무적으로 봤을 때 제가 그들보다 못한거 없고 매일같이 야근수당도 안받고 10-11시까지 야근하는 사람 저밖에 없습니다. 금요일 퇴근후 공지한거라 바로 가서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느냐 물어볼수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런 승진을 결재한 사장도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맘같아서는 당장 그만두고싶습니다. 다음 직장을 구하지 않고 퇴사해버리는 게 현명한 선택일까요? 퇴직금 고려하면 4월안에 퇴직해야 합니다. 그 이후는 큰 의미 없다고 생각하구요, 첫직장이라 맘이 더 아프네요. 현실적인 조언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