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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말정산] 이완의 자세 :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내년엔 좀 더 긴장을 풀고 [이완의 자세]로 :) 책말정산 이라는 키워드에 아주 딱 맞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읽기 좋은 책. 너무 인상깊게 읽어서 아이패드로 책 표지를 드로잉해 두었다. 제목부터 <이완의 자세>... 21년 엄청 아둥바둥 살았던 것 같은데 다들 얼마 남지 않은 이번 해는 긴장감을 좀 내려놓고, 편하게 이완하는 느낌으로 마무리해보는 것이 좋겠다.😊 도입부인 첫 문장이 압도적이라서 외우고 있는 책들이 몇 개 있다.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Mr. and Mrs. Dursley, of number four, Privet Drive, were proud to say that they were perfectly normal, thank you very much. 🏷️안나 카레리나 행복한 가정의 사정은 다들 비슷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 그런데 간만에, 이렇게 첫 문장부터 너무나 강렬한 소설책을 만났다. ------------------------------------------------ 나는 종종 공중목욕탕에서 우는 여자들을 본다. ------------------------------------------------ 이어지는 내용은 이렇다. - 유난히 세수를 오래 하는 여자들, 그들은 하얀 김이 서린 흐릿한 거울 앞에 웅크리고 앉아 물을 세게 틀어놓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중략) 울음조차 빠르고 손쉽게 처리하는 여자들을 뒷모습만 보고도 알아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나, 그리고 우리 엄마와 닮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때를 밀어주며 밥벌이를 하는 세신사 엄마, 그리고 그녀의 하나뿐인 아픈 손가락인 딸. 천대받으면서도 매일 다른 사람들의 노폐물을 벗겨내줘야 하는 엄마는, 단칸방도 없이 여탕에서 자라났지만 아름다운 춤선으로 상을 받아오는 무용가 딸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인 '나'는 몸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으며, 아빠를 잃고 사기까지 당해 억척스럽게 살림을 꾸려온 엄마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 등 때문에 자꾸만 경직되고, 주연 역할에서는 계속 미끄러지고 만다.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는 단 하나, 주인공도 단 한 명인데, 누구든 확률적으로는 주연보다는 다른 작은 역에 머물기가 쉽다는 것을 맨몸으로 배우며 딸은 그렇게 어른이 된다... 책장의 마지막은 '내'가 욕탕🛀에 몸을 담가 풀면서 "오늘 못하면 다음에 하면 돼" 라는 엄마의 말을 곱씹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겉으로 봤을 땐 번지르르할지언정 알몸뚱이 속내는 그렇지 않은 우리네 고단한 삶. 매번 날카로운 긴장감, 짓눌리는 듯한 압박감 속에서도 이건 내 자신을 훈련해나가는 잠깐의 고된 과정일 뿐이다, 생산적인 스트레스다 라고 우리 자신을 긍정적으로(?) 경직시키곤 하는데... 그래도 살면서 가끔은 내 자신에게 이완의 시간을 주자. 눈물조차 세숫물에 손쉽게 처리하고 일어서는 채찍질의 시간이 아닌, 따뜻한 물에 몸을 풀듯이 이완하고 괜찮다 괜찮다 내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그런 시간. 이번 한 해, 코로나 때문에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회사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공적으로든 매우 고되고 지치는 시간이었는데, 책말정산이 끝난 내년에는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좀 내려놓고 이완의 자세로 다가오는 새해를 맞았으면 하는 바람.^^ 나는 공중목욕탕에서 숨어 울지 말아야지. 그냥 대놓고 울어야겠다(???) ㅋㅋㅋ 인상깊게 읽은 책인지라, 사진을 찍지 않고 책 표지를 한땀한땀 드로잉해두었다. 나의 취미는 독서 후 맘에 드는 책 표지를 아이패드로 드로잉해서 아카이브처럼 모아두는 건데, 패드가 오래되서인지 연동이 잘 안되고 깜빡거린다. ㅠㅠ 책말정산으로 아이패드 받아서 내년의 즐거운 독서 취미생활에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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