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태생이 경청에 타고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편안해 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를 만나도 제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보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물론 투 머치 토커까지 품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코칭 수업을 들으며 경청에 대한 실습을 진행했는데 충격적인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발견은 제가 경청을 잘 못한다는 것입니다. 경청하는 것처럼 잘 듣고 있는 척할 뿐, 실제론 한 귀로 듣고 흘리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사실을 어떻게 깨달았냐 하면, 경청 실습을 함께 진행한 파트너가 진짜 경청이 무엇인지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코치 역할로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으며 동시에 다음에 던질 질문을 머릿속으로 떠올렸습니다. 즉,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경청하지 않고, 제가 해야 하는 역할에 더 집중했던 것입니다.
반면, 실습을 함께했던 분께선 코치 역할을 할 때, 제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였습니다. 경청했다는 증거로 다음 질문의 깊이가 달랐습니다. A 질문 이후에 B 질문으로 맥락을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A-1 질문으로 A 답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후속 질문이었던 것입니다.
좋은 질문에서 좋은 답변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형식적인 질문으론 표면적인 답변만 나오게 됩니다. 좋은 질문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는 경청에서 시작됩니다.
그동안 경청을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상대방 이야기를 잘 듣고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기본적인 마음 상태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그래서 경청이 잘 안되었던 것입니다.
말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반드시 듣는 것을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속으론 끊임없이 다른 생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잘 돕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표면적인 도움만 제공하고 있었나 봅니다. 진짜 경청을 통해 상대방 의견을 깊게 헤아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섣부르게 지레짐작하지 않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르게 깨달아야 합니다.
진짜 대화는 진심 어린 경청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시작부터 진짜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깊게 탐구해 보려는 자세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것이 성공적인 성과를 만드는 데 핵심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