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직업, 그만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이제껏 일대일로 만나뵌 분이 1200분 정도 돼요. 최근 컨설팅에서, 처음으로 이런 조언을 드렸습니다. “차라리 직업을 바꾸시는 게 어떠세요?” 좀 쉬시라는 얘기는 종종 드렸어요. “이직을 번아웃으로 풀지 말라”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그런데 ‘직업을 바꾸시라’고 말씀드린 건 저도 처음이었어요. 더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직업도 아니고, 오랜 기간 준비하신 전문직이었습니다. ​ 저 역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리스크라 있는지, 제 전문 분야인데요. 이직의 재료는 철저하게 경력입니다. 그 경력을 무시하게 되면, 경력의 연속성은 물론, 연봉협상력도 없습니다. 결국 ‘나이 많은 신입’, ‘사회생활을 아는 신입’밖에 되지 않아요. 하지만 한가지 예외 조건이 있습니다. 내 정서와 건강이 망가진다고 하면, 그때는 무조건입니다. 커리어 너무나 중요하죠. 그런데 내 정서와 건강, 내 가족 앞에서 ​그깟 커리어가 뭐라고요. 드러내놓고 말하진 않지만, 직장의 여러 비사들이 있습니다. 극악의 스트레스, 인간관계, 그리고 그로 인한 위험한 선택 또는 마주한 결과들. 그런데 그 직장, 그만둘 수 있잖아요. 그 일, 안 할 수도 있잖아요. 누군가 내 정서와 내 건강을 맡길 필요가 없잖아요. 다시 얼굴보지 않을, 늑대같은 사람들이, 왜 내 인생에 개입하게 둬야 할까요. 직장을 다닌다면, 밥값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직장이 밥도 못 먹게 한다면, 그때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커리어, 너무나 중요하죠. 하지만 여러분은 그것보다 더 중요하세요. 하찮은 경력도 없고요. 하찮은 사람도 없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마찬가지고요. https://eopla.net/magazines/40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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