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을 보면 세상 행복한 것 같습니다. 특별히 근심과 걱정도 없어 보이고요. 먹고 놀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하다는 표정입니다.
그런데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먹고 노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기왕이면 더 재미있는 곳에 가고 싶고, 더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어 합니다. 어제까지 재미있어 죽겠다고 했던 것도 오늘은 시시한 것이 되어 버립니다.
어른이 되면 세상 걱정투성이입니다. 별것 아닌 내용도 더 크게 걱정하고 근심합니다. 먹고사는 일부터 내일은 또 어떤 어려운 일이 생길까?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는데 부족한 걸 떠올리며 불행해합니다.
어린아이에게는 친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 형제와 무척 친밀하죠. 안아달라고, 예뻐해달라고 말과
눈빛으로 표현하기만 하면 가족들이 쪼르륵 달려와 안아주고 사랑해 줍니다. 그 순간 이미 아이는 세상을 다 가진 존재입니다.
어린아이는 작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이소에서 천 원짜리 장난감을 사도 만족하며 몇 날 며칠을 장난감이 고장 날 때까지 가지고 놉니다. 편의점에서 곰돌이 젤리 하나만 있어도 물고 빨고 친구들에게 자랑까지 해가며 맛있게 먹습니다.
어린아이는 단순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처음 만난 친구와 금방 친해져서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친구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어도 잠깐 울고 나면 잊어버리고 다시 신나게 뛰어놉니다. 아이에게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 구분보다 자신에게 잘해주면 마음을 활짝 열어 줍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저에게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 없습니다. 가족과 친밀하긴 하지만, 세상 가운데 혼자 있는 시간은 외롭고 쓸쓸합니다.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사는데 필요한 건 모두 가지고 있지만, 미래를 위해 더 필요한 건 아닌지 걱정하고 근심합니다. 꽉 닫히고 잠긴 마음은 누구에게도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어른이 되며 만나온 사람들에게 받은 크고 작은 상처가 다 아물지 못한 탓입니다.
이런 사람이 누구를 위해 헌신할 수 있단 말입니까? 머릿속으론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고 하지만, 아직 자신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미약한 존재입니다. 열등감으로 꽁꽁 둘러싸여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사는 불쌍한 어른입니다.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사는 많은 어른들이 비슷한 자아를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입시, 취업 등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평가받고, 그래서 더 높은 곳에 올라야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다고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삽니다. 더 많이 가져야 더 행복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돈이 종교인 시대에 살는데 어떻게 온전히 제정신일 수 있겠습니까?
주변에 어린아이가 있다면, 그들을 보고 배우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언제 행복해하는지, 그들이 무엇을 가졌을 때 감사함을 느끼는지 벤치마킹해 보세요. 그리고 어린아이들의 웃음을 따라 해보세요. 활짝 마음을 열고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한 말과 미소를 보려주세요. 그렇게 우리 자신이 회복되는 시간이 필요한 때라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