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커'는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빌런 중 한 명의 탄생 배경을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처음부터 악당은 아니었고, 우울한 과거 성장기로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어른이 된 것입니다.
HBO 시리즈 콘텐츠로 '펭귄'을 보았습니다. 위에 소개한 '조커'와 비슷하게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또 다른 대표 빌런 이야기입니다. 조커와 다른 점은 펭귄이라고 불리는 사내는 태생이 악당인 듯합니다.
이와 같은 소재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스토리 개연성 때문입니다. 보통 히어로 콘텐츠에는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을 얻게 된 주인공이 등장하고, 맥락 없이 처음부터 악당 역할을 맡은 캐릭터가 세상을 괴롭힙니다.
히어로 콘텐츠는 주인공과 악당의 싸움 구경하는 것이 큰 재미 포인트입니다. 그 외에 잔잔한 주인공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보통은 인간적인 삶과 세상을 구해야 하는 운명 사이에 갈등하는데, 공감하기 제법 어렵습니다.
그런데 악당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내용은 무지하게 흥미롭습니다. '아, 그래서 악당이 되었구나!' 공감과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슬며시 악당을 응원하는 마음까지 생깁니다.
영화 '조커'보다 '펭귄' 이야기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치밀하고 섬세합니다. 어린 시절 배경과 사건을 발단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당이 되었다는 스토리가 충분히 납득 가능케 합니다.
마약을 제조, 판매하고 사람을 죽이는 모습은 진짜 천벌을 받을 악당이지만, 그에게도 가족을 향한 인간적인 모습이 있고, 자신과 가족이 생존을 넘어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목적으로 행해야 했던 모든 일들이 비열하게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서사'란,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 사상, 감정, 지식 따위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 놓은 것을 의미합니다. 위인처럼 대단한 인물에게만 서사가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 모두에게 서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서사로 탄생한 캐릭터가 직업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시다면, 아마도 과거 일어났던 일들의 연속성으로 지금 맡고 있는 일까지 이어졌을 것입니다. 아직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서 어떤 캐릭터로 살아갈지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천편일률적인 이야기로 차별된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각자의 개성을 반영한 서사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 개발, 기획, 디자인 등 비슷한 이름으로 불릴 수 있겠지만, 그 역할을 하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스토리를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떤가요? 지금처럼 형식적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몇 장으로 간단히 요약하는 방식 말고, 조금 더 차별된 형태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 도전하려는 역할에 대해서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흥미롭게 이야기로 풀어보세요. 아무런 맥락 없이 그 일을 선택했고 잘할 수 있다고 어필하는 것보다 서사를 가지고 본인을 소개한다면 반드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