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를 본 의사 선생님은 근심 어린 표정으로 골절, 즉 뼈가 부러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통증이 약하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설마 하고 있었는데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의학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삐끗한 것과 부러진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직감할 수 있습니다. 2026년 2월 24일 화요일 오후 2:40, 강남세브란스병원 외래 진료를 추천한 의사 선생님 이야기 따라 가장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검색을 잘하는 아내의 도움으로 강남세브란스 병원에 수부 전문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유치원을 졸업한 딸을 심리적 보호자 삼아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선생님은 엑스레이를 보자 수술하지 않고 깁스를 빡세게 2주 정도 하고 재활로 치료를 하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CT 촬영을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조금 더 정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짐작하고는 불안했습니다. 보호자로 동행한 딸은 얌전히 유튜브를 시청해 주었습니다. 이것만으로 마음은 한결 외롭지 않았습니다. CT 촬영 사진을 보니 손가락에서 떨어져 나온 뼛조각이 보였습니다.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아니라고 부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선생님은 사이즈를 보더니 ‘수술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하고 싶지 않죠?’라는 질문에 나지막이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여기서 수술해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이건 수술하는 게 맞겠다면 속전속결로 수술하자고 결정 내렸습니다. 뼈가 부러졌고, 뼛조각이 나와 있는 마당에 왜 꼭 수술을 해야 하냐고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화가 나지도, 원망스럽지도 않고 아무런 감정이 없었습니다. 다만, 왜 이렇게 된 걸까? 의문만 생겼습니다. 지난 깨달음에 대한 반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보통 이렇게 진행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진료받고 다음날 입원해서 그다음 날 수술을 하고 또 그다음 날 퇴원하는 일정을 안내받았습니다. 일정이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할 겨를이 없이 안내받은 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꼭 일정이 아니더라도 수술 진행 여부에 대한 판단을 고민하지 못했습니다. 진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가 의심할 수 있었지만, 믿기로 한 것입니다. 의사 선생님 판단에 의문을 가진들 스스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병원을 가본다고 해서 더 신뢰할 수 있는 진단을 들을 수 이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가족 및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큰 수술이 아니라고 했지만, 모두 걱정과 기도해 주었습니다. 역시 기쁘거나 슬픈 일은 나누었을 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게 됩니다. 자기 일처럼 병원을 알아봐 주는 분도 계시고, 수술 후 재활 노하우를 알려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사랑이란 이렇듯 내 일처럼 생각하고 함께해 주는 것인데, 제 안엔 사랑이 많지 않은 듯합니다. 2026년 2월 25일 수요일 오후 3시, 강남세브란스 병원 수술받을 준비를 하고 병원을 찾았을 때, 마치 시골에서 전학 온 학생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난생처음으로 입원이라는 것을 해보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일뿐 시스템이 잘 갖춰진 병원에서 모든 것을 알아서 잘 준비해 주었습니다. 제가 누워야 할 자리와 입어야 할 옷, 먹어야 할 음식, 지켜야 할 행동 등을 자세히 꼼꼼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환자복을 입고 할 수 있는 일은 침대에 누워 하릴없이 천장만 멀뚱멀뚱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이 왜 다치게 되었는지 원인을 묵상했습니다. 열심히 농구한 것이 잘못은 아닌데, 교만한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 좋지 않았습니다. 과도한 승부욕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을 했을 때, 반드시 부작용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비록 아픈 부위가 있고, 치료를 위해 입원했지만, 이 시간 동안 휴식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밤낮없이 바쁘게 달려온 지난 시간 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짧은 입원 일정이 혼자서 쉴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여겼습니다. 이 시간을 빌려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소소한 일을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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