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2일 일요일 오후 7:30, 상문고등학교 체육관
교회 농구팀 멤버와 치열하게 게임을 하던 중 부상을 당했습니다. 앞에 수비하던 선수에게 패스로 날아오는 공을 차단하려고 손을 뻗었습니다. '빠직' 손에 맞은 공은 묵직한 느낌이 들었고, 좀 쎄게 맞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픈 손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오른쪽 세끼 손가락이 요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 이게 뼈가 부러진 형상인가' 살면서 한 번도 뼈에 이상이 생긴 경험이 없어서 순간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몹시 아프기도 했고요.
다행히 함께 농구를 하던 멤버 중 의사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보시고 손가락 뼈가 탈구된 것 같다며 뼈를 맞춰주겠다고 했습니다. 무서웠지만, 이렇게 나을 수 있다면 해보기로 했습니다. 아프니까 각오하라는 말에 더 두려움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금방 똑하고 뼈가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왠지 통증도 이전보다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는 정형외과 진료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는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교통 사고가 난 사람, 저처럼 운동을 하다가 다친 사람, 일상 생활 중 불의의 사고를 만난 사람 등 다양한 이유로 부상을 당하여 병원을 찾은 것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사람들이 활동을 많이 하다가보니 이런 사건과 사고가 늘어나는 듯 합니다.
진료 받을 차례를 한 시간 정도 기다렸을 때, 손가락 상태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배도 고파서 진료를 포기하고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멀쩡해 보이는 제가 식당에 들어서자 농구 팀 멤버들이 박수를 치며 환영해 주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정말 별 일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원하게 짬뽕을 한 그릇 비우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다치고 돌아온 남편을 맞이하는 아내는 걱정을 담은 잔소리를 늘어 놓았습니다. 운동을 살살 해야지, 나이가 젊지 않은데 젊은이처럼 운동을 하니까 다치는 거라고, 이게 다 하늘이 주는 싸인이라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반성하는 기회로 생각하라고 하였습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로 하나도 반격할 수 없었습니다. 농구를 다시 시작한지 2년 정도 하니까 체력과 실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여기까진 좋은데, 문제는 마음이 교만해졌다는 것입니다. ‘내가 제일 잘해’, 우리 팀이 무조건 이길거야‘ 운동을 즐기지 않고 승부욕의 화신이 되어 거칠게 플레이하였습니다.
부상을 당한 장면도 정확히 제가 무리하게 손을 뻗어 공을 맞은 것입니다. 따라서 누구를 원망할 것도 없었습니다. 철저히 스스로 만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다가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이번 사건의 교훈은 이것으로 명확합니다. 교만한 마음과 무리한 행동은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아내의 걱정과 쓴소리를 가득 안고 집 근처 종합병원 응급센터를 방문했습니다. 특별한 치료를 받지 못하더라도 응급 조치는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아내의 제안이었습니다. 다행히 응급센터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금방 엑스레이를 촬영하고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술 결정해서 다음날 입원하고 바로 수술이 결정되었습니다. 이것도 은혜라면 은혜인 것 같습니다. 응급하지 않은 상황인 것 같은데 누구보다 긴급하게 진행되는 치료가 은혜입니다. 그러고 보니 엊그제 응급센터에서 손가락에 깁스를 대어주던 선생님 이름이 ‘김은혜’였습니다. 다친 것은 불운이지만, 치료는 은혜 가운데 이루어지다니 아이러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