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이란 학원이나 기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비용 부담이 크거나, 호기심에서 시작하거나, 학습 기관의 설명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선택하게 되죠. 한편으로는 ‘독하게’ 공부한다는 의미로도 통합니다. 여러분은 독학으로 무언가를 배워본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분야를 독하게 공부해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학교 공부를 제외하면 독학으로 성과를 만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지독하게 공부를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과거형이 아니라 사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분야인 운동은 조금 달랐습니다. 거의 대부분 누구에게 배우지 않고 혼자 독학으로 깨우치며 실력을 키웠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이 수영입니다. 가장 최근 경험이기도 하고, 가장 열심히 파고들어 배운 종목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물에 뜨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요령을 몰라서라기보다 공포심이 컸습니다. 일어서면 가슴 높이밖에 물이 닿지 않는데, 땅에 두 발을 딛지 않고 떠 있다는 것 자체가 무서웠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물에 가라앉는 일이 더 어렵습니다. 돈이 아까워서 강습을 받지 않은 건 아닙니다. 강습 방식이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지시하는 영법으로 줄지어 헤엄치는 일에 거부감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딱 하루 배우고 그만뒀습니다. 참 유별나죠?
하지만 도저히 배우지 않고는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유튜브였습니다. 수영 선수 출신이 영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콘텐츠를 찾아보고 매일 따라 했습니다. 정말 안 되다가도 될 때까지 연습하니 겨우 조금씩 되더군요. 파닥거리며 25미터를 겨우 헤엄치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얼굴까지 화끈거렸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2년 정도 씨름하다 보니 이제는 1킬로미터 정도는 크게 힘들지 않게 해냅니다.
배우지 않고 그럭저럭 할 수 있게 되기까지 1년 6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전문가에게 제대로 배웠다면 얼마나 더 빨랐을까요? 3개월? 6개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1년 6개월이나 걸리진 않았을 겁니다. 집단 수업이 싫었다면 소그룹이나 개인 레슨을 받으면 될 텐데, 그 정도로 돈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입니다. 투자하지 않고 공짜로 배우고 싶은 마음, 내 돈 쓰지 않고 노력만으로 잘하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얼핏 들으면 그게 뭐가 잘못되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근검절약도 좋고, 내 몸으로 내가 노력하겠다는데 무슨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죠. 문제는 그 시간과 노력이 효과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더 빨리 배울 수 있다면 그 시간에 또 다른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을 혼자 해보겠다고 허비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겁니다. 시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지 않고, 시간은 그냥 계속 있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시간이야말로 가장 제한적인 자원입니다. 더 일하고, 먹고, 자고, 놀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바쁘게 살아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그런데 서툰 일을 붙잡고 늘어지느라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심각한 비효율입니다.
가용한 자원을 활용해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고 최상의 성과를 얻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기업의 운영 논리이고, 기업이 채용하고 싶은 인재의 모습입니다. 인재상이나 핵심가치를 이야기하지만, 진짜 본질은 여기에 있습니다. 누가 더 효율적인가? 누가 더 빠르게 해낼 수 있는가? 그러려면 가진 자원을 제때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큰 자산을 갖고 있어도 적시에 필요한 곳에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돈만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힘, 에너지, 시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 동분서주 바쁘기만 한 현실입니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니 엉뚱한 일을 하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고, 기대하지 못한 결과를 받게 됩니다.
이게 바로 독학의 가장 큰 함정입니다. 혼자 해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혼자서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목표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왜 공교육이 존재하겠습니까? 왜 수많은 학원과 교육기관이 생겨나겠습니까? 지금 혼자 고군분투하며 씨름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시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투자할 곳이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하십시오. 그것이 더 빠르고 확실하게 목표에 도달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