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25년 동안 정리해 온
오피스 공간 데이터를 다시 한 번 차분히 들여다봤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라서가 아니라,
판단을 리셋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숫자로 보면
공간은 생각보다 솔직하다.
예를 들어,
계획 단계에서 ‘협업을 위해’ 넓게 배치된 공간들 중
실제로 하루에 절반 이상 비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반대로,
크지 않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들이
전체 좌석 사용 시간의 60~70%를 차지하는 경우도 반복해서 나타났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지점은
회의실이었다.
대형 회의실보다
6인 이하 소형 회의 공간의 사용 빈도가
체감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고,
회의 시간 역시 30분 이내가 대부분이었다.
이 데이터들이 말해주는 건 단순하다.
공간의 문제는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실제 시간이 쓰이고 있는가’에 가깝다.
그래서 공간을 다시 볼 때
나는 점점 이런 질문을 먼저 하게 된다.
이 공간은 하루 중 몇 시간 사용되는가
반복적으로 점유되는 자리는 어디인가
계획된 용도와 실제 사용 사이의 간극은 얼마나 되는가
이 질문들 앞에서는
트렌드도, 감각도 한 발 뒤로 물러난다.
데이터로 보면
좋은 공간은 화려한 공간이 아니라
사용 시간이 분명한 공간에 가깝다.
2026년을 앞두고
공간을 다시 생각해본다면,
새로운 콘셉트보다
이 숫자들부터 다시 들여다보는 게
훨씬 빠른 리프레시가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