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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은 병오년이라고 한다. 불의 기운과 말의 리듬이 겹치는 해. 나는 이 말을 무언가를 새로 시작해야 하는 해라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던 태도와 리듬이 더 이상 숨겨지지 않는 해로 읽고 있다. 병(丙)은 드러남에 가깝고, 오(午)는 멈추지 않는 흐름에 가깝다. 정체된 상태로 버티던 조직과 개인은 올해를 지나며 방향을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2026년을 맞이하는 기업을 보며 나는 이런 질문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 회사는 어떤 속도로 움직이는 조직인가?” 앞으로 잘 될 회사는 가장 빠른 회사를 의미하지 않는다. 가장 유연한 회사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기만의 리듬을 명확히 가진 회사에 가깝다. 어떤 결정은 빠르게 내려야 하고 어떤 결정은 일부러 늦춰야 하며 모든 일을 같은 속도로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합의가 있는 조직 이 리듬이 없는 조직은 AI를 도입해도, 공간을 바꿔도, 결국 다시 흔들린다. 요즘 기업문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소통, 자율, 수평, 협업. 하지만 문화보다 앞서 정리되어야 할 것은 일의 리듬에 대한 합의다. 언제 모여야 하고, 언제 흩어져야 하는지. 어떤 일은 공개적으로 다루고, 어떤 일은 닫힌 구조 안에서 처리하는지. 이 기준이 없으면 문화는 선언으로만 남고, 공간은 기대만 키운다. 병오년이라는 말이 지금의 조직 환경과 닮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불은 숨길 수 없고, 말은 멈춰 서지 않는다. 조직의 속도와 태도는 올해를 지나며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그래서 2026년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무엇을 더 도입할지보다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버릴지부터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사람의 말보다, 회의실보다, 보고서보다 일이 실제로 흘러가는 리듬에 있다. 새해의 시작에 나는 이 리듬을 먼저 떠올려본다. 모두에게 빠른 해가 아니라, 각자의 속도가 존중되는 해이기를. 2026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리듬으로 잘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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