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야 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영업은 제품이나 서비스 설명을 다른 사람에게 같은 내용으로 전달하고, 선생님은 같은 내용을 매년 반복합니다. 이런 역할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듣는 사람의 이해입니다. '나는 떠든다, 고로 너는 들어라' 방식으로는 상대방에게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제발 들어달라고 애원해도 들어줄까 말까 한데 말이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되려면 이야기 구조를 잘 짜야 합니다. 두괄식으로 이야기하라,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는 조언은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두서없이 전달하는 메시지에는 영양가가 없습니다. 입만 아플 뿐이죠. 구조화 방식에 정답은 없습니다. 상대에 따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라면 충분합니다. 배경 설명이 먼저 필요한 경우, 핵심만 간단히 전달하는 것이 좋은 경우, 적절한 예시가 섞여 있는 경우 등 이야기 전개 방식은 다양합니다.
가장 좋은 방식은 자신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내가 사용했을 때 스스로 편안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던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말을 하는 사람은 나이고, 나를 알아봐줘야 하는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했을 때 이해 효과가 높아집니다.
커리어 코칭을 하면서 가장 많이 만나는 유형의 이력서는 어디서 본 듯한 내용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물어 업데이트하거나 합격에 성공했다는 이의 이력서를 모방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내 이력서가 합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격 가능성이 높은 내용은 자신의 이야기가 고유의 스타일로 작성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다 압니다. 글쓴이 본인의 이야기인지, 형식적인 내용인지 느낍니다. 그러니 이력서와 같은 본인 이야기를 할 때는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 됩니다.
다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체계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밥을 먹었어요. 오늘, 맛있는 반찬을, 가족과 함께" 이렇게 이야기해도 알아는 듣습니다. 그러나 듣는 이가 갸우뚱하겠죠. 왜 저렇게 이야기할까 궁금할 것입니다. 전체 스토리를 구조화하자는 의미가 바로 이겁니다. 마치 문장의 순서를 가장 듣기 편안하게 배치하는 논리와 같습니다.
모든 스토리에는 배경이 있습니다. 시작된 배경에서 출발하여 생각이 진화하고 다음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행동에 따른 결과가 있고, 결과를 보고 느낀 소감이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시간의 흐름과 의식의 발달 순서로 설명하는 것이 구조화입니다.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받아도 답변을 구조화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 해봤나요?" "네, 해봤습니다"라고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 의도를 파악하여 경험을 구조화해서 설명하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육하원칙만 떠올려도 구조화된 이야기는 가능합니다.
말하기도 연습하면 실력이 늘어납니다. 면접을 잘 보고 싶다면 가능한 많은 면접 기회에 참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말하기를 잘하려면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합니다. 잘 듣고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듣는 훈련은 진짜 사람을 만나 경청하는 방법도 있고,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습니다. 책은 남의 이야기를 읽고 이해하는 훈련이 되기 때문입니다.
말로 일을 많이 하는 역할의 사람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말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그들의 고충이 이해됩니다. 잘 짜놓은 구조화된 스토리라인이 말로 설득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줄 믿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