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펌에서 헤드헌팅 서비스를 한 달간 경험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안에서 얻은 배움과 깨달음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무엇보다 일이 돌아가는 방식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감이 어떻게 수주되고, 그것이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협업을 통해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영업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영업이 있어야 일감이 생기고, 일감이 있어야 비로소 수익이 발생합니다. 프로젝트를 생성하는 사람이 어떤 수익 구조를 가져가는지도 명확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인재에게 포지션 제안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쉽지만, 회신을 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이전 채용 업무에서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이번에 더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인재풀에 적극 구직중이라고 표시되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이직 의사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결국 후보자 소싱도 영업입니다. 첫 회신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이후 어떻게 설득하여 채용 프로세스에 참여시킬 것인지가 프로젝트 성사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제가 헤드헌팅 서비스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상적으로 건강한 기업과 인재만을 선별하여 연결하고 싶었는데, 헤드헌팅은 현실적으로 서로의 필요를 엮는 일이었습니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제 성향과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반면 프리하게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정말 잘 맞는 역할이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출퇴근과 외근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풀 출근 제도로 운영되는 서치펌도 있으니 사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헤드헌팅 세계는 진짜 야생이었습니다. 다른 서치펌은 물론이고 같은 서치펌 안에서도 헤드헌터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집니다. 이는 당연한 수익 구조의 결과입니다. 수익은 프로젝트를 수주한 사람과 최종 합격 및 입사를 성사시킨 단 한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그 한 사람을 찾아 입사시키기 위해 수많은 헤드헌터가 치열하게 움직입니다.
기존 회사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경쟁 구도 속에서 진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이것이 두렵거나 무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직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느슨하게 협업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치열하게 경쟁하여 성과를 쟁취하는 것이 더 보람있고 강렬한 성취감을 주는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헤드헌팅 서비스에 도입된 기술의 현재 모습도 보았습니다. 우리가 생활의 많은 부분을 기술로 개선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한 영역이 많습니다. 헤드헌팅 비즈니스 역시 아직은 사람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헤드헌팅 서비스를 잘 한다는 것은, 영업을 통해 기업의 채용 수요를 얻어내는 것,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훌륭한 동료와 협업하는 것, 채용 포지션에 맞는 인재를 탐색하고 발견하여 설득한 후 채용 기업과 연결하는 것, 그리고 최종 합격 이후 인재가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기업에서 채용 업무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각 과정마다 고유한 고충이 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지만, 헤드헌팅 세계 역시 만만치 않게 치열한 시장이라는 것을 직접 경험하며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