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진의 넥스트 커리어] '대기업 ‘김 부장', “잃어버린 건 직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22년간 수천 명의 ‘김 부장’을 만나 깨달은 단 하나의 진실
[한국강사신문 김소진 칼럼니스트]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대한민국 전·현직 김 부장들의 기록이나 다름없다. 22년 동안 헤드헌터이자 커리어 코치로 일하며 나는 수많은 ‘김 부장’을 만났다. 그들이 가장 자주 한 말은 이 한 문장이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뭘 잘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직장생활 20년을 넘게 달려온 이들은 퇴직 즈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죠?” 누군가는 부장, 누군가는 상무, 또 누군가는 대표였지만 결국 모두 ‘또 다른 김 부장’일 뿐이었다.
헤드헌팅 10년 차에 나는 그런 이들을 위해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을 썼다. 그리고 13년이 흐른 지금, JTBC 드라마 속 ‘김낙수’를 보며 느꼈다. 그가 바로 우리였다. 무엇을 위해 달리는지도 모른 채, ‘열심히’만 외치며 버텼던 시간. 뒤돌아보는 순간, 할 줄 아는 것도, 진짜 나다운 것도 없는 자신을 마주한다. 그제야 깨닫는다. 직장은 ‘나’를 지키는 곳이 아니라 ‘내 역할’을 쓰는 곳이었다는 것을.
22년의 경험 끝에 나는 한 가지를 확신하게 됐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직장에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다는 것. CEO도, 창업자도, 결국 자기 자신으로 서야 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이다. ‘테헤란로 소진언니’ 유튜브 채널에서 나는 그런 현실 속 김 부장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누군가의 성공담이 아니라,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김 부장들의 이야기다. 20대부터 퇴직 전후의 직장인들까지 이야기 속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는 메시지가 이어진다.
구조조정, 희망퇴직이 일상이 된 요즘, 여전히 많은 이들이 “그만두고 싶다”라는 마음을 억누른 채 하루를 버틴다. 그런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직장 너머의 ‘다음’을 인지하고, 맷집과 기반을 미리 만들어야 한다고. 그게 내가 책을 쓰고, 유튜브를 하고, 코칭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것이 내가 헤드헌팅을 넘어 수많은 김 부장들에게 해야 할 역할이라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가 드라마 속 세차하는 ‘김낙수’를 응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가 ‘직함’이 아닌 ‘삶’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테헤란로 소진언니’ 채널에서 골프장 캐디가 된 대기업 상무를 응원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나는 오늘도 수많은 김 부장을 만난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묻는다.
“내가 진짜 지켜야 할 건 타인의 시선도, 직함도, 자존심도 아닌 결국 ‘나 자신’이 아닐까.” 지금까지 애썼고, 진짜 인생은 지금부터다.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당신의 다음 챕터가 더 단단하고 더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김소진 대표
22년 차 헤드헌터, 제니휴먼리소스 대표, 커리어 코치
NYU 석사 출신으로 2008년 제니휴먼리소스를 창업해 국내외 주요 기업의 경력직 채용과 커리어 전환을 22년간 함께해왔다.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 저자이며, 유튜브 ‘테헤란로 소진언니’를 통해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현실적인 커리어 고민을 다루고 있다.
클래스101 『환승이직 커리어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실질적인 커리어 전략을 전하고 있다. 1:1 커리어 코칭 및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장인의 다음 스텝을 설계하는 데 전문성을 갖고 활동 중이다.
출처: 한국강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