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경험하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글을 쓸 때도 독자가 관심을 갖고 흥미롭게 읽어주길 바라지만,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능력이 없기에 결국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글을 잘 쓴다, 말을 잘한다는 개념에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마치 독자와 청중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능력은 타고난 재능이기도 하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충분히 길러집니다.
다시 태어날 수는 없으니, 후천적인 노력으로 독자의 마음을 알아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독자가 흘리는 힌트를 탐정처럼 수집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단서로 파악하는 거죠. 물론 이마저도 추정일 뿐 완벽한 사실 파악은 아닙니다.
증거를 수집해도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상상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증거는 직접적인 힌트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마도 그럴 것'이라는 추측을 돕는 단서 정도입니다. A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유추해보면 B에 관심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죠. 추측이 틀릴 수도 있지만, 무작정 상상하는 것보다는 훨씬 높은 확률로 독자의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독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그런데도 굳이 단서를 찾고 추측하는 이유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독자의 관심에 맞춰 선별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인 소통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와 할 수 있는 소재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더라도, 독자의 관심에 따라 선별해야 합니다.
내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이해되고 흥미로울 수 있지만, '그건 니 생각이고'라는 유행어가 괜히 생긴 게 아닙니다. 우리는 철저하게 독자를 생각하는 글쓰기와 말하기를 해야 합니다. 지금 쓰는 이 글도 누군가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글이나 말하기를 준비해야 하는 분들을 상상하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한다면, 채용 담당자의 입장에서 상상하며 글을 써야 합니다. 단순히 '채용 담당자는 어떤 기준으로 서류를 검토할까?'를 생각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하루 일과부터 관심사까지 탐색하고 추측해보세요.
완벽히 타인이 되어보는 것입니다. '내가 채용 담당자라면 이 이력서를 보고 무엇이 궁금할까? 무엇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을까?' 상상해보는 거죠. 그럼 반드시 보입니다. 그들의 입장과 상황을 헤아리려는 노력은 반드시 좋은 글, 흥미로운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은 우리를 잘 모릅니다. 우리의 경험과 생각, 추구하는 가치를 대충 설명하면 하나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수년에 걸쳐 생각한 내용을 이력서에 단 한 줄로 적었을 때, 그것만 보고 100%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거나 말해야 합니다.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글과 말은, 상대방이 우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전혀 없다고 가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과정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간단히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성격이 급한 한국 사람들의 특징이죠. 하지만 사건의 전말을 생략한 채 본론만 듣고 100%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사건이 왜 시작되었는지, 그래서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 행동으로 인해 나타난 결과는 무엇인지 순서대로 이야기한다면, 상대방이 우리 이야기를 조금 더 경청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어떤 이야기든 이해가 되면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 다른 사람에게 말이나 글로 설득해야 할 일이 있나요? 그렇다면 먼저 상대방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주도면밀하게 파악해보세요. 손자병법을 쓴 손자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먼저 인내심을 발휘하여 상대방을 파악하는 노력을 해봅시다.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