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력서나 포트폴리오 등 입사지원 서류에 대한 피드백 요청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만큼 서류 전형 통과가 쉽지 않다는 방증입니다. 서류 전형이 어려운 이유는 명확합니다. 하나의 포지션에 지원자가 많고, 그중 강력한 경쟁자도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쟁자 사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려면 결국 이력서에서 '다른 내용'을 보여줘야 합니다. 뻔한 양식과 구성, 천편일률적인 내용으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습니다. 차별화된 양식, 구성, 내용만이 서류 전형을 돌파할 수 있습니다. 가장 유효한 차별화 전략은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이력서는 이름 그대로 인생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문서입니다. 여러분이 보여주고 싶은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담을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꾸던 꿈, 20~30대를 거치며 진화한 커리어 계획, 지금 이 직무를 선택하게 된 배경까지. 보통 이력서에 잘 담지 않는 내용도 얼마든지 녹여낼 수 있습니다.
애초에 이력서에는 정해진 작성법이 없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역량, 추구하는 가치, 관심 영역, 커리어 목표 등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정하고, 그것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내면 됩니다. 문서를 가로로 작성해도 되고, 일반적인 항목 구성을 따를 필요도 없습니다. 모든 경험과 생각을 시간 순서대로 하나의 항목에 나열하며 설명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경험은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분량이 길어질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분량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력서 5장 이상으로 합격한 사례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분량이 아니라 얼마나 매력적인 내용이 증명 가능한 수준으로 작성되었는가입니다. 경험과 역량의 증명은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가능합니다. 자연스럽게 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분량보다는 경험과 역량이 매력적으로 전달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분량을 걱정한 나머지 구체적인 경험 설명을 포트폴리오로 미루는 분들이 많습니다. 포트폴리오 활용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력서에서 구체적인 경험과 매력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포트폴리오는 열어보지도 않습니다. 승부는 이력서에서 봐야 합니다. 이력서에 아주 구체적인 경험 설명을 담아야 합니다.
의지로 점철된 추상적 표현은 모두 걷어내야 합니다. 이력서의 모든 지면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강점을 담아야 합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강점이 중복 노출되도록 작성하세요. 검색 엔진에서 키워드가 반복 노출되는 것과 비슷한 논리입니다. 이력서 전반에 지원 기업이 원하는 경험과 역량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적으로는 이력서를 초반, 중반, 후반으로 나누어 각 영역에서 한 번씩, 총 세 번 핵심 키워드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채용 담당자의 레이더에 자주 걸리는 키워드가 존재해야 합니다.
지원 포지션과 자신의 경험, 역량이 완벽하게 맞지 않더라도 일부 부합하는 내용이 이력서 전반에 자주 등장한다면 어떨까요? 저라도 심각하게 고민할 것입니다. '요구하는 조건과 비슷하게 맞는 것 같은데 조금 아쉽다. 불합격시키기엔 아깝다'고 생각할 겁니다. 채용 담당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합격 가능성을 높입니다. 다른 지원자 대비 채용 공고에 부합하는 부분이 더 눈에 띄었다면, 고민 끝에 "그래, 만나서 더 검증해보자!"로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제 의견도 정답은 아닙니다. 참고만 하시면 됩니다. 정답은 바로 여러분 자신에게 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 그것이 정답입니다. 누구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대신 잘 설명할 수 없습니다. 긴 시간 복잡하게 쌓여온 경험과 역량은 오직 자신만이 제대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과감하게 도전해보세요. 자신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당당하게 제출하여, 핏이 잘 맞는 기업을 만나시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