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 콩국수를 먹었습니다. 현충일과 주말이 이어진 연휴를 맞아 충청남도 서천군에 있는 처갓집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빌딩보다 산이 많고, 사람보다 나무가 많은, 전형적인 시골입니다.
차로 10분쯤 가면 읍내가 나옵니다. 슈퍼와 음식점 몇 곳, 그리고 약간의 편의시설이 있지만, '편의시설'이라기보다는 음식점이 대부분입니다. 그 읍내에 콩국수 맛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어제 점심 메뉴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식당 앞에는 대기 인원이 5팀이 넘는 줄이 서 있었습니다. 평소 사람 구경하기도 어려운 한적한 동네에서, 그것도 시골 읍내에서 이런 북적거림은 믿기 어려운 광경이었습니다.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디서 온 거지?"
관광객일까, 명절처럼 친척 방문을 온 사람들일까? 별의별 상상을 다 하다가 결국 장인어른께 여쭈어봤습니다. 돌아온 답은 의외였습니다. 바로 "소문난 맛집이라 외지에서 콩국수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30분 이상 걸리는 거리에서도 일부러 찾아오고, 기다리면서까지 이 시골 콩국수를 먹고 간다는 겁니다.
사실 제 기준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니 요즘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거리나 기다림쯤은 감수합니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식당이 읍내에만 세 곳이나 있다는 겁니다. 고기집, 냉면집도 소문이 나서 외지 손님들이 많다고 합니다.
소문의 힘은 강력합니다. 온라인 시대의 입소문은 지역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듭니다. 자동차라는 이동 수단 덕분에 맛집이 어디 있든 상관없고, 사람들은 그 경험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런 소문의 메커니즘은 음식점에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커리어 코칭을 받은 사람이 친구를 소개하거나, 만족한 고객이 지인에게 서비스를 추천하는 것 역시 소문입니다. 수많은 서비스 중 선택받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확률입니다. 그래서 '소문'이 중요합니다. 기존 고객의 평가, 즉 리뷰는 가장 신뢰받는 마케팅 수단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소문은 어디서 나올까요? 바로 '실력'입니다. 진짜 실력자는 스스로 홍보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찾아옵니다. 은둔 고수를 찾아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누군가 그 고수의 실력을 먼저 경험하고 소문을 냈기 때문입니다.
실력이 있다면 마케팅은 덜 요란해도 됩니다. 오히려 검증된 실력을 경험한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줄 것이고, 그 신뢰도는 여느 광고보다 높게 작용합니다. 저처럼 귀가 얇은 사람은 지인의 추천 하나에 다른 대안은 생각도 안 하고 곧장 선택해버리곤 합니다. 물론 항상 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소문을 얼마나 믿으시나요? 맛집이라는 말만 듣고 먼 길을 달려간 적은 없으신가요? 혹시 여러분이 홍보하고 싶은 서비스가 있다면, 먼저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 보세요. 실력만 있다면, 은둔 고수가 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번화가에 대형 간판을 내걸지 않아도, 진짜를 찾는 사람들은 외딴 시골이라도 찾아옵니다.
요란한 마케팅보다, 묵직한 실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여러분이 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