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대화에서 ‘나’의 말 하는 내용은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대화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내용 사이에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만 생각하며 일방적으로 퍼붓는 말은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화가 아니라 게시판의 공지글에 가깝습니다. 아니 게시판의 공지글도 글을 읽을 독자의 관심사를 고려한 내용이어야 하기 때문에 읽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말이든 글이든 듣고 읽는 사람의 관심사를 고려한 메시지를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무슨 재주로 대화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그가 관심을 가질만한 메시지를 전달한단 말이오?‘ 그래서 대화가 어려운 법입니다. 그래서 말하기는 신중해야 하는 법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시죠. 대화 상대방이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백날 백번 떠들어봐야 듣는 척할 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 나갑니다. 마치 구멍 뚫린 여과기처럼 붓는 족족 그대로 빠져나갑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대화 상대방에 대한 탐구와 대화의 주제, 그리고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절묘하게 버무려 놓는 것입니다. 대화 시간에 맛있게 꺼내 먹기만 하면 되는 정도의 요리 준비가 필요합니다. 대화에 참여하게 될 사람에 대하여 사전 정보를 갖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입니다. 요즘 근황과 ‘나‘에게 무엇을 궁금해할지, 대화 주제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질 내용은 무엇인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대화 상대방의 마음을 100% 간파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미리 고민하여 대화를 준비하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대화의 자리에 앉아 아무 말이나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그 내용을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관심을 갖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 보세요. 가령 ‘나는 글쓰기를 좋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면, 글쓰기에 대한 주제를 상대방이 좋아할 내용으로 끼워 맞출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대화 상대방이 축구를 좋아한다면, ‘요즘 저는 축구에 대한 글쓰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사람은 듣고 싶은 말만 잘 듣습니다. 듣기 싫은 말은 잘 듣지 않거나 차단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친한 친구 사이에도 친구가 관심 없는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면, 아무리 마음씨 착한 친구라도 이야기를 듣는 친구는 마음속으로 ‘지금 이 이야기를 왜 나에게 하고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경청하지 못할 것입니다.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 구성원과 대화를 할 때에도 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으로 대화를 시도해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그럼 시시콜콜한 하루 일상이나 고민, 꼭 상의해야 할 문제는 이야기할 수 없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하여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효과적인 대화의 방법입니다. 대화 상대방의 내 이야기를 잘 듣게 만들고 싶다면, 그래서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거나 그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면 우리가 말하는 대화의 내용은 반드시 상대방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면접 코칭을 하다면, 오늘 이야기 나눈 대화의 기술을 놓치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면접은 ‘나’를 소개하는 시간이 맞지만, 면접 결과는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평가하는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대화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진솔하게 소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예시로 들었던 것처럼 진솔한 내 모습을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내용과 버무리는 준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 대해서 미리 탐구해 보세요. 대화 상대방의 프로필을 떠올려 보고, 요즘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지 고민해 보세요. 그리고 그의 귀를 자극할 내용, 그의 마음을 후벼 팔 수 있는 내용으로 대화를 미리 준비해 보세요. 아마 대화 상대방이 상체를 앞으로 쏠리며 우리의 이야기를 경청하게 될 것입니다.
흥미로운 대화가 가득한 하루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