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이 어려운 이유]
20대 초반 저는 '린'하게 고백하고 많은 거절을 경험했습니다.
그런 저에게도 '고백'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좋은데, 당신도 나를 좋아할까?'
이런 마음으로 망설이다가 타이밍을 놓친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그의 마음을 짐작키 어렵고, 짐작하더라도 확신하지 못하기에 고백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저같이 가진 조건이 우수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그런 확신이 더욱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녀의 매칭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조건
2. 관심도
내가 가진 '조건'은 바꾸기 어려우니 '관심도'로 어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에 대한 나의 관심도는, 나에 대한 그의 관심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시간을 내어 그 사람 앞에 자주 나타나고 돈을 써서 그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여줍니다.
때론, 일부러 관심이 없는 척하여 나에 대한 그의 관심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썸'이라는 시간을 통하여 서로간의 관심도를 확인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조건이 완벽하지 않은 두 사람은 매칭을 위하여 밀당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 과정 자체가 비효율적이지만, 그런 비효율이 사랑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줍니다.
여기 또 다른 매칭 시장이 있습니다.
채용 시장입니다.
채용 매칭에 있어 핵심 요소 역시 '조건'과 '관심도' 입니다.
구직자의 조건은 경력과 스킬이고,
관심도는 입사 의지입니다.
기업의 조건은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성이고,
관심도는 직책과 연봉입니다.
채용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연애 시장에서의 저처럼 조건이 월등하지 않은 기업과 구직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가 나를 좋아해줄지 짐작키 어렵습니다.
고백하기가 망설여집니다.
부족한 조건을 관심도로 어필해야 하지만, '썸'의 시간에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기업과 구직자에게 비효율은 '낭만'이 아니라 '낭비'입니다.
채용플랫폼이 단순히 양측이 가진 조건(회사소개, 이력과 경력)만을 보여주는 건, 절반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입니다.
더 어려운 건 나머지 반쪽입니다.
'관심도'를 솔직히 교환하고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채용 플랫폼이 풀어야 하는 숙제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