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와 썩은 고기]
“썩은 고기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하이에나 같은 남자, 박동식입니다!”
대학 졸업반이 되어 여러 기업의 공채 면접에 다닐 때 저의 자기 소개 멘트였습니다.
당시에는 여러 명의 지원자가 한꺼번에 면접장에 들어갔습니다. 면접관들로부터 질문 하나라도 더 받기 위해 오글거리는 자기소개 멘트를 하거나 팔굽혀 펴기, 춤, 노래를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런 행동이 신입사원의 패기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때 저는 썩은 고기까지 먹을 수 있다는 절실함을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신선한 고기가 많을 때는 그걸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신선한 고기가 내 앞에 놓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썩은 고기라도 뒤적여야 합니다.
그 안에 잘 살펴보면 먹을만한 게 있습니다. 오히려 더 맛있게 숙성된 고기 한 점이 붙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냄새나고 지저분해서 썩은 줄 알았는데 충분히 먹을만한 고기일 때도 있습니다.
절실한 마음이 있어야 남들은 눈길도 주지 않는 더럽고 지저분한 썩은 고기를 주의깊게 헤집어 볼 수 있습니다.
그럴 때라야 맛있게 숙성된 고기 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좋은 고기는 어디에든 있지만 하이에나 같은 사람만이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