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 보고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한 서비스 고객센터에 문의를 하고 받은 답이다. 며칠동안 답이 없길래 또 다시 문의를 했더니 위의 문장이 적힌 똑같은 내용의 메일이 돌아왔다. 바로 왔으면 auto-reply인가 했겠지만 보낸지 몇시간 있다 온걸로 봐서는 그냥 복붙인거 같다. 그게 지난주의 일이었고 아직도 답은 없다. 그리고 내가 문의했던 그 서비스의 버그는 여전히 활동중이다. 여전히 이 나라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거절' 혹은 '안 된다' 라는 말을 하는 게 대단히 무례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답을 안하는 것이 가장 최악이라는 것도 모른체. 심지어 답을 안 했으면 안된다고 알아 들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대놓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봤다. 마치, 소개팅을 하고 연락을 씹으면 거절의 의미라고 알아 들으라는 것 처럼. 그냥 안되면 안된다고 이야기를 하면 된다. 솔직히 문의한 사람이 왜 안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궁금하거나 하진 않다. 아니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냥 안되면 다른 방법을 알려 주거나 하면 그걸로 그만이다. 이 간단한 사실을 간과한체 뭉게고 있으면서 욕을 먹는 일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 답을 해야 하는 담당자-대부분은 cs직원-는 스스로 마음을 졸여가면서. 혹시 나 처럼 계속 물어 보는 black consumer를 만날까봐. 망하는 스타트업의 특징 중 하나로 일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었다. '생각해 보고 알려 줄께요',' 논의해 보고 알려 줄께요' 라고 하곤 생각도 안해보고 논의도 안해보고 알려 주지도 않는다. 스스로 자멸하는 짓을 왜 계속 하고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진 않는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인 '회피주의'는 이 나라에서 언제쯤 사라질지 혹은 사라지긴 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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