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어떻게 이렇게 잘해요?"
며칠전에도 들은 질문이다. 어떤 한국인이 어떤 외국인에게 하는 질문을. 통계수치 같은걸 뒤져 보지 않아도 이 나라에 살 고 있는 외국인들의 수가 늘었음은 쉽게 알 수 있다. 단순 관광이 아닌 유학 혹은 취직 등 의 이유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멍청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마치 오랜만에 명절에 만난 친척들이 하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지만 그냥 하는 생각 없는 질문 처럼.
내가 학부시절을 보낸 21세기 극초반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내가 다닌 학부가 이 나라의 학부모들이 본인들의 자식을 보내고 싶어하는 워너비 학교 중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엔 나 역시 우리학교로 유학을 오는 외국인들이 신기했었다. '왜 한국으로? 굳이?' 그리고 나 역시 그 때는 위에 언급한 멍청한 질문들을 자주 했었다. 왜냐면? 신기하니까. 한국어는 우리네들이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어서 그렇지 배우기 대단히 어려운 언어 중 하나이다.
근데 어느 순간 이 질문이 대단히 멍청하고 어찌 보면 무례한 질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답'을 알고 질문 한 거 니까.
그렇다. 우리는 모두 답을 알고 있다. '공부했으니까' 내가 만났던 외국인들의 대부분은 한국어를 하나도 못한 체 이 나라에 온 경우가 많다. 그렇게 자취집을 구하고 어학당을 다니면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대학원 혹은 취직을 하고 살고 있다. 특히, 영어도 못하는 본인의 모국어만 할 줄 아는 상황에서 이런 결정과 과정은 대단히 용기있고 박수 받아 마땅한 것이다. 과연 이 나라에서 자란 사람들 중 몇이나 이렇게 할 수 있을 까? 나 역시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없다.
이런 이들에게 저런 무식한 질문을 여전히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어찌 보면 비록 시험을 위한 공부이고 죽어있는 영어이긴 하지만 6년이나 배워 놓고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것이 더 별로 아닐까?
이젠 질문을 좀 똑똑하게 했음 한다. '어떻게 그렇게 한국어 발음이 좋아요?' 라든지. 이건 비단 외국인에게 하는 질문에 국한 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