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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책임보험 증명서, COI 그게 뭔데?]
최근에 일을 하면서 나를 괴롭히는 용어가 있다.
"COI"라고 해서 Certificate of Insurance의 약자인데, 직역하면 보험증명서지만, 정확히는 Liability Insurance를 뜻하다 보니 영업배상책임보험 증명서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제3자가 피해를 입어서 피보험자가 제3자의 손해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 보험사가 보상하는 보험을 뜻하며, 무역 거래에서는 제품의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 또는 제3자가 손해를 입었을 때 제조자, 판매자 등이 손해를 보상함으로서 입는 금전적인 피해액을 보험사가 담보해주는 책임보험이라고 보면 되겠다.
찾아 보니, 북미 쪽에 수출하면서 COI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많이 받게 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많은 국내 기업들이 보증보험(즉 기업의 신용을 담보로 한 보험)에 가입해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책임보험은 가입하지 않은 상황이 더 많다는 것이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도 똑같은 상황이다.
처음에는 국내에서도 소비재를 판매하는 회사다 보니 분명 제조사 측에선 PL(Product Liability, 생산물 배상책임) 보험에 가입해 있을 테니 제조사 쪽 보험가입서를 토대로 COI를 작성하면 되겠지 싶었다. 문제는 제조사 측에서 COI 양식대로 정보를 기입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COI는 ISO에서 규정한 어코드 폼(Acord)에 의해 작성되어야 하며, 여타 양식에 의한 확인서는 허락되지 않는다. 때문에 주어진 양식에 따라 기입해야 한다는 까다로움이 있는데 애초에 한국에서 종종 접하는 양식은 아니다 보니 작성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어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기입해야 하는 항목 중 Policy Number라는 것이 있다. 보험 증권번호를 뜻하는데, 쉽게 말해 보험 ID 같은 것이다. 즉, 제조사 측 PL보험으로 COI를 작성하기 위해선 제조사 측의 개인정보를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아무리 협력 관계라도 개인정보를 요구를 할 수는 없다.
안 그래도 다른 할 일도 많은데, 거의 1주일 동안 COI 서류 하나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여타 부서에 도움을 요청하고, 제조사를 통해 보험사 측과도 소통하고, 일하는 와중 짬내서 따로 찾아보고 해야 했다. 심지어 결론적으로는 회사가 CGL (Commercial General Liability)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다소 허무한 결론이 도출됐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마존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라면, 아마존에서 추천하는 보험사를 통해 CGL 보험을 가입할 수 있고, 아마존에서 추천하는 보험사라면 미국 어느 리테일 업체에서도 웬만하면 인정받는 보험사일 것이기 때문에 COI 발급 및 인정받기가 훨씬 수월해질 수는 있다는 것이다.
해외영업에 필요할 수 있는 요소다 보니 내 업무범위 밖의 일이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뭔가 이빨 사이에 고기가 껴서 하루종일 괴롭히다 겨우 큰 덩어리가 빠졌는데 아직 10%의 고기가 이빨 사이에 껴있는 듯한 기분이다. 회사 내 누구도 COI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 보니 혼자서 이를 다 찾아봐야 했고, 그마저도 뚜렷하게 해결된 상황은 아니다 보니 뭔가 답답한 느낌이다.
혹여나 해외영업을 담당하시는 분들 중 COI에 대해 처음 들어봤다 하신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을 꼭 참고해보시길 바란다. 적어도 나처럼 1주일간 허덕이는 수고는 안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게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