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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의 첫걸음, 실패하기]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고찰이 깊은 사람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주로 어떤 생각을 하는 지를 넘어 어떠한 상황에서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명하게 해결할 줄 아는 사람은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면 메타인지를 높이기 위해서, 더 쉽게 풀이하면, 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답은 잔인할 수 있겠지만 실패해 보는 것이다.
이 세상에 바닥을 찍고 좌절감 느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글을 쓰는 나조차 처절히 실패해 본 경험을 떠올리면 기운이 축 처진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을 생각하면 나름의 절실함이 생각나고, 내가 어떤 방향을 나아가고 싶은지 명확히 재정의되고,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일하고자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나의 경우 과거 회사에서 설정한 기본적인 성과 기준을 달마다 달성하지 못하면서, 팀장님께 (유의미한 피드백과 함께) 철저히 짓밟히고 정신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꾸짖음을 들었을 때 바닥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출근하는 하루하루가 고난이었고,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미웠고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었다. 그전에는 꾸준히 운동이라도 했는데, 당시 회사에 출근하면서 운동도 못하면서 인생의 보람이 안 느껴졌다.
결론적인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렇게 바닥을 찍고 보니 내가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돌이켜볼 수 있었다. 당시에는 블록체인에서 완전히 다른 산업으로 넘어와 영업직을 경험해 봐야겠다는 가설을 세우고 운 좋게 회사에 합격해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다녀보면서 내가 일하는 환경에 대해, 주변 동료들에 대해, 압박감이 느껴지는 환경에서 목표를 달성해야 할 때 등 스스로 기준을 설립하게 됐다. 이후,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다시 취업시장에 뛰어들어야 했을 때는 막막함보다도 내가 원하는 방향성을 갖고 다시 나만의 가설을 세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나만의 원동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등 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느껴질 때, 나름대로 자신만의 가설을 세우고 일단 움직여보라. 가설이 적중하면 좋겠지만, 실패하더라도 너무 좌절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새로운 가설을 세울 때만큼은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자신감은 바로 성공했을 때보다 배가 되어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