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 후, 대회가 열리는 경주로 바로 향했습니다. 새로운 장소에서, 오랜만에 참가하는 대회라 그런지 마음이 잔뜩 긴장된 상태였습니다. 그 탓에 밤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고 대회 당일 아침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마라톤이었기에,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출발선에 서는 그 순간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었고, 강수확률 99%라는 일기예보는 정확히 적중했습니다. 출발선에 서서 대기하는 동안, 빗방울이 점차 굵어지더니 출발 신호와 함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그 순간 몸은 자연스럽게 긴장했습니다. 빗속에서 파트너와 나란히 서서 서로에게 미소를 지으며 격려의 말을 나눴습니다.
혼자 달릴 때는 나만의 속도와 리듬에만 집중했지만, 이번 대회는 파트너와 함께라 더 의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서로의 페이스를 맞추며 중간중간 상태를 확인하고 조절해가며 달릴 때 ‘같이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더 힘이 났습니다.
빗물에 미끄러운 도로와 점점 무거워지는 런닝화로 뛰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졌지만, 서로를 격려하는 작은 대화와 함께하는 힘은 그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내리는 비는 어느 순간 동반자처럼 느껴졌고 경쟁자처럼 느껴졌던 다른 참가자들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뛰는 동료’ 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혼자였다면 더 힘들게 느껴졌을 순간들이 파트너와 함께였기에 오히려 웃으며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우중 마라톤의 매력은 생각보다 특별했고, 그 빗속에서의 경험은 이번 대회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습니다.
결승선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서로를 응원하며 마지막까지 힘을 내었습니다. 폭우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 달려온 이 경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이번 마라톤은 단순한 도전을 넘어서 파트너와 함께한 새로운 여정이었고, 우리에게 또 다른 성취감을 선사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마라톤은 기록보다 더 큰 의미로 남았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함께 또 맞이할 도전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