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블록체인이 뜨지 못하는 이유] 저번 글에서는 블록체인 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피보팅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다뤘다면, 이번 글에선 산업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허들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신기술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편리성을 주든, 금전적 이득을 주든 무엇보다도 사용하기 쉬워야 한다. 지금의 토스 앱을 생각해보자. 과거에, 심지어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대중화되어 있던 10년 전 과거에 1만원 정도 송금하려고 해도 무조건 atm을 써야 했고 수수료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 와중에 토스가 등장하며 모바일 앱을 통해 친구에게 무료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당시 무료송금이라는 서비스 자체도 파격적이었으나 기존에 송금을 하기 위한 과정들을 확실히 단축시키므로 송금하기가 더 쉬워진 셈이다. 나이 드신 분들도 사용하기 편리했다. 그렇게 토스가 나타나며 핀테크의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규모 있는 금융기관들도 더 간단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낼 수 있도록 구도가 바꼈다. 그에 비해 블록체인을 보면, 탈중앙성, 분산원장 등 충분히 혁신적일 수 있는 신기술이지만 기존의 서비스를 대체할 정도로 큰 메리트가 있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사용하기 위한 과정이 더 복잡해졌다. 코인을 투자한다면 메타마스크와 같은 디지털 월렛을 마련했을텐데, 여기에 본인에게 부여된 디지털 월렛의 프라이빗 키를 잃어버리거나 잘못 저장하면 복구가 아예 불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피싱사이트에서 잘못 서명해 해킹 당했거나, 실수로 주소를 잘못 입력해 영원히 본인 돈을 되찾지 못한 경우도 흔하게 있다. 심지어 디파이라는 돈 굴리는 서비스 사용하려고 해도 체인이 다르면 브릿지라는 기술을 통해서 자산을 전환해야 하는 등 정말 사용하기 복잡하다. 필자야 업계에서 직접 프로젝트들을 사용해봤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으나, 일반 대중 입장에선 그저 장애물의 연속이다. 키 관리가 필요하지 않고, 쉬운 UX로 월렛을 사용하기 더 편리하게 만들면 그나마 대중화로서의 문이 열리기야 하겠다. 하지만 여전히 블록체인은 아는 사람들만 사용하는 기술에 국한되어 있으며,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깊이 있는 이해도를 가진 사람은 더 적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모든 기술이 대중화될 필요는 없겠지만, 가상자산이 더 사용하기 편리하고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대중화라는 장벽을 넘어야 하긴 하겠다. 하지만 여전히 그 길은 너무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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