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게임기획 이야기] 요즘 채용 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IT 서비스기획, PM인데 게임 기획을 할 수 있는지 저에게 여쭤보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드려봅니다. IT 서비스기획과 가장 비슷해보이는 시스템기획에 대해 말이죠. 먼저, 게임에 있어 시스템은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설계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가위바위보를 떠올리면 좋습니다. 가위를 냈을 때 보자기라면? 이긴다. 바위라면? 진다. 같은 가위라면 비긴다. 주사위를 던졌을 때, 더블이 나오면 한번 더 던진다. 이러한 규칙을 정하는 것이 시스템 기획입니다. 그래서, 시스템 기획을 할 때는 논리적인 사고가 중요합니다. 어떤 것이 동작할 때 어떻게 흘러갈 것이고, 예외사항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 예외 사항마다 어떻게 대응해서 짜임새 있는 규칙을 설계할 지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규칙이 우리가 보는 PC화면, 모바일 화면, 콘솔에 나타나는 과정입니다. 규칙을 화면에 보여줘야 하니, 당연히 화면에 대한 기획이 이루어집니다. 즉 GUI에 대한 화면 설계. 마치 서비스기획자가 화면을 설계하는 것과 같습니다. 규칙을 명확히 설정한다. 그것을 이루는 화면을 그린다. 시스템 FLOW 를 설계하고, GUI를 위한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일이기에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매우 비슷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조금씩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서비스기획의 뿌리를 어디에 두었냐에 따라 차이를 보이겠으나, 대부분 우리가 보는 서비스는 지정된 위치에 지정된 것이 출력됩니다. 그런데 게임의 경우, 장르에 따라 다르겠으나 그 움직임의 범위가 서비스와는 다릅니다. 시스템을 짜놓은 판 안에, 새로운 시스템이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설계한 화면 내에 캐릭터의 움직임은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캐릭터가 행동하며 벌어지는 모든 것은 또 다른 시스템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그리고, 혼자하는 게임을 벗어나는 순간, 그 모든 것은 실시간으로 타인의 움직임과 함께 일어나게 됩니다. 여기서 게임 시스템 기획과 서비스기획이 첫번째 차이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실제 구축과 이를 테스트하는 과정의 복잡도 역시 증가되게 됩니다. 또 하나 달라지는 점은 데이터입니다. IT 서비스 기획 부분에서 우리가 직접 숫자를 입력하고, 관리하는 케이스는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적습니다. 그렇기에 지정된 데이터를 백엔드 개발자의 설계 하에 우리가 사용하는 형태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기업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가 경험한 조직들에서는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게임은 조금 다릅니다. 이 규칙을 설계한 사람이 그 규칙 내에 돌아가는 모든 수치 정보에 대한 관리도 맡을 때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규칙을 설계하며, 그 안에 들어가야하는 데이터를 1차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게임 기획자. 시스템 기획자의 몫이 됩니다. 아이템 강화에 대한 기획을 맡는다 가정했을 때, 아이템에 강화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관리해야하는 것. 그래서, 그 데이터 규칙을 설계하고 그 안에 사용되는 값들을 정의하는 것. 이 작업 자체가 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서비스기획 업무에 비해 게임 시스템 기획은 데이터에 대해 더 많은 이해와 고민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끝일 것 같지만, 또 하나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우리가 작업한 시스템이 무엇이냐에 따라 내가 관여해야하는 파트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기획, 클라이언트(프론트), 서버(백엔드), UI디자이너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만드는 장르, 컨셉, 아트워크에 따라 원화가, 3D 모델러 또는 2D 아티스트, 애니메이터, 이펙터, 사운드디자이너 들과 함께 업무를 진행해나갑니다. 협업 파트가 늘어나고, 생각해야 하는 부분 또한 늘어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시 여기는 가치가 달라집니다. 하나의 시스템 단위로만 보면, 각각의 기획 의도에 맞춰 기획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그런데, 그 기저에 깔리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에서 차이가 생깁니다. "재미" 게임은 결국 "재미" 있어야 합니다. 캐릭터를 모으고 뽑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며, 성장시키는 것도 하나의 재미입니다. 게임에서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재미입니다. 리텐션을 끌어올려! 라는 부분에 대해 IT에서는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다면, 게임은 간단합니다. 더 재밌을 부분이 있다면? 재미있게 해주는 구간까지 올려줄 보상이 있다면? 새로운 재미를 준다면? 그 자체가 다시 사용자들이 접속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물론, 제가 모든 게임사를 경험한 것도 모든 IT 기업을 경험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 말이 정답이다 라고 생각하시기 보다는, 이런 생각과 의견도 있구나. 그리고 이러한 부분에서 내가 준비해야 서비스기획과 게임 기획을 오갈 수 있겠구나. 이 정도로만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추후 제가 생각하는 게임 기획과 서비스기획에 대해 꾸준히 글을 올려나가며 여러분의 이야기를 받고 더 정밀하게 정리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T #게임 #서비스기획 #시스템기획 #전직 #직무 #게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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