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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무사히 마치는구나!’ 병원을 나서며 깊은 숨을 내쉬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내내 짧은 호흡만 뱉으며 신경을 곤두세웠던 자신이 드디어 조금은 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건강검진이라는 것은 언젠가부터 마치 “축하합니다. 당신에게 일 년의 삶이 추가되었습니다”라는 퀘스트를 깨어가는 과정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검진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은, 그 자체로 작은 축하와 다름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가끔은 삶에 대한 생각이 복잡해진다. 종종 “차라리 죽는 게 낫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담담함에 당혹스럽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그들의 마음속에 숨겨진 고통은 감히 내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클지도 모른다. 그들이 왜 그리 생각하는지, 혹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생각이 무겁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참 미묘하고 복잡하다. 때로는 살아가는 것이 버겁고, 모든 것이 끝났으면 하는 순간도 찾아오지만, 결국 우리는 작은 기쁨과 새로운 날들의 가능성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우리가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이유도 어쩌면 그 가능성의 축적이 아닐까. 살아있다는 증거, 조금 더 걸어가야 할 이유가 생긴다는 사실 말이다. 검진을 무사히 마치고 나오는 순간의 그 안도감은, 그저 몸이 건강하다는 것 이상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우리 삶의 또 다른 한 해를 기념하는 작은 의식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나는 오늘, 다시 한번 이 축하의 순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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