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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 속에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기쁨과 자랑스러움이 가득했지만, 그 속엔 한 작가의 여정을 돌아보게 하는 고요한 떨림도 함께했다. 한강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한 대학 새내기 시절을 기억한다. 그때, 운명처럼 어느 작은 서점에서 발견한 책이 바로 그녀의 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이다. 지금은 사라진 그 서점이 주었던 아늑한 공기와 책장을 넘기던 떨리는 손끝의 감촉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강의 문체는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다. 그녀의 글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것이다. 내면의 상처, 슬픔, 그리고 세상을 향한 질문들이 그 속에 담겨 있다. 아직까지도 처음 그녀의 소설을 읽었던 그날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유는 그녀의 문학이 인간의 본질을 파고들어 감정의 심연을 건드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체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끌림에 이끈 긴 세월 동안 그녀의 작품을 조용히 탐닉해왔다. 그녀가 창조해 내는 이야기는 사실 현실과 너무 닮아서 긴 호흡으로 읽다가도 잠시 환기가 필요해진다. 폭력과 고통, 인간 존재의 깊은 불안을 다루는 그녀의 필체는 비수처럼 날카롭고 명료하며 늘 담담하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은 단순히 한강 개인의 영예를 넘어서, 한국 문학의 세계적 도약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그녀의 작품이 다루는 주제들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울림을 준다.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인간의 본성과 폭력, 그리고 기억의 무게를 그녀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문학은 한층 더 깊은 울림을 준다. 한강은 그동안 조용히, 그러나 굳건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그 길의 끝에서 전 세계 문학의 정점에 서게 된 것이다. 오늘의 이 소식은 나뿐만 아니라 한강을 오랜 시간 좋아해온 주변인들의 첫 마디는 "세상에 이런 날이 오다니." 였다. 이 말 한 마디에 그동안 우리가 한강 작가의 작품을 통해 느꼈던 감동과 기다림이 응축되어 있었다. 한강은 그저 작가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그녀의 문학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삶의 일부분처럼 느껴졌다. 그녀의 수상 소식을 들으며, 나는 문득 그 오래된 서점에서의 첫 만남을 다시 떠올린다. 이제는 사라진 그 서점의 공간처럼, 그녀의 소설 속에서 사라지고 변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크게 다가온다. 한강의 문학은 그런 것이다. 사라지는 것을 기록하고, 잃어가는 것들을 붙잡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삶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동안 우리가 잊고 지내던, 또는 지나치게 바빠 돌아보지 못한 감정들과 마주하게 한다. 그녀의 문학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묻는 질문들, 그리고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었다. (이미지 링크: https://www.nobelprize.org/prizes/literature/2024/han/f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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