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겨울,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자전거를 가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우회전하는 1톤 트럭과 충돌했어요.
자전거는 트럭 밑으로 깔리고 저는 1m 정도를 날아갔어요.
그 찰나의 순간에 인생의 주마등이라는 것을 보았어요.
정말로 생의 순간들이 눈 앞을 지나가더라고요.
이게 주마등이라는 거구나 라고 생각이 들던 순간,
문득 머리부터 떨어지면 죽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고개를 세웠어요.
왼쪽 어깨로 떨어진 저는 트럭 범퍼와 부딪힌 정강이의 멍을 제외하면 부상이 없었습니다.
한겨울이라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던 것도 천운이었어요.
놀란 운전자가 차 밖으로 나왔을 때, 저는 앞을 보고 운전해야지 뭐하는 짓이냐고 화를 냈어요
운전자와 병원을 가고 입원 수속을 했습니다.
이후 검사를 해도 이상이 나오지 않자 결론적으론 보험 사기 아니냐는 말을 하더군요.
의도적으로 사고를 낸게 아니면 이렇게 상처가 없다는게 말이 되냐고요.
사고 당사자인 저도 믿을 수가 없긴 했지요.
차 밑에 깔린 자전거는 폐기하고, 저는 3주간 입원을 하며 어깨쪽에 물리 치료를 받았습니다.
떨어진 쪽 어깨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 후유증이 있어요.
날이 궂거나, 컨디션이 나빠지면 가장 먼저 아픈 부위거든요.
이후 몇 년 간 나는 그 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이고,
지금 현실이라 생각하는 건 실은 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 도로에서는 자동차를 제외한 이동 장치는 이용을 못하고요.
도로에서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려고하면 손에 땀이 나고 심장이 뛰기 시작해서 탈 수 없더라구요.
사고로 인한 PTSD가 남았나봐요.
그래도 죽었을지도 모를 사고였는데 이 정도 후유증이라면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사고는 죽음은 곁에 있다는 걸 체감해준 계기였습니다.
이후로 삶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었어요.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요.
매 순간 후회가 남지 않게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었습니다.
당신에게도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변화하게 해준 계기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