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표 가격은 정말 비싼걸까?
어제 영화를 보고 나와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질문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영화표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비싸다고. 비교 대상을 'OTT 구독료' 로 한다면 절대적 금액이나 상대적 금액 역시 비싼것이 맞다.
난 주로 영화를 IMAX에서 보기 때문에 내가 어제 본 영화표 가격은 2만원이었다. 다행히(?) 혼자 보러 갔기 때문에 영화표 가격, 에스프레소 한 잔 가격만 지불했다. 근데 누군가와 함께 간다면 당연히 더 큰 금액이 지출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건 영화 뿐만 아니라 다른 것을 해도 드는 비용이니 영화표값이 비싸다는 논의에 묶어서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난 영화표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른 문화생활들과 비교해 봤을 때.
추석전에 서촌에 새로 오픈한 미술관에 다녀왔다. 개관 기념 전시로 대단히 유명한 미디어 아트작가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개관 기념으로 추석전까지 20% 할인을 해서 표 가격은 1.8만원이었다. 정가는 2.2만원이다. 난 토요일 오픈시간에 맞춰서 가서 거의 바로 전시장을 입장했고 여유있게 관람을 하긴 했지만 미술관 규모가 그리 크진 않아서 1시간 정도면 충분히 감상이 가능했다.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예약을 하고 오후 시간에 가면 상황은 어떨까? 이 전시 작가는 유명하고 작품들 또한 미디어 아트라 인스타그램 각도 좋다. 엄청난 웨이팅에 전시장 안 역시 북적북적 할것이다. 다들 폰을 들고 동영상 촬영하느라.
이에 비해 극장은 어떤가? 예약을 하고 가게 되면 예약시간에 맞춰서 가기만 하면 된다. 가끔 영화를 볼때 관객 빌런들이 있어 불편함을 주긴 하지만 전시장에 주구장창 동영상을 촬영하는 사람들보단 낫다. 2시간 좀 넘는 길게는 3시간 동안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엿볼수 있는데 그 가격이 그렇게 비싼걸까?
물론, 개인차는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문화예술활동을 좋아하고 OTT를 몇개씩 구독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글쎄.....
1958년에 오픈한 국내 최초로 70mm 원본필름을 상영 할 수 있는 20세기 폭스사에서 설계한 충무로에 있는 '대한극장'이 오늘로 폐관을 한다. 난 멀티플렉스가 활성화 되기 전 종로와 충무로에 있는 극장들을 돌아다니면서 영화를 본 세대라서 내가 그 당시에 가던 극장 중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대한극장이 사라져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영화표값이 비싸다 싸다 보다는 10여개가 되는 상영관을 가진 멀티플렉스 극장에 8개관에 같은 한국영화가 상영되고 있는게 더 문제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하는게 아닐지.
adiós 대한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