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형 커머스의 물류 소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목적은 투자 자금의 확보였어요.
n잡으로 온라인 판매 등 여러가지를 해보았으나 안착한 건 없었고, 자유로운 일정 조정과 급여 지급이 안정적인 일을 찾다가 신청하게 되었어요.
물류 센터가 외곽에 있어 통근 차량이 있고, 10시~15시로 30분의 휴게시간을 제외한 4시간 30분의 근로시간은 진입 장벽을 낮춰 주었습니다.
힘들지만 할 만하다는 후기도 용기를 주었어요.
추석 연휴에 신청을 했었는데 주말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11시30분부터 12시까지 휴식 후 15시에 퇴근을 했습니다.
4시간 30분 동안 1톤 트럭에 실리는 물량 정도 옮겼습니다.
가장 무거운 건 20kg 짜리 시멘트였고, 10kg 짜리 쌀, 6kg 짜리 고양이 모래들이 기억에 남네요.
다양한 캔 음료와 12개들이 페트병, 각종 세제가 끝없이 쏟아지더라고요.
퇴근 길 스마트 워치에는 700칼로리 정도 소모된 걸로 나왔어요.
귀가하면서 이 일은 다신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같은 버스에 탄 20대 여성 분은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신다고 하더라고요.
저보다 나이가 많은 50대 여성 분도 주말마다 고정으로 하신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번처럼 여유 자금 확보가 아니라 생활비를 벌어야 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몸에 파스를 붙이고 근육통 약을 먹으며 이 일이라도 지속해야겠지요.
저는 사업 실패를 해봤고, 빈곤이 어떤 건지 안다고 생각했어요.
순식간에 추락하는 삶에 사람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의 저는 지금보다 어렸고 건강해서 버텨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은퇴와 빈곤에 대해, 지금 제가 받고 있는 급여와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