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에디터 일기 - 워커홀릭, 워워 진정해...
이번 추석 연휴 5일.
정말 길어서 알차게 보내야지 얼마나 다짐을 했는지 몰라요.
그동안 방치한 내 블로그도 좀 다시 채워 넣고,
점검하고, 미래 계획도 세우고,
키워드 검색도 하고,
협찬 건도 좀 정리를 하고 싶었는데...
협찬 원고 쳐내고, 현생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어느새 5일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아니, 뭔 밥해 먹고, 청소만 해도
하루가 후딱 가버리냐?!!!
심지어 마음먹고,
오늘은 5포스팅 도전이다!
라고 해도 나는 침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 마리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오징어가 된 느낌이었다.
오징오징...
침대가 너무 조아..
낮잠 조아..
늦잠 조아...
그래서 결국 받아들여야만 했다.
내 상태는 지금 이렇다는 사실을.
지쳤는데, 부정하고 있었다.
워커홀릭 병이 도졌다.
지치긴 뭐가 지쳐!!
달려야지, 지금이 기회다,
달려라, 달려!
그렇게 생각하면서 숨 막히는 5일의 연휴 계획을 짰는데, 실천한 건 반 정도뿐이었던 것 같다.
내가 나를 모르고 있었던 것.
메타인지 작동 고장.
-
나는 내 상태에 너무 둔하다.
항상 그랬다.
지친 것 같긴 한데,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늘 생각한다.
잠을 한두 시간 더 자주면
더 할 수 있잖아.
너 아직 그렇게 지칠 때 안 됐어.
정신 차려?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몰아붙인다.
그런 성향이 또 나왔다.
그렇게 몰아치다 보면,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가면 결국 번아웃이 온다.
잘 생각해 보면, 이 '조금만 더...'가
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을
모두 꺾어놓았다.
남들 장거리 경주할 때,
나는 단거리 선수로 마감하는 경력.
이제 좀 그만하고 싶다.
그래서 이번 연휴는
계획은 그냥 다 잊고 쉬어주었다.
진짜 꼭 해야만 하는 일만 최소한으로 하고
나를 즐겁게 하는데 집중했다.
괜찮아,
이렇게 좀 쉬어도 큰일 안 나.
계속 나를 다독였다.
"무언가를 해야만 인정받는다"라는
뿌리 깊은 강박이 좀처럼 사라지질 않는다.
-
나 같은 워커홀릭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꼭꼭 이야기해 주고 싶다.
사람은 사람이지 로봇이 아니잖아요.
로봇도 충전이 필요한데,
인간은 더 많은 충전 시간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제발,
너무 자기를 몰아붙이지 말고
"잘" 쉬어주는 시간을 가지세요.
연휴에 밀린 일 하는 것도 좋지만,
밀린 "쉼"도 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10월 연휴까지는 워커홀릭 자아를 진정시키고
연차도 쓰면서
쉬엄쉬엄 일을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하고 건강한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서도 말이다.
잘 쉬어주자.
모든 직장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