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도파민 끊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최근 들어 잠들거나 다른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을 때마다 게임 생각이 나서 집중력이 산만해지는 내 자신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정확히는 고등학생 때도 그랬고, 대학생 때도 그랬고, 회사원인 지금도 그 경향이 쭉 이어져 왔으니 놀랄 것은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어른의 이미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게임같은 것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않고 더 건전한 방향으로 인생을 만들어가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20대가 끝났음에도 게임이 재밌다. 정말 여전히 너무나도 재밌다.
그래서 내 나이 또래인데 게임이 재미없다, 헬스/투자가 더 재밌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느끼면서도 나와는 다른 세계를 사는 것 같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는 "와일드 리프트 (모바일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출시되고 나서 지금까지도 쭈욱 재밌게 해오고 있다. 대중교통 타고 이동할 때나, 잠자기 전까지 시간이 남을 때, 주말 오후에 스마트폰을 키고 바로 게임을 킨다. 트롤 유저나 언행이 험한 유저들 때문에 괜히 게임이 싫어지다가도 어렵게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그 희열감, 아니면 생소한 캐릭터로 적들을 무찌를 때마다 느끼는 짜릿함이 생각난다. 그러면 분명 게임 끝나고 스마트폰 내려놓은 지 10분도 안 되서 다시 "와일드 리프트"를 키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가끔씩은 무의식적으로 게임을 킬 때도 있다.)
가끔씩은 이런 내 모습을 보고 게임중독이지 않을까 하는 의심에서 나이를 먹었으면 슬슬 게임하고 놀기만 좋아하는 모습은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몇 몇 챔피언에 대한 숙련도를 키우고, 애정하는 챔피언이 생기면서 해당 챔피언에게 스킨도 내 돈 주고 사보면서 게임을 통해 순수한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막상 이렇게까지 썼으니 결국 남에게 잘 보이느니 내가 행복하겠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어차피 게임을 순수히 즐길 수 있는 나이도 한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눈이 침침하다거나 노화에 따라 반응속도가 느려지면서 게임이 잘 안 풀리게 되면 자연스레 게임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사실상 지금이 게임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나이이니 지금을 만끽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