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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시 쓰는 즐거움> - feat. 침묵의 글쓰기 처음엔 그냥 여행을 하는 것이 즐거웠다. 첫 장기 여행은 지난한 회사일을 그만 두고 현실을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했다. 일년 후에 돌아오는 비행기 표를 끊고 파리에 방을 구해 지내며 파리 곳곳을 탐험했다. 오전엔 어학원도 끊고 오후엔 걸어서 누비는 파리는 즐거웠다. 그리고 때가 되면(체류기간 만료가 되면) 다른 나라를 탐험하러 다녔다. 사진도 많이 찍도 다녔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런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겼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그 뒤로는 코이카 단원을 하며 남미의 여러나라도 여행을 다닐 수 있었다. 기네스에 오른 최장루트 버스를 타고 페루 국경을 지나 칠레를 지나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했다. 역시나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글로 옮기지 않았다. 마음에만 두었는데 언젠가 여행기를 써야지 하며 사진만 차곡차곡 저장만 했다. 빙하가 있는 파타고니아까지 가서도 마음에 담는 것에만 그쳤었다. 아시아를 여행할때도 늘 다시 보지 않을 사진만 가득했다. 지금이라도 모아 유투브 영상으로 만들어 놓으면 좋겠다... 싶은데 너무 방대하다. 본격적으로 여행의 하루하루를 기록한 것은 산띠아고 순례자 길의 일기였다. 요령도 생겨 이젠 노트에 일기를 쓰지 않고 자려고 누운 핸드폰에 기록한다. 그리고 저장을 위해 sns에 업로드를 했다. (참고로 심각한 오타들이 많았다. 누워서 쓰니까 ㅎㅎ) 하루 하루, 차곡차곡 쌓인 글과 사진들은 내가 쓰는 여행기 책의 소중한 자료가 되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내용이 쌓이다 보니 원고가 되었다. 책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긴 숙제를 10년만에 끝내고 지역에서 지원하는 콘텐츠 지원사업에 제출해서 제작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실은 산띠아고 글을 써야지 하는 숙제에서 책으로 내겠다는 결과물 덕에 글쓰기 모임에도 나가고 책 디자인, 인쇄하는 법 등을 익힌 덕에 급기야 독립출판사도 등록하게 되었다. <까미노 프랑세스>는 처음엔 여행을 그냥 기록하겠다는 단순한 결심에서 세상에 나온 고마운 책이다. 이젠 이 책으로 북토크도 간혹 하면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책은 물성이 있어서 나의 곁을 떠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만나 또다른 세상을 만들어 낸다. 생각이 글이 되고, 글이 문장이 되고, 문장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책이 되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만나 나에게 돌아오는 과정은 늘 신비롭기만 하다. 작은 습관을 좀 더 지속적으로 잘 다듬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 책은 <비아 델 라 쁠라따 - 은의 길>이다. 길고 긴 원고 수정 작업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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